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례 오산 사성암(명승 제111호)
구례 오산은 경관이 빼어나 봉성지(구례 향교 발간, 1800년)에 '그 바위의 형상이 빼어나 금강산 같으며, 예부터 부르기를 소금강이라고 하였다.' 고 기록되어 있다.
사성암은 오산 정상 부근의 깍아지른 암벽을 활용하여 지은 사찰인데 서기 544년에 연기 조사가 세웠다. 원래는 오산사라고 부르다가 의상, 원효, 도선, 진각 국사 등 4명의 고승이 수도하여 사성암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암자 주변에는 우뚝 솟은 기암괴석이 있는데 그 중에서 풍월대, 신선대, 소원바위 등 12비경이 빼어나 명승 제111호로 지정하였다.
또한 오산 사성암은 섬진강과 주변 평야, 구례읍과 7개 면과 지리산 연봉들을 한 곳에서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며, 오산 정상 풍경과 사찰 건물, 그리고 바위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 사성암 절집의 아름다움
가파른 암벽 아래에 높은 기둥을 세우고, 법당을 제비집처럼 세운 유리광전이 인상적이다.
종무소와 53불전
사성암 전체 경관
53불전
유리광전과 약사여래좌상
유리광전 아래 자연석에 약사여래좌상을 조각하였다. 최근에 조각한 듯하였다. 약사여래의 좌우에는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이 협시불로 호위하고 있었다.
◎약사전(유리광전)
유리광전의 암벽 가까운 기둥 밖으로 약사여래입상의 바깥 광배 일부가 보였다. 약사여래입상에 약간 떨어져서 참배 장소로서 유리광전이 세워진 셈이었다.
◎ 선원
◎ 공양각
◎ 약사전(유리광전) 오르면서
◎ 유리광전 안 암반에 조각된 마애약사여래입상(황금으로 채색됨)
유리광전이 높은 마애불 암각화 앞에 세워져서 친견하기 좋았다. 그러나 마애불은 건물 바깥 암벽에 그대로 있고, 중생과 스님은 유리광전 안 건물 공간에 있다.
이곳의 마애약사여래입상은 원효 대사가 선정에 들어서 손가락으로 바위 표면에 그렸다는 설화가 전해온다.
암벽에는 고려 때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4m 가까운 키의 거대한 약사여래가 왼손에 약병을 들고 오른손에는 중생 사랑의 수인을 짓고 있다.
◎ 53불전, 나한전
이곳은 화엄 세계의 53불과 500나한이 함께 모셔진 법당이다. 53불은 조선 후기에 조성하였는데 33불만 남아 있고 20불은 현대에 제조성한 것이다. 부처님의 제자인 나한은 아라한의 약칭인데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 깨달음에 이른 이를 말한다.
◎ 지장전
지장보살을 모신 전각이다.
지장보살은 모든 중생, 특히 악도(惡道)에 떨어져서 헤매는 중생, 지옥의 고통을 받으며 괴로워하는 중생들 모두가 빠짐없이 성불하기 전에는 자신도 결코 성불하지 않을 것을 맹세한 것이다. 그러나 모든 중생의 성불은 기약할 수 없는 것이므로 지장보살은 성불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지장보살을 대원본존(大願本尊)이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소원바위
소원 바위(뜀 바위)가 이곳 오산 사성암의 가장 유서 깊은 장소라고 여겨졌다. 소원 바위 높이 12m, 가로 8m, 폭 5m의 거대한 바위였다.
부처님의 형상을 닮은 바위들이 서 있는 이곳은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진다고 하여 소원바위로 불린다.
◎ 산왕전(산신각)
산왕전(산신각)은 산신을 모시는 곳이다. 산신을 모시는 건물 안에 독성, 칠성, 산신을 함께 모시면 삼성각이라고 하고 따로 모시면 칠성각, 산신각, 독성각이라고 한다. 산신은 백발노인으로 묘사되고, 호랑이는 산신의 지시에 따르는 영물로 산신 옆에 배치한다 삼신산을 배경으로 손에 부채나 불로초를 들고 대머리에 수염과 긴 눈썹을 휘날리는 모습의 산신 탱화를 산신각에 모신다.
◎ 도선굴
도선 대사는 9세기 후반에 이곳 도선 굴에서 수도하였다고 전해온다.
도선 대사는 오산에 가까운 백운산 옥룡사에 머물렀다. 13세기 초반에 혜심(진각) 국사는 선문염송집을 남겼다. 혜심 국사는 송광사에서 오래 거주하였으며, 이곳 오산에서 수도하였다고 한다.
◎ 배례석
의상 대사는 7세기 중반에 화엄사를 창건하였다. 이곳 사성암의 배례석에서 의상 대사는 화엄사를 바라보며 경배하였다고 한다. 원효 대사는 의상 대사와 함께 자주 언급된다. 원효 대사가 이곳에서 어머니를 모시면서 수도하였다고 한다. 어머니를 위하여 시끄러운 섬진강의 물소리를 이곳 바위에 가두었다고 한다.
사성암은 다른 절과 달리 너른 마당이 없는 대신 가파르게 올라가는 돌계단이 독특한 풍경을 만드어낸다.
암자 아래로 구례의 들녁과 섬진강, 멀리 지리산이 발꿈치 아래 놓인 듯하다.
이 산 정상에는 안산암 주상 절리로 보이는 큰 바위가 겹쳐서 솟아서 소원 바위, 도선굴과 배례석을 이루고 있다.
◎ 사성암 암반에 얽힌 슬픈 사연
그의 아내는 섬진강 물길이 하동으로 내려가는 풍경이 보이는 오산 정상의 바위 아래에서 남편의 안전을 빌었다. 아내가 어느 날 바위 위에서 신발 한 쪽을 떨어트렸고, 신발을 주우려다가 실족하여 세상을 떠났다.
그때 흘린 신발 한 짝이 섬진강을 따라 흘러갔고, 남편이 그 신발을 보았다. 아내가 남편을 기다리는 오산 정상에 이르러 남편도 아내의 길을 따라갔다.
이후로 오산에서 신발을 잃으면 하동에서 찾는다는 지역 속담이 전해졌다. 이 소원바위의 전설이 천년 사랑의 원형으로서 백제의 '지리산 녀(女)' 설화와 남원 춘향전 근원 설화의 하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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