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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명산

2022.03.19. 구례 산수유 봄맞이

by 하여간하여간 2022. 3. 20.

나에게 봄은 늘 구례 산수유로 부터 시작한다. 올해는 꽃 피는 시기가 작년에 비해 한 1주일 정도 늦어지는 것 같다. 오미크론으로 지난 2주일을 집콕을 하였더니 가슴이 답답하다. 만사제치고 구례 산수유를 맞이하러 산동으로 떠난다. 지난 겨울 가뭄 탓인지? 기후변화 탓인지? 암튼 요글래 자연의 질서가 많이 변화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어제 저녁 부터 오늘 오전까지 봄비가 보슬 보슬 내렸다. 빗방울을 머금은 산수유 꽃잎이 더욱 영롱하다. 예쁘다. 산수유는 집단으로 피어 노란 세상을 만들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노란 꽃잎에 가느다란 꽃술이 앙증맞다. 더구나 빗물을 머금은 꽃술은 처녀들의 가슴처럼 설례임으로 가득차 있다. 봄을 담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 아름다운 산수유를 담아본다.

나는 또 이맘 때 구례 산동 산수유를 보면 한국현대사에 일어난 아픈 사연을 떨쳐버릴 수 가 없다. '산동애가'이다. 여수사건에 연루되어 오빠 4명이 모두 처형 당할 처지에 놓인 산동의 한 가족에게 집안의 대를 이어야 하니 오빠를 대신하여 나를 죽이고 오빠 한 명은 살려달라고 하고 열아홉 꽃다운 나이에 피어보지 못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한 소녀의 이야기다. 산동애가를 들으면 가슴이 멍멍해 온다. 노란 산수유 꽃잎이 한국전쟁에 희생당한 한 손녀의 영혼으로 내 마음을 후뼈파고 든다. 아름다운 구례산수유는 이렇게 나에게 2가지 서로 다른 감정으로 복잡하게 다가온다. 19 꽃다운 나이에 피워보지 못하고 노고단 골짜기로 사라진 그 소녀의 영혼을 위로한다.

 

 

 

(548) 산동애가.wmv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