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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

2026.07.28. 경북 울진 응봉산 산행

by 하여간하여간 2026. 7. 28.

○ 누구랑 : 광주 서툰 산악회

○ 걸음 : 응봉산 등산로 입구 - 모랫재 - 제1헬기장 - 제2헬기장 - 주능선 - 응봉산 - 서북릉 - 덕풍마을


○ 울진 응봉산을 오르면서

울진 응봉산은 낙동정맥 삿갓봉에서 분기한 거대한 산줄기가 강원도와 경상북도 도계를 이루며 동으로 흐르는 산줄기에 우뚝 솟아, 낙동정맥의 수려한 풍광과 동해의 시원한 풍광을 함께 품은 아름다운 산이다.  

하늘을 날아오르는 매의 모습을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울진 응봉산은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사곡리와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덕구리 온정마을의 경계에 자리 잡고 있으며, 황장목이라는 금강송이 울창하게 서식하고 있고, 봄이면 철쭉이 산을 붉게 물들이고, 덕풍계곡과 덕구계곡의 빼어난 절경까지 더해져 많은 산꾼들의 사랑을 받는 명산이다.

전설에 의하면 울진에 어느 조씨가 사냥 중 놓친 매를 이곳에서 찾아 응봉이라 하였고, 고려말경 여러 사냥꾼이 사냥하던 중 산의 동쪽 기슭에서 자연 용출되는 온천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금강송은 금강산에서부터 백두대간을 타고 강원도 봉화 - 삼척 - 울진 등 광범위하게 분포한 소나무로 금강산 이름을 붙인 소나무이다. 옛 울진군 서면에서 금강송면으로 행정구역명을 변경할 정도로 울진군 금강송면 일대는 금강송이 집중적으로 서식하며, 특히 이 지역 금강송을 황장목이라 하는데, 곧게 하늘로 뻗은 우람한 붉은 소나무의 기개가 조선 선비의 기개를 빼어 닮은 당찬 모습으로 곧게 자라서 옛날 궁궐을 짓는 목재로 사용하였고, 조선 숙종 때는 함부로 배지 못하도록 나라에서 관리한 소나무이다. 
 

울진 응봉산은 광주에서 매우 원거리로 접근이 어려워 산행 잡기가 어려운 산이다. 그런데 이번에 서툰 산악회에서 100대 명산 탐방 일환으로 어려운 산행을 계획해서 함께 한다.

20년 전 낙동정맥을 하면서 이 지역을 걸었고, 그때 장대 같이 우람하게 자라고 있는 황장목에 반했고, 또 오래전에 덕구계곡을 지나 응봉산을 거처 덕풍계곡으로 내려왔던 추억이 응봉산으로 향하는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한다.

덕구계곡의 온천수가 계곡으로 용출된 노천에서 족욕을 했던 기억과 덕풍계곡의 깊은 소를 건너느라 베냥을 들고 건넜던 덕풍계곡의 아기자기한 추억을 잊을 수가 없다. 설레고 기대가 된다.

○ 응봉산 산행 시작

울진군 응봉산 등산로 입구

20년 전에는 덕구계곡을 지나 응봉산을 올랐지만 오늘은 옛재능선을 타고 오른다.

어제저녁 11시에 광주를 출발하여 아침 5시에 울진 응봉산 등산로 입구에 도착, 산행준비하고 아침을 여는 어스름한 여명을 헤치며 응봉산으로 향한다.
  

산림생태복원 및 복구 현황

화재로 인한 생태복원이란다.

오래전에 이 지역에 큰 산불이 났다. 금강송이 집단으로 자라고 있는 지역이라 산불로 인해 수십 년 자란 금강송이 훼손될까 온 국민이 노심초사 애태운 기억이 난다.

응봉산 정상이 보이는 골짜기에 산불로 인해 죽은 고사목이 뚜렷하다. 아~ 놀랍고 기막힌 현장이다. 오늘은 화마가 할퀴고 간 안타까운 흔적을 바라보며 내내 걸어야 할 것 같다.

여명이 서서히 걷치고 아침이 밝아 하늘이 열리는 곳곳에 화마에 할퀸 검은 흔적은 상상 이상으로 놀랍고 가슴을 아프게 한다.

금강송이다.

금강송이란 금강산에서부터 경북 울진, 봉화와 영덕, 청송 일부에 걸쳐 자라는 소나무를 말한다. 금강산의 이름을 따서 이름이 붙었으며 지역에 따라 춘양목, 황장목, 안목송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금강송은 결이 곱고 단단하며 켠 뒤에도 크게 굽거나 트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잘 썩지도 않아 예부터 소나무 중에서 최고로 쳤다.

경북 울진 금강송면 소광리는 국내 최대의 금강송 군락지다. 500년이 넘은 보호수 2그루와 수령 350년으로 곧게 뻗은 미인송 등 1000만 그루 이상의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조선 숙종 때는 금강송을 함부로 베어내지 못하도록 봉산(封山)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한쪽은 화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뚜렷하지만 또 한쪽은 산불피해가 없어 금강송 소나무 숲이 울창하게 우거져 산불이 얼마나 생태를 파괴하는지 극명하게 비교되는 현장이다. 가슴이 아프다.

화마가 할퀴고 간 자리에 자연의 힘으로 서서히 복원되어가고 있는 산길을 걷는다.

금강송 밑동은 화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녁녁하지만 그래도 서서히 생명력을 회복하고 있는 금강송이 많아 다행이다.

모랫재 이정표

한참을 능선길을 따라 올랐다. 모랫재이다. 덕구계곡에서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여럿 있는데 그중 하나인 산길이 모랫재에 닿았다.

모랫재 현 위치

울진군에서 세운 응봉산 등산로 안내이다.

한참을 걸어 올랐다. 숨이 찬다. 잠시 쉬어 간다.

쉼이란 낭비가 아니다. 새로운 충전이며 여유이며 현재를 바로 보는 지혜이다. 아무리 바빠도 가끔은 쉬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요즈음 같이 바쁜 현대인에게는 더욱 쉼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멈춰야 보인다는 말도 있다. 가는 방향이 맞는지 한 번쯤 되돌아보는 쉼이 필요하다.

제1헬기장 이정표

제1헬기장을 지나

응봉산으로 오르는 옛재능선길은 완만하여 비교적 쉽게 산행을 할 수 있는 길이다.

가끔은 암릉지대를 지나기도 하며

하늘금에 펼쳐진 낙동정맥 산줄기를 아련히 감상하며 울창하게 우거진 소나무 숲길을 걷고 있는데

언제 올랐나 해님이 중천이다.

제1헬기장 쉼터에서 먹은 복숭아 몇 조각이 체했나 보다. 갑자기 소화가 안 되고 속이 거북하고 토할 것 같다. 급하게 먹은 복숭아가 탈이 난 모양이다.
힘이 없고 산길이 힘든다. 대원님 한 분이 준비한 소화제를 먹고 지압을 여러 차례 한 덕에 속이 풀렸지만 참 난감한 경험이다. 체할 때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소화제나 체혈침을 준비하고 다녀야 하는데 아직 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다. 반성을 많이 한다.

저기 하늘금이 낙동정맥길이다. 20년 전 내 젊은 날 미친 듯이 헤매고 다닌 산길이다. 순창 출신 연암 신경준 선생이 집대성한 산경표에 의한 대간과 정맥 개념을 알고부터 내 발로 1대간 9정맥을 걸어보고 싶었다. 남북 분단으로 북쪽 산길은 걸을 수 없지만, 언젠가 통일이 되거나 북쪽 산길을 걷는 것이 허용된다면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구성된 한반도 전체 산길을 걸어보고 싶었다.

적어도 남한 영역의 1대간 9정맥 산길을 2003년 12월에 호남정맥을 시작으로 4년 6개월 만에 마무리하였다. 열정이 넘치고 힘이 있을 때 이야기이다. 아련한 추억이다.

제2헬기장에 도착

 제2헬기장 기념 한 장 남기고

제2헬기장 이정표 지나 부지런히 오른다.

어느덧 나뭇가지 사이로 응봉산 정상이 어렴푸시 나타난다. 이곳부터 응봉산 정상까지는 강원도와 경북의 도계를 이루는 산길이다.

또 한 곳의 화마가 할퀴고 간 깊은 상처 너머로 응봉산 정상이 다가온다.

화마가 할퀴고 간 흔적에 고산목만 하염없이 세월을 흘러 보내고 있다. 아~ 마음이 아프다. 어떤 연유로 큰 산불이 났는지 모르지만 너무나 거대한 지역이 산불로 훼손되어 마음이 먹먹하다.

응봉산 정상 바로 아래 현 위치

응봉산 정상 현 위치

응봉산 정상 헬기장

응봉산 정상 이정표

여기까지 등산 안내도와 이정표는 울진군에서 세웠다.

응봉산(998.5m) 정상석

 응봉산 정상석 기념

응봉산 정상을 지나고부터는 강원도 삼척시에서 이정표를 세웠다.

응봉산 정상 아래에서 점심을 하고

오손도손 맛있는 점심

잠시 쉬었다가 오후 덕풍계곡으로 향한다.

남릉(용소골, 소광리)이라 표시되어 있다. 남릉은 남쪽으로 향하는 능선을 말한다. 용소골은 삼척시에 속하며 작은당귀골을 거처 덕풍마을로 가는 길이고, 소광리는 울진군 금강송면에 속한 마을로 이 남릉을 따라 줄곧 남쪽으로 가다 보면 칠반목에서 금강송면을 만난다. 이 남릉은 금강송면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낙동정맥 삿갓봉에 이른다.

우리는 이곳을 지나 삼척시에 속한 덕풍마을을 향해 작은당귀골로 하산해 가야 한다.
이 지역은 첩첩산중이라 방향 감각과 길을 잃어버리기 쉬운 곳이다. 이정표를 잘 보고 유의하여 걸어야 한다.

응봉산에서 600m 남릉 타고 내려오면 경북 울진 북면을 거처 금강송면 소광리로 가는 산길과 강원도 삼척시 작은당귀골을 거처 용소로 가는 갈림길 이정표 나온다.

삼척시에서 세운 제3용소 1.9km를 향하여 방향을 트는 순간 산대장님으로부터 긴급연락이 왔다. 작은 당귀골 산길이 지난 태풍에 훼손되어 출입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난감하다. 후퇴하라고 한다. 산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한 산행이다. 산대장님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응봉산 정상으로 향한다.

?

다시 찾은 응봉산 정상석에서 기념 한 장 남기고

다시 정상에서 강원도 삼척시 가곡리에 속한 서북능선을 타고 덕풍마을까지 6.4km 하산이다.

대부분 덕풍계곡 용소를 지나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오늘은 서북능선을 탄다. 산꾼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산길이다.

산길이 희미하고 잡목이 많이 우거져 헤치고 지나가기가 무척 힘든 산길이다.

오르내리는 봉우리가 많아 6.4km로 거리는 짧아졌지만 산행시간은 더 많이 걸릴 것 같다.

그래도 우리가 누구냐? 광주 서툰산악회 산꾼들 아닌가? 이 정도 산길이야 쉬게 헤치고 나아갈 수 있다.

산길은 험해도 동행하는 산꾼의 마음은 하늘을 날고

화마가 할퀴고 간 흔적에 검은 숯덩이 괴목이 마치 한 마리 검은 표범처럼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안쓰럽다.

덕풍마을(능선) 5.3km 이정표

긴 서북능선 산길은 지루하기도 하지만 언제 이 길을 걸어보겠는가? 예기치 않는 상황으로 이 길을 걷는 것이지만 이것 또한 다른 경험이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삶이란 이렇게 예기치 않는 일들이 허다하다. 그때마다 새로운 상황을 탓할 것이 아니라 새로 다가온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신속하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한 삶의 자세이다. 오늘 이 길을 걷는 산꾼들은 어느 누구도 불평한 사람이 없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이 새로운 길을 즐겁게 걷는다. 늘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긍정마인드이다.
  

가시덤불에 얼굴을 할퀴고

덕풍마을(능선) 4.1km

가끔씩 만나는 이정표가 그나마 반갑다.


동해 울진 앞바다가 아스라이 비친다. 반갑다. 첩첩산중에서 동해바다가 보이다니 새롭다.

덕풍마을을 향하여

참취꽃이 피었다.

저 깊은 산길을 걷고 있는 대원들은 이 순간 어떤 마음일까?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면서 산길을 따라 걷는 발걸음에는 따스함이 있고 웃음이 있고 즐거움이 있다.

어떤 누구도 잘난 체하지 않으며  자기를 돋보이러 애쓰지 않는다. 그저 불어오는 바람처럼 시원스레 서로를 이해며 걷고 걷는다. 그래서 좋다. 그래서 행복하다. 그저 있는 그대로 보고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 자연의 순리 앞에 겸손하며 절대 질서를 존중하는 물 흐르듯 살아가는 삶들이기에 저절로 빛나고 스스로 행복하다.

덕풍마을(능선) 3.3km 이정표

거대한 암릉 밑에 꼬리진달래가 활짝 피었다 지고 있다.

꼬리진달래

급경사로 내려가기도 하고

암릉지대를 걷기도 하며 덕풍마을을 향해 간다. 쉽지 않은 산길이다.

덕풍마을(능선) 2.8km 이정표

비등 같은 등로를 걷는 경험은 새롭기만 하다.

덕풍마을(능선) 2.3km 이정표에서 급하게 우틀하여 진행

기념 한 장 남기고

이제부터는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덕풍마을(능선) 1.8km 이정표

덕풍마을(능선) 1.3km 이정표

산길은 이제 덕풍마을 향해 서서히 내려간다.

한참을 내려왔다. 굽이 굽이 첩첩산중이던 산길에 하늘이 열린다.

저기 보이는 계곡이 덕풍계곡이다. 처음 계획했던 데로 내려왔으면 저 계곡을 거쳐 내려왔을 것이다.

덕풍마을(능선) 0.8km 이정표

덕풍마을(능선) 0.3km 이정표

이제 마을 가까이 다가온 모양이다. 산길이 조금 순해진다.

덕풍마을 하늘이 열리고

덕풍계곡 가까이 오늘 산행길 끝자락이다.

덕풍마을로 내려오면서 바라본 하늘이 파랗다.

아이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덕풍마을 입구 도착

덕풍마을에서 서북능선 방향으로 응봉산 정상을 오르는 이정표

덕풍마을 입구 덕풍계곡 제1용소로 가는 방향 이정표

덕풍마을 첩첩산중 청량한 마을 고추 밭에 고추가 붉게 무르익어간다.

덕풍마을 입구 쉼터에 앉아 잠시 쉬어가자.

덕풍계곡 안내 통제소

덕풍계곡 안내통제소 옆 덕풍계곡 종합안내도

덕풍마을 주차장을 향하여

이곳에서 세틀버스를 타고 덕풍계곡 주차장으로 이동하도록 하여 놓았다.

아마 덕풍계곡이 협곡으로 버스길을 만들기가 무리였거나 아니면 삼척시에서 이곳의 수려한 경관을 보전하기 위해서 일반 자동차 찻길만 만들어 놓았는지 모른다. 어찌 되었던 지자체에서 자기 지역의 수려한 경관을 보호하고자 한 조치는 존중해야 하고 우리는 1인당 세틀버스비 3천을 내고 덕풍계곡을 거쳐 덕풍계곡 주차장까지 왔다.

덕풍계곡 주차장에 있는 덕풍계곡 생태탐방로 안내도

덕풍계곡 물놀이

시원한 덕풍계곡 계곡 물속으로 풍덩

물놀이 즐거운 시간

헤엄도 치고

덕풍계곡 물속에서 지친 피로를 확 씻어내고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 울진 응봉산 산행을 마무리하면서

처음 응봉산 산행 계획은 덕구계곡을 지나 응봉산 정상 알현하고 작은당귀골을 지나 덕풍계곡 용소들을 만나고 싶었던 산행이었다. 그러나 오늘 산행은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능선길을 걸으면서 큰 산불로 생체기가 난 금강송 군락지를 바라보며 화마가 할퀴고 간 상흔에 마음이 아픈 산행이었다. 울진 응봉산은 광주에서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산이기에 광주서툰산악회에 감사를 표한다. 새로운 산길을 걷는 동안 긍정마인드로 즐겁게 산행을 한 대원님들이 대견하다. 앞으로도 늘 이렇게 오손도손 서로를 격려하며 건강히 산행하길 기원한다. 덕풍계곡물에 풍덩 빠져 더운 여름을 씻어내고 시원한 소맥 한잔이 살맛 나게 한 하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