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랑 : 광주 서툰 산악회
○ 걸음 : 성삼재 - 무넹기 - 노고단고개 - 노고단 - 돼지령 - 피아골 삼거리 - 피아골대피소 - 구계폭포 - 삼홍소 - 표고막터 - 직전마을 : 13.7km

○ 7월 중순 노고단을 오르는 이유

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는 7월 중순, 어스름한 안갯속에 천년을 그대로 조용히 그 자리를 지키며 이 땅의 모든 생명을 굽어 살피신 노고단 마고 할매께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러 가야겠다.

가슴 꽉 막힌 말 못 할 사연을 듣고 풀어 준 노고단 마고 할매께 무엇이라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 오늘은 꼭 노고단 마고 할매께 인사를 드려야지.

또 하나
노고단 1,507m에 피어나는 천상의 화원이 보고 싶다. 어스름한 안개 운무에 가득 쌓여 비바람에 흔들리는 노고단 천상의 화원엔 어떤 야생화가 피었을까?

바람과 구름과 운무를 먹고 피어나는 생명의 꽃, 마고 할매가 키워낸 꽃, 백두대간 정기가 피워낸 꽃, 노고단 그 화려하게 피어나는 야생화가 보고 싶다. 얼마나 청초름하고 싱그럽고 화려할까?

노란 원추리와 연분홍 지리터리풀의 수줍음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 순백의 산꿩의다리 설렘은 어떤 모습일까? 범꼬리와 기린초가 그리는 천상의 화원은 또 어떤 모습일까? 그저 보고픈 마음에 맘이 급하다.

혹여 노고단 운해라도 만나면 그 환상을 어찌 감당하리오.

한 여름으로 치닫고 있는 오늘, 나는 설렌 마음으로 천상의 화원 노고단 야생화를 만나고,

시원한 피아골 계곡물속에 풍덩 잠기고자 지리산으로 떠난다.
○ 성삼재 - 노고단 - 피아골 산행

성삼재 도착 산행 준비

성삼재 랜드마크 얼른 기념하고

성삼재 이정표도 기념하고 노고단으로 출발한다.

성삼재 화장실 공사가 한창이다.

성삼재 탐방지원센터를 지나

지리산국립공원 안내도도 살펴보고

신발 씻는 곳

노고단 고갯길로 향한다.

1,000m가 넘는 노고단 고개로 향하는 숲 속 길은 시원한 산책길이다. 울창한 숲에서 품어 나오는 시원함이 온몸을 휘어 감는다.

딱총나무열매

무넹기로 오르는 숲길 양 옆으로 물양지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나는 지리산을 찾을 때마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억울한 죽검들에 대하여 늘 생각했다. 가슴 절절한 아픔을 지리산에 올 때마다 지워버릴 수가 없다.
오늘 성삼재에서 노고단 고개로 향하는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물양지꽃을 보니, 18살 꽃다운 나이 피워보지도 못하고 노고단 골짜기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산동 아가씨의 아픈 사연이 가슴 깊이 시려 온다. 명복을 빈다.

어느새 무넹기 이정표

무넹기로 오르는 계단

무넹기로 오르는 계단을 막 올라서면 만나는 이정표에는 노고단고개까지 0.9km이다.

무넹기
노고단 물을 가만히 두면 달궁을 지나 임천으로 흘러 진주 진양호로 스며들고 남강을 거처 낙동강으로 흐르련만, 여기 무넹기로 노고단 물을 유도하여 구례 들녘을 적시고 섬진강으로 흐르게 하였다. 누구의 생각일까? 구례사람들의 간절한 바람이었을 것이다. 나는 이곳을 지날 때마다 신이 난다. 지리산 물이 모두 진양호로 흘러 낙동강을 거처 부산으로 흐르는데, 이곳 무넹기 때문에 노고단 물이 구례로 흐르기 때문이다. 참 좋다.

무넹기보에서 골짜기 물을 유도하여 무넹기로 흐르게 하였다.

병조희풀
처음 본 꽃이다. 꽃이름도 처음이다. 아직도 모르는 야생화가 지천이니 무엇을 알았다고 할 것인가?
사실 꽃이름을 아는 것이나 모르는 것이 무엇이 그리 중요한가?
꽃을 보는 순간, 있는 그대로 보는 것,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것, 있는 그대로 생각하는 순수한 자연의 마음, 그 자연의 고귀함과 생명의 위대함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한 일 아니겠는가?

무넹기보

노고단 계곡물을 이곳 무넹기보에서 모아 무넹기로 유도하여 구례로 흐르게 하였다.

노고단탐방지원센터로 가는 지름길

현 위치

노루오줌

꼬리풀

한참을 올랐나? 무넹기보에서 노고단편안한 길로 오르는 길과 노고단 탐방지원센터 바로 아래에서 만났다.

노고단 탐방지원센터는 짙은 운무에 쌓였다.

노고단탐방지원센터

기념 한 장 남기고

노고단고개로 향하는 까치 산행대장님

지리터리풀

노고단고개를 향하여

노고단 고개

노고단 고개
노고단 고개는 짙은 운무에 쌓였다. 파란 하늘과 하얀 운해를 기대했지만 오늘은 허락하지 않는다. 자연이 내어준 만큼에 만족하자. 다음이 또 있지 않는가?

노고단탐방예약제 확인
○ 노고단 야생화

지리터리풀

큰뱀무

꿀풀

미역줄

기린초

크로바

노고단 오르는 계단

원추리

이질풀

노고단 오르는 계단

큰뱀무와 기린초 천상의 화원

?

노루오줌

톱풀

노고단으로 오르는 길

노고단 전망대는 짙은 안개에 싸여 조망은 꽝이지만, 운무를 머금은 시원한 바람소리에 취해 셀카 기념 한 장 남기고

천상의 화원 노고단으로 향한다.

기린초 천상의 화원

기린초 천상의 화원
○ 노고단

노고단 정상석 기념

노고단은 마고 할매께 나라의 번영과 백성의 안녕을 기원하며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노고할매 즉 마고할매에 대한 이야기이다. 태초에 율려가 있어 큰 울림이 있고 그 울림에 응답이 있으면 좋겠다 하여 마고성을 세우고 마고할매가 스스로 천신이 되어 마고성에 주재하며 궁희와 소희 두 천인을 두었고, 궁희는 황궁씨와 청궁씨를 낳고 소희는 백소씨와 흑소씨를 낳아서 그들이 남녀 각각 3명씩의 천인을 낳았다. 그 후로도 계속 자손이 번창하여 3천 천인이 마고성에 살게 되었다.

노고단 돌탑
마고성에 3천 천인이 살 때는 스스로 자율성이 있어 질서가 조화를 이루었으며, 땅에서 나는 지유를 먹고살아 생명이 한이 없었다.

노고단 돌탑 기념
마고할매는 천신으로 마고성에 주재하며 모든 생명을 주관하는 절대자였으며 특히 인간의 생명을 점지하는 천신이었다.

지리산 노고단은 그 마고 할매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주아주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민간 신앙으로 마고 할매를 기리는 곳이 많다. 지리산 천왕봉 아래 성모상도 마고 할매를 의미한다.

노고단 돌탑은 신라시대 화랑들이 이곳에서 수련을 하면서 탑과 단을 설치하고, 천지신명과 노고 할매께 나라의 번영과 백성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를 올렸던 것에서 유래한다.

노고단 돌탑에서 후미 대원님들과 함께

노고단 돌탑의 유래

캔디님이 예쁜 모습 한 장을 담아준다. 늘 건강하길 바란다.

운무에 묻힌 노고단 전망대
행여 노고단 운해를 기대했지만, 운무에 꽉 쌓여 조망은 꽝이지만, 신비스러운 풍광은 여전히 영험스럽기까지 하다.

노고단 돌탑
노고단 마고 할매께 감사한다. 살면서 이런 자런 일들이 많지만 사람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에 부딪쳤을 때, 그 막막함은 어디에 비길 수가 없다. 절망과 원망과 괴로움으로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는 그때 노고단 마소 할매께 간절히 기도했다. 제발 나의 모든 것을 다 가져가고 꽉 막힌 나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소서~

얼마나 세월이 흘렀을까? 막막하던 일들이 안개가 걷히듯 스르르 밝아오고 이제 원망도 억울함도 괴로움도 다 없어졌으니

그 고마움을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 노고단 할머니께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 지리산 야생화

범꼬리

산꿩의 다리

지리터리풀

흰 산수국

지리산 종주길에 새로운 종이 설치되어 있다. 지리산에 반달가슴곰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국립공원에서 고육지책으로 반달가슴곰 주의 알림 종을 설치하였다. 지나가는 산객이 종소리를 울리면 반달가슴곰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원추리

돼지령에서 후미대원님들

돼지령 이정표

원추리

막걸리 한 잔에 잠시 쉬어간다.

산꿩의다리
순백의 순수함에 깊이 빠진다. 지리산 종주길에 활짝 웃고 있는 저 하얀 아름다움을 보라.
저 하늘로 가버려 지금은 볼 수 없는 내 누님 같이 아름다운 꽃이여~
그날 그리도 떨린 마음으로 저 멀리 툇마루 뒤에 숨어 아슬아슬 바라본 소녀의 꽃미소만큼이나 설렌 꽃이여~
아득히 멀어 저간 파도소리 꿈을 실어 서울로 간 오빠에게 전하고픈 간절한 그리움으로 피어난 꽃이여~
그날 저녁 총소리에 허겁지겁 산으로 들어간 아들 녀석이 이제나 저제나 찾아올까 차마 닫지 못한 사리문 호롱불 사이로 비치는 달빛만큼이나 애태운 꽃이여~
그대 아름답게 피어나라. 그대 어디에 있든지 간에 순백의 미소로 아름답게 피어나라. 그리움과 애태움으로 아름답게 피어나라. 지리산 산꿩의다리 꽃잎이여~
내 영혼도 저리도 순백했으면 좋겠다. 내가 살아가는 세상도 저리 순백했으면 좋겠다.
○ 피아골 삼거리

피아골 삼거리 현 위치

피아골섬거리 이정표

피아골삼거리
갑자기 쏟아지는 소낙비에 비옷을 입었다.

며칠 전에 구입한 판초가 가벼워 날아갈 것 같다. 참 좋다. 잘 샀다. 물건을 사고 처음으로 만족한 경우이다.

피아골삼거리를 지키고 있는 고목에게 자랑했다. 말없이 미소만 가득 보낸다. 뭐가 그리 대단한 것이라고~

짙은 안갯속에서 묻혀

맛있는 점심을 먹고 오후 피아골로 하산이다.

피아골 하산길은 짙은 녹음 길이다.

불로교
습한 기온을 이겨내며 한참을 급경사 하산길을 내려오니 불로교가 반긴다. 이제부터는 계곡을 따라 비교적 완만한 하산길이다.

불로교에서 바라본 계곡

싱싱한 생명이 살아 숨 쉬고

가지런한 자연의 질서에 편안한 쉼이 깃든다. 언제나 자연에 순응할 수 있어야 한다. 자연 속에 묻히고 자연과 함께 숨 쉬고 자연을 따라 살다가 자연스럽게 사리 지면 될 일이다. 생로병사가 다 자연 그 자체이려니 하면 나란 것도 없고 있다는 것도 없으니 어느 순간 바람처럼 어떤 인연으로 잠시 생겼다 아침 이슬처럼 사라지는 것이 삶이니, 살았다 할 것도 없고 슬플 것도 없고 있다 할 것도 없고 아파할 것도 없다. 그냥 원래 한 줄기 인연만 홀연히 왔다가 갈 뿐이다.

피아골 삼거리에서 2.0km 피아골대피소 현 위치

피아골대피소 도착

피아골대피소 이정표

피어골 대피소
피어골 대피소문이 잠겼다. 오래전에 이곳에 오면 환한 미소로 반겨주던 함태석 옹이 여러 해 전에 작고한 뒤로 이곳을 지키는 사람이 없다. 국립공원에서 쉼터로 유지하고 있지만 인력 배치는 아직 하지 않고 있다.
그 옛날 아기자기한 피아골 대피소 추억이 아련하다.

피아골지구 세부안내도

피아골 대피소 전경

피아골대피소에서 바라본 불무장등 산자락이 저 멀리이다.

피아골대피소 돌탑

피아골대피소를 떠나면서 기념 한 장
피아골대피소에서부터는 시원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청량한 기분으로 하산이다.
피아골은 논밭이 없어 피만 먹고 자란 계곡이라 해서 피아골이다. 그만큼 깊은 지리산 계곡이다는 말이다.
또 하나 한국전쟁 당시 피아가 서로 총부리를 맞대고 누구를 위해 싸운 전쟁인도 모르고 서로를 죽이고 죽는 계곡에 피바다가 되었다고 하여 피아골이라고도 한다.
피아골의 아픈 사연을 아는지 모르는지 산천은 짙은 녹음으로 덮이고, 하염없이 청량한 내서천 계곡 물소리만 덧없이 잘도 흐르고 있다.

한참을 피아골 내서천 계곡을 따라 내려오다 만난 구계폭포 이정표

구계폭포

구계폭포

에이포 님

구계포교

구계포교에서 바라본 구계폭포

구계포교 이정표

삼홍소 이정표

삼홍교

삼홍소
피아골에 가을이 깃들면 울긋불긋 단풍이 아름답게 물든다.
지리 10경에 해당된 직전마을 단풍이 피아골 단풍이다. 특히나 이곳 삼홍소 단풍은 그 아름다움이 뛰어나다.

삼홍소 계곡 물줄기

삼홍소
산에 핀 단풍이 붉어 산홍이요,
계곡 핀 단풍으로 계곡물이 붉어 수홍이며, 산홍과 수홍을 바라보는 얼굴마저 붉어 인홍이라 하여 삼홍이다.

피아골 유래
피아골이란 지명의 유래는 연곡사에 수백 명의 승려가 머물러 수행하여 식량이 부족했던 시절, 천박한 토양에도 잘 자란 오곡 중의 하나인 피를 많이 심어 배고픔을 달랬다는 데서 피밭골이라 부르던 것이 점차 변화되어 피아골로 불러지게 되었다. 그래서 이곳 마을을 피 직, 밭 전 자를 써서 직전마을이라 한다.

표고막터
버섯을 키우던 표고막터이다.

표고막터

마지막 선유교를 지나

표고막터 이정표
직전마을까지 1.0km이다. 여기서부터 직전마을까지는 산책로이기도 하고 힐링길이기도하다. 황토 걷기 길로도 손색이 없는 길이다. 울창한 녹음 속에 청량한 피아골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마음 한 자락 내려놓고 온갖 시름 다 벗어버리고 한적하게 걷노라면 새로운 여유가 생기고 넉넉한 여백으로 다시 살아갈 힘이 저절로 생기는 힐링길이다.

직전마을 도착 피아골 방향 탐방로

직전마을 도착 피아골 방향으로 기념 한 장 남기고 마무리

직전마을

직전마을 주차장

피아골 계곡물

피아골 계곡 물놀이

피아골 계곡물로 입수

헤엄도 쳐보고

아휴~ 시원해

올여름피서가 시작된다.

환희

시원함을 만끽하며 오늘 지리산 노고단 - 피아골 산행을 마무리한다.
○ 산행을 마무리하면서
참으로 시원하다. 더운 기온으로 마음이 답답하거든 지리산 피아골 계곡물에 풍덩 담겨봐라. 살맛이 날 것이다.
오늘 파란 하늘에 뭉실뭉실 떠 있는 반야봉 흰 구름과 천왕봉까지 펼쳐지는 지리산 주능선 그리고 장쾌하게 내리 뻗는 지리산 산줄기 조망을 기대했지만, 기온은 덥고 습기 많은 산길에 운무가 가득한 산행이었다.
그래도 지리산이 내준 만큼에 만족한 하루이다. 조망이 없는 대신 스쳐 지나가는 바람결이 부드럽고 운무 짙은 산길에 피어난 야생화 천상의 화원이 기다리니 그 또한 환상이 아니던가? 바람소리 물소리에 마음을 맡기고 스치는 운무가 들려주는 자연의 노래에 흠뻑 빠져 보는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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