년초에 또 병이 도진다. 눈 덮인 백두대간 10대 명산을 가야한다는 병이다. 무등산 서석대와 지리산 천왕봉에 이어 이번 덕유산 향적봉이 세번째이다. 나름 백두대간 기를 받는다는 명분이지만 아무래도 매년 도지는 병인 것 만은 확실하다. 코로나로 온 나라가 힘든 상황에서 산꾼이라고 이런 사치병을 부려도 되는가? 모르겠다. 코로나를 이기고 모든 이의 행복을 기원하면서 걷는 길이기는 하지만 왠지 올해는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어서 코로나를 이기고 온 나라가 일상의 행복을 되찾길 바란다.
눈꽃 하면 역시 덕유산 향적봉에서 중봉 사이 구간이다. 눈 내리는 겨울, 이 구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백색 세상을 연출하는 곳일 것이다. 덕유산 향적봉 눈꽃과 상고대 속에 들어가 보는이 만이 겨울 눈 산행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알 것이다. 백련사까지 긴 걸음과 급경사로 힘들게 향적봉에 오르면 온 세상이 별천지가 된다. 누구든 이곳에 서면 아이가 되고 천사가 된다. 해 맑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인간 본래의 순순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순간이다. 이 아름다운 장관 앞에 올해도 모든 이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행복한 산길이다. 함께한 대석주유천하 부회장님께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