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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

2021.01.09. 충북 보은 속리산(1,058m) 100대 명산 - 속세를 떠나 진리의 세계로 들어가는 산, 삼파수 생명의 젓줄을 거느린 산, 그 장엄한 기운을 느끼는 겨울 눈꽃 산행

by 하여간하여간 2021. 1. 11.

1. 산행일자 : 2021. 01. 09(토)

2. 누구랑 : 2명(하여간, 주유천하)

3. 산행구간 : 법주사 주차장-법주사일주문-세조길-세심정-상환암-삼거리-천왕봉-신성대-경업대-법주사주차창(원점)

4. 산행개념도 : 생략

 

5. 산행소감

한번 도진 병은 좀체로 잡기 힘들다. 기운이 다 빠지고 끝장이 나야 나을병인 줄은 진즉부터 안다. 이번엔 백두대간을 타고 오르면서 속리산에 꽃힌다. 백두대간 10대 명산을 오르는 병이다. 네번째다. 꼭두새벽에 광주를 출발한다. 바같 온도가 -17도를 오르 내리는 날씨로 무척 차갑다. 이 추운 새벽에 미치지 않고서는 설명이 안되는 출발이다. 내가 생각해도 미쳤다. 그래도 눈 덮인 속리산 정상에서 그리도 보고픈 천왕봉을 만날 것을 생각하니, 미친 듯이 마음은 설레고 갈 길은 바쁘다. 몸은 차가와도 내 어딘지 숨겨진 뜨거운 열정이 솟구친다. 긴 시간을 지나 도착한 법주사 입구 주차장엔 개미새끼 한마리 얼씬거리지 않는다. 예년 같으면 이 시간 많은 이들이 속리산을 오르려고 북적일텐데, 올해는 코로나로 인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로 거의 정지한 상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개인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속리산을 오른다. 

 

속리산 천왕봉은 여러번 올랐다. 그러나 눈 덮인 겨울 산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속리산 천왕봉은 개인적으로 마음의 산이다. 한강 낙동강 금강의 물줄기가 퍼져 나가는 삼파수 봉우리이기도 하여 마치 온 대지를 적시는 어머님의 한량없는 사랑의 산이기 때문이다. 천왕봉 정상은 보잘 것이 없다. 그러나 그 봉우리에 서면 한없이 편안하고 마치 고향집 어머님이 계신 튓마루의 따사로운 햇살을 받는 기분이다. 눈 덮인 칼바람이 불어도 마음은 어찌나 포근한지 늘 마음에 어른거린 어머님을 뵙는 기분이다. 오늘은 파란 하늘이 더 없이 청명하다. 속리산은 천왕봉 정상에서 문장대까지 펼쳐지는 장쾌한 산줄기도 장엄하지만 산줄기 곳곳에 그 위용을 뽐내고 있는 기암들이 장관이다. 남도의 월출산, 서울 북한산과 강원 설악산 등과 함께 우리나라 대표적인 암릉으로 기암을 품은 산이다. 

 

 

6. 산행 추억  

 

법주사 주차장에서 세조길을 따라 법주사로 향한다.

 

법주사 세조길은 흰눈길로 포근하기도 하다. 새벽부터 함께해준 주유천하 대석부회장님께 감사한다.

 

세조길에서 만난 소나무/ 보은 정2품 소나무의 후손들인가? 품격이 장난이 아니다.

 

호서제일가람/법주사 일주문을 지난다.
일주문 안 쪽 속리산대법주사 편액/누구 글씨인지 모르지만 독특하다

 

일주문을 뒤에서 한장

 

법주사를 지나 세심정으로 가는 길에도 흰눈이 가지런히 쌓이고
세심정/마음을 씻는다는 암자지만 지금은 산객들의 목을 축여주는 가계를 운영한다. 문장대로 가는 갈림길이다.
우리는 바로 천왕봉으로 오르는 산길을 택해 오른다/ 계곡에는 눈이 소복히 쌓여 겨울 산행 정취가 물씬 난다.
초입부터 범상치 않는 기암들/ 좌우 큰 바위가 마치 대문처럼 서서 지난이를 맞이한다.
계곡은 이미 꽁꽁 얼어 붙었다.
신성대, 상고암과 상환암의 갈림길/우리는 상환한 방향으로 산길을 잡는다.

 

 

 

바위에 얇은 뿌리를 두었지만 단단히 부여 잡고 그 고고함을 유지하며 우아한 모습으로 서 있는 소나무들  
상황암 오르는 계단에는 불자님들의 마음공부 한구절씩을 새겨 놓았다. 나도 저렇게 될수 있을까? 108번뇌와 일상의 탐욕과 집착으로 부터 자유롭고자 한 불자님들의 마음을 읽는다.

 

상환암/ 속리산 깊은 계곡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깨우치고자 한 불자님들의 정성이 모이는 곳이다. 
정겹고 아늑한 상환암 전경
급경사 오름길을 헐떡이다 보면 상환석문 앞에 선다.

 

큰 바위를 지나는 문이다.
이 문을 지날려며는 또는 지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 하심! 고개를 숙여야 지나갈 수 있다. 경외로운 속리산을 오르려면 고개를 숙이고 하심으로 오르거라 
하심인가 아닌가? 스스에게 물어본다.

 

 

하심을 하고난 산꾼을 속리산은 따사로운 햇살로 안아 준다. 따뜻하고 포근하다. 

 

서서히 속리산 천왕봉이 보이고 저 멀리에서 어서 오라 손짓을 한다.
얼마나 올랐을까? 확트인 조망이 보이는 바위에 올랐다. 광활히 펼쳐지는 산줄기 풍광이 산꾼의 마음을 어찌할바를 모르게 격한 감정으로 잡아 끈다. 참으로 좋다. 이렇게 아름다울수가!!! 

 

이 아름다운 풍광 앞에 속세의 찌꺼기가 남아 있겠는가? 그 자체가 순수다.
솔가지 사이로 속리산 능선이 서서히 들어온다.
산꾼을 잡아 끄는 암릉이다. 속리산 능선에선 저런 암릉을 줄곧 볼 수 있다.
이제 천왕봉 정상까지 1.2km 남았다.
계속되는 눈길과 암릉들/ 기온은 차갑지만 하늘은 청명하고 마음은 새털이다.

 

저 빛나는 태양 아래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는 봉우리가 속리산 천왕봉이다.

 

나중에 수 없이 볼 것이지만 속리산 능선길 암릉들이 산꾼의 발길을 자꾸 잡네요
드디어 속리산 능선길 삼거리에 섰다. 문장대와 천왕봉의 갈림길이다. 우리는 천왕봉에 들린 다음 다시 이곳을 지나 문장대로 갈 것이다.
천왕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마음이 설레고 보그픈 그 이를 만나는 흥분으로 발걸음이 가볍다.
지금의 위치 안내도

 

천왕봉 바로 아래 잔가지에 설화가 아직 남아 있다. 며칠 전에는 참으로 아름답게 피었겠지! 
산죽밭을 지나 지나온 천왕봉 오름길을 되돌아 본다. 흰 눈길이 매력적이다.
드디어 속리산 천왕봉(1,058m)/ 속세를 떠나 진리의 세계로 들어가는 산, 한강, 낙동강, 금강의 삼파수 생명 젓줄을 품어 안은 산 

속세를 떠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욕심과 탐욕, 집착 등 세상의 온갖 5욕 7정을 버리고, 마음에 찌꺼기를 다 비우고 감정에 치우침이 없는 평온한 상태로 수없는 번뇌와 고통을 이겨내고 도달하는 극치의 순수한 상태일까? 속리산을 오른 내내 이 화두를 안고 오른다. 하늘은 파란다가도 금방 흐려지고, 꽃은 피었다가 지고, 푸르른 녹음은 어느새 낙엽되어 지고 나면 이렇게 꽁꽁 얼어 붙어 한 겨울을 지나도 온 천지는 말없이 그냥 잘도 돌아가고 있지 않는가?  

 

현상은 그대로 인데 그것을 보고 느끼는 나의 감정이 여러가지로 춤을 추고 그 때마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지 않는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깨우친단 말인가? 그냥 있는 그대로 보면 될 것을? 있는 그대로 느끼면 될 것을? 현상과 생각, 느낌과 감정은 따로 따로 인가? 연관되어 있는가? 극도의 고통속에서 평온함을 느낄 수 있는가? 극도의 추위속에서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가? 극도의 공포속에서도 용서와 연민을 갖을 수있는가? 욕심과 탐욕, 집착속에서도 무심할 수 있는가? 만약 그렇게 할 수있다면 그것이 속세를 떠나는 것이 아닐까? 세속과 이별한다는 속리산을 오르면서 드디어 나는 한마리 새가 되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거침 없이 세상을 훨훨 날아 속세를 떠난다. 속리산 창공은 참으로 맑고 깨끗하다.

 

속리산 천왕봉은 마치 고향 어머님 품 같이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나는 이 곳에 서는 순간! 주체할 수 없는 환희와 기쁨 속에 푹 빠진다. 그렇게도 그리운 마음을 달랠 수 있기에~

 

광활히 펼쳐지는 풍광을 마음에 담으며 한참을 넉을 잃고 속리산 천왕봉에 서 있다. 

 

한마리 새가 되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거침 없이 세상을 훨훨 날아 속세를 떠난다.

 

동행한 주유천하 대석부회장님도 장쾌한 속리산 주 암릉 줄기를 배경으로 한장

 

저 멀리 뽀족하게 솟은 봉우리가 문장대이다. 그 아래 봉우리가 관음봉이다 
아직 아쉬움이 남아 먼저 출발한 대석부회장님 몰래 속리산 천왕봉을 부여 잡고 뜨거운 포옹을 한다. 내년에 다시 올때까지 잘 있으라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리려니 자꾸 눈물이 나는 것은 그리운이와 헤어지는 아픔이겠지~ 
튓마루에 서서 아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가지 바라보고 있는 고향 어머님을 혼자 두고 떠나는 죄스런 아들의 심정일까?

 

아련하고 복잡한 마음을 추스려 발길을 돌린다. 이제 다시 속세로 돌아가는 길이다. 

 

속리산 장각동 방향능선과 청화산-조항산-대아산으로 연결되는 백두대간 산능선이 헤어짐에 심란한 산꾼을 위로한다

 

속리산 주 능선길/석문-비로봉-입석대-신성대-문수봉-문장대-관음봉-묘봉

 

문장대에서 관음봉을 지나 묘봉으로 이어지는 속리산 북쪽 방향

 

속리산 남쪽 삼가저수지와 구병산 산줄기 풍광
속리산 동쪽 풍광

 

속리산 북쪽 풍광

 

석문을 지나고
문장대를 향해 가는 속리산 주 능선에는 수도 없이 거대한 암릉들이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한참을 지나 돌아본 속리산 천왕봉/ 아련하다.
또 다른 기암들을

 

카메라에 담아 본다.
고릴라 바위를 지나고
신선대를 담는다.
지나온 신선대를 신선대 휴게소에서 담는다.
신선대 표지석/이곳에서 문장대까지는 1.2km 이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 문장대는 아쉬움속에 뭍고 신선대 하산길로 발길을 돌린다.
신선대 휴게소 바위에서 한장
시간이 없어 가지 못한 문장대 암릉길은 마음속으로 만 담는다.

 

더욱 아쉬워 한장 더/ 관음봉과 묘봉 방향

 

 

신선대 하산길은 또 다른 보물을 선 보인다.
하산길이 급경사이고 바윗길이다.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비로봉의 아름다움 
입석대를 당겨본다.
비로봉과 입석대-신선대를 한장에 담는다.
신선대 하산길에 만난 비로봉-입석대 주 능선의 아름다움
신선들이 학을 타고 놀았다는 신선대을 하산길에 잡아 본다.
경업대에서 바로본 비로봉
경업대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풍광
임경업 장군이 이곳에서 훈련을 했다는 경업대이다.
입석대를 다시 댕겨본다. 가까이 가지는 않았지만 정말 대단한 신의 작품이다. 저기엔 무엇이라 써 있을까? 마음으로 읽는다. 하던대로 하라고~

 

긴 하산길을 걸어 추운 겨울 흰 눈속에 뭍힌 휴거소를 지난다.
하산길에도 속리산의 기를 받은 기암들이 즐비하다. 사람들은 저마다 소원을 빌어본다.
이제 서서히 가벼운 마음으로 속세를 향해 결음을 옮긴다.

 

비로산장을 지나고
법주사를 지나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 줄기 가운데 주전자 손잡이 같이 갈라진 소나무가 참 신기하다. 어떻게 저런 현상이 일어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