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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

2021.01.03. 신축년 새해 지리산 천왕봉에서 모든 이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였습니다.

by 하여간하여간 2021. 1. 3.

1. 일자 : 2021. 1. 3.(일)

2. 누구랑 : 4명(하여간 등)

3. 산행 구간 : 중산리-칼바위-망바위-로타리휴게소-법계사입구-개선문-천왕샘-천왕봉(왕복)

4. 산행개념도 : 생략

 

5. 산행소감

매년 1월 첫주 일요일은 지리산 천왕봉을 올랐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리산 천왕봉을 오른다.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어서 단체 산행은 취소 되고 개인 산행을 한다. 작년에는 눈이 오지 않아 겨울 산행으로 아쉬움이 많았는데 올해는 그래도 눈이 조금 내려 지리산 천왕봉은 흰눈이 하얀게 덮어 있어서 겨울 산행의 진수를 느낄수 있어 다행이다. 천왕봉은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몸을 가눌 수가 없을 정도다. 그러나 지리 천왕봉은 시시각각 변화의 연속이고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자연의 힘 앞에 겸허해야 함을 일깨운다.

 

나는 매년 년초에 10대 명산을 오른다. 1월1일 무등산-1월 첫주 일요일 지리산-덕유산-속리산-소백산-태백산-오대산-설악산-한라산-팔공산 이렇게 10대 명산을 오르는 것이다. 나와의 약속이고 다짐이다.

 

년초에 내가 해야할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을 마친 기분은 또 왜 이리 좋은지 시원하다. 

 

6. 산행 추억

 

지리산 국립공원 안내도

 

지리 계곡은 얼음골이 되어 있다.
초입 대원들 인증/ 오늘 산행은 사회적 거리를 철저히 유지하고 진행한다. 
또 다른 대원들
칼 바위를 지나고
망바위를 지나
옷을 벗은 나무가지 사이로 지리 천왕봉이 아스라이 다가온다.
나무가지 사이로 지리산 법계사가 보인다. 천왕봉 아래 따스한 양지 바른 자리에 법계사가 자리하고 있다. 참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구나
법계사 앞에 문창대가 있는데 오르지 못하고 지나친다. 백두님이 있었으면 올랐을텐데~, 다음을 기약한다. 

 

로타리 휴게소 입구 기운찬 바위를 지나고
너무 춥다. 빨리 한장/ 그리고 서로 떨어져라
지난 가을 지리산 법계사를 들렸는데 오늘은 그냥 지난다.

 

개선문 앞에서
개선문 사이 틈새에서 한장

 

로즈님이 알려준 비밀 장소다
이제 고도를 높이면서 지리 중산리 조망이 터진다. 언제봐도 황홀한 산그리매
저 멀리 진주호와 남해가 조망되고 

 

조금 오른쪽으로 한장 더

 

눈 덮인 지리 천왕봉이 보이는 곳에서 한장
지난해는 눈이 없었는데 올해는 눈이 천왕봉을 덮고 있다./ 내 블로그의 대문 사진을 찍었던 똑 같은 위치에서 눈 덮인 천왕봉을 담는다.
다른 각도에서 한장 더 담는다.

 

지리는 포근하면서도 깊은 조망을 보여 준다. 모든 것을 품어 안은 유장한 산줄기와 파란 하늘! 참 아름답다.  
오르면 오를수록 황홀함에 정신이 없다. 지리 중산리 코스는 천왕봉을 오르는 가장 짧은 코스다. 늘 오르지만 오를 때마다 다른 모습이다.  
어디를 봐도 감탄이다. 오늘도 어김 없이 힘들게 오른 나그네에게 귀한 선물을 보여 준다

 

천왕샘도 눈속에 뭍혔다. / 지리산 천왕봉 밑 천왕샘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시천천이 되어 덕천강을 이루고 진양호로 흘러 들어가 남강을 거쳐 낙동강으로 흐르고, 부산을 거쳐 남해에 이른다. 
지리 계곡에 휘몰아 치는 차가운 바람이 눈보라를 일으킨다.

지리를 겨울에 오르면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는 귀곡소리에 가깝다. 눈덮인 지리 골짜기의 추운 칼바람이 울어대는 저 울부짖음 속에는 세상의 온갖 소리가 다 썪여서 들린다. 슬프고, 억울하고, 답답하고, 가슴아픈 소리 뿐만아니라 환희와 즐거움, 기쁨과 아름다움, 영혼의 깊음과 사랑의 고뇌 등 온갖 사연이 다 녹아 있는 지리 깊은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이기에 마음을 후비고 영혼이 춤을 춘다.

 

아! 아름다운 풍광이지만 저 속에 담아 있는 수천년 역사의 흐름은 어떤 모습이였을까? 아픈 현대사를 떠 올린다.

지리에 오면 나에게는 늘 슬프고 억울하고 가슴아픈 지리 빨치들의 소리가 들린다. 이 겨울 살을 애는 추운 날씨에도 신발이 다 떨어져 맨발로 험한 계곡을 헤매고 다녔을 빨치들은 어떤 마음이였을까? 나도 모르게 산으로 들어와 뭐가 뭔지도 모르고 미,소의 이데올로기에 희생 당한 민초들의 억울한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언젠가 전쟁이 끝나면 따뜻한 엄마 품에 돌아 갈 수 있겠지 하고 산속을 헤메다 결국 죽어 혼령이 된 수 많은 사람들의 억울함을 어떻게 풀어주어야 할까? 이 새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풀어야야 할 숙제를 안고 지리 천왕봉을 오른다.

 

천왕봉 바로 밑에서 담은 유장한 산줄기와 아름다운 풍광/ 한참을 바라보며 상념에 잠겨 본다 

나를 비추어 바라보고 좀더 마음을 풍성하게 가지자.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생명을 소중히 하고 차별하지 말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냥 사랑하자.

남의 말에 귀 기울리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자. 

남의 행복을 기원하고 남의 성공을 더 절실히 기원하자.

 

천왕봉에 올라 진주호 방향 풍광

 

신축년 새해 천왕봉 인증
신축년 새해 천왕봉/ 몸을 가눌 수 없을 만큼 세찬 바람과 살을 애는 추위 속에서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 모든 이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한다.

 

아무도 없는 신축년 새해 천왕봉을 담았다. 무엇이라 형용할 수없는 고요와 적막이 흐른다.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어떤 작가분이 신축년 새해 지리 천왕봉 추억을 잘 담아 주셨다. 고맙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