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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

2024.06.23. 경북 문경 주흘산(주봉-영봉) 산행

by 하여간하여간 2024. 6. 24.

1. 일자 : 2024.06.23.(일)

2. 누구랑 : 광주원산우회

3. 산행 구간 : 1관문-여궁폭포-혜국사-주봉-영봉-꽃밭서들-2관문-동화원-3관문-고사리주차장

 

 

◎ 주흘산 主屹山 (주봉 1,076m, 영봉 1,106m)

 

서쪽으로 조령천을 사이에 두고 조령산(1,017m)과 마주보며, 포암산(962m)·신선봉(967m)·대미산(1,115m) 등과 함께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경계를 이룬다.

 

 

주흘산은 문경의 진산이며 우두머리의 높이 솟은 산이란 한자 뜻 그대로 문경새재의 주산이다. 예로부터 나라의 기둥이 되는 큰 산으로 매년 조정에서 향과 축문을 내려 제사를 올리던 신령스러운 영산으로 받들어 왔다.

 

 

서쪽과 남서쪽 사면을 제외하면 대체로 급경사를 이루며, 깎아지른 듯한 거대한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쪽과 서쪽에서 발원하는 물은 신북천과 조령천으로 각각 흘러들며, 주봉까지 가는 길에 높이 10m 정도 되는 여궁폭포라는  폭포가 있는데 이 많은 여름에 보면 지나가기만 해도 시원하며 엄청난 장관을 보여준다.

 

 

남서쪽 기슭에는 통일신라시대인 846년(문성왕 8)에 보조국사가 창건했으며,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했다는 혜국사가 있다.

 

 

과거에는 고구려와 신라의 경계를 이루기도 했으며, 조령산과 주흘산 가운데의 계곡 길을 따라 문경관문(사적 147호)이 세워졌는데, 제2관문은 1594년(선조 27)에, 제1·3관문은 1708년(숙종 34)에 세워졌다. 이곳은 영남지방과 중부지방을 잇는 교통의 요지였다. 제2·3관문은 현재 복원되어 관광명소와 산책로로 알려져 있으며, 조령제1관문-혜국사-샘터-정상-제2관문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다. 

 


주봉에 오르면 문경 읍내와 주변 마을, 산세가 시원하게 잘 보인다. 주봉이 최고봉은 아니지만 최고봉인 영봉보다 조망이 훨씬 좋기 때문에 주봉을 실질적인 정상으로 보기도 한다.

 

 

주봉까지만 가는 등산객이 대부분이지만, 진짜 최고봉을 가기 위해 능선을 타고 30분정도 더 가면 영봉이 있다. 영봉은 주봉에 비해 수목이 울창하여 조망이 거의 없다.

 

 

주흘산의 가장 멋진 봉우리는 주봉이나 영봉이 아니라 조곡관 뒤에 우똑 솟아있는 부봉의 여섯 봉우리이다. 멀리서 봐도 위압적인 기암괴석의 봉우리인 6개 암봉이 한 줄로 이어져 있어 험준한 암릉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 주흘산(주봉 1,076, 영봉1,106m) 산행 이야기

 

주흘산은 오래전 부터 동경해 온 산이다. 어쩐일인지 아직 나는 주흘산을 오르지 못했다.  2007년 백두대간 남진할 때 이곳(하늘재에서 이화령 구간)을 지나면서 백두대간에서 벗어나 높이 솟은 산줄기가 문경으로 뻗어내리며 펼쳐진 그 범상치 않은 산세를 거느린 주흘산을 늘 그리워하면서도 시간이 많이 흐르고 애만 태우다가 이제야 광주원산우회에서 주흘산을 간다기에 만사제치고 베냥을 멘다.  

 

 

남쪽의 중부내륙고속도로나 3번 국도를 타고 진남교반을 지나 마성면 너른 들판에 들어서면 앞쪽으로 기세 당당한 산이 하나 버티고 있다. 한눈에 비범한 산이 아님을 알 수 있으며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속이 후련할 정도다. 양쪽 귀를 치켜세우고 조화롭게 균형미를 갖춘 산세에 주변의 모든 사물이 이 산의 기세에 그만 압도당하고 만다. 

 

 

주말 일기 예보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다고 한다. 이른 새벽 6시 산우회 버스는 굵은 빗줄기를 가르며 광주에서 출발한다. 광주에서 문경까지 내내 비가 내린다. 한편으론 걱정이다. 그러나 일기 예보로는 문경지방은 흐리다고 했다. 굵은 빗줄기는 없겠다 싶지만 그래도 이만 저만 걱정이 아니다. 무슨 행사든 날씨가 좌우하는데 오늘 주흘산 산행은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 쾌청한 하늘이였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어쩔 수없다. 흐리면 흐린대로 그 상황에 맞게 산행을 하면 된다. 수려한 백두대간의 주흘산 조망은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산행 내내 짙은 안개로 조망은 꽝이고 울창한 숲에 스멀 스멀 흐르는 안개가 이국적이다.

 

 

광주에서 장장 3시간 30분을 달려 9시 30분에 문경새제 주차장에 도착해서 산행준비를 마치고 10시경 주흘산으로 출발한다.

 

 

옛길 박물관을 지나고

 

문경새재 조형물 앞에서 출발 기념 한 장

 

 

 

주흘관을 향하여

 

 

제1관문인 주흘관

 

 주흘관 앞에서 기념 한 장 

 

다행히 큰비는 내리지 않고 보슬비가 가늘게 내린다. 천만 다행이다. 이정도라도 어딘가. 감사한 마음으로 출발한다. 제1 관문을 지나면 곧바로 주흘산으로 오르는 등로가 오른쪽으로 나 있다.

 

 

제 1관문을 지나 곧 바로 주흘산으로 오르는 등로초입에 이정표가 서 있다. 이곳에서 주흘산 정상까지는 4.5km 거리이다..

 

 

주흘산 등로 초입 등산 안내를 세심히 들여다 본다. 1코스는 제1관문 - 충렬사 - 여궁폭포 - 혜국사 - 대궐터 - 주흘주봉 - 꽃밭서들 - 제2관문 - 제1관문으로 원점 회귀 12.5km 산행거리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 1코스를 따라 오르다 주봉에서 부터 영봉으로 방향을 잡아 제2관문으로 하산하고 제3관문을 거쳐 고사리주차장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여궁폭포로 향하는 갈림길 이정표이다. 만약 여궁폭포를 거치지 않고 혜국사를 거쳐 주흘산 정상으로 가려면 왼쪽으로 가야한다. 우리는 여궁폭포를 거쳐 가기로 한다. 

 

 

바야흐로 6월은 신록의 계절이다. 계곡마다 푸르른 신록이 가득하다. 우리나라 산하는 물 좋고 산과 계곡이 깊어 참으로 수려하고 아름다운 경관이 많다. 비가 온 뒤라 녹음이 더욱 싱싱한 산길이다. 마음이 청량하고 머리가 개운해 진다.   

 

 

여궁폭포에 왔다. 10m가 넘는 여궁폭포는 주흘산의 명물이다.  깊은 골짜기 암반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가 장관이다. 여궁폭포란 이름은 여성의 깊은 음부를 상징한다고 하지만 실제는 여성이라기 보다 깊은 골짜기에 떨어지는 장엄한 폭포의 이미지가 더 실감난다. 폭포 앞에서 추억을 남긴다.

 

 

여궁폭포 앞에서

 

 

여궁폭포를 지나 급경사 오름길을 힘들게 오른다. 여궁폭포를 거치지 않고 제1관문에서 바로 이곳으로 오르는 등로는 15분이면 오는 0.9km 거리이다. 그러나 대부분 여궁폭포를 거쳐 이곳 갈림길에서 혜국사로 향한다. 

 

 

통일신라 시대 보조국사가 창건했고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으로 피신했으며, 임진왜란 때 이곳 혜국사의 청허, 송운, 기허 3대사가 이곳에서 왜란의 위기를 구제한 방책을 세워 나라에 구했다는 혜국사가 참으로 궁금했다.

 

 

 혜국사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다. 깊은 계곡을 끼고 오르고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지나기도 한다. 청정한 맑은 공기 속에 건강한 소나무가 깊은 계곡을 끌어 안고 저리 싱싱하니 오히려 공기가 청정한지도 모른다. 비가 온 뒤라 더욱 싱그럽다.

 

 

혜국사 오름길은 이런 거대한 암반 사이를 지나는 아슬 아슬 산길을 걷는다.

 

 

깊은 골짜기도 건너고 거친 암반을 한발 한발 딛고 올라가는 산길은 무척이나 힘들고 무덥다. 

 

 

계곡은 짙은 녹음으로 우거지고 졸졸 흐르는 계곡물 소리에 온갖 생명이 살아 숨쉬고 있다.

 

 

여궁폭포에서 혜국사까지 0.7km 거리가 무척이나 지루하고 힘들다.

 

 

계곡 곳곳에 아기 자기한 폭포가 깜찍하게 계곡을 지키며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계곡을 건너는 아치형 다리도 운치가 있고 아름답다.

 

 

혜국사 입구에 도달했다. 이 깊은 골짜기에 혜국사 절집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지금도 이리 깊은 골짜기 인데 그 옛날 고려 말 공민왕이 파천 했을 때는 얼마나 험한 산중이였을까? 주흘산 대궐능선에 대궐터가 있다. 고려 공민왕이 이곳으로 파천 했을 때 궁궐은 어떠 했을까? 지금은 대궐샘터와 대궐터가 남아 있을 뿐이다. 골짜기를 거쳐 오며는 깊은 산중이지만 이곳 혜국사 까지 콘크리트 도로가 있어 차로도 혜국사에 올 수 있다.

 

주흘산의 깊고 험준한 골짜기를 지나 해발 500m 지점에 오르면 갑자기 하늘이 열리고 마치 아방궁 같이 아늑한 넓은 공간이 펼쳐지는데 이곳에 혜국사라는 절집이 있다. 

 

◎ 혜국사 (惠國寺)

문경의 진산인 주흘산 중턱에 자리 잡은 혜국사(惠國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이다.

 

 

846년(신라 문성왕 8) 보조국사 체증이 창건하였으며, 창건 당시에는 법흥사라고 하였다. 고려 말에 홍건적의 난이 일어났을 때 공민왕(재위 1351∼1374)이 이곳으로 피난하였다고 한다.

 

 

1592년(조선 선조 25) 임진왜란 때 이 절의 승려들이 크게 활약하여 나라에서 절 이름을 혜국사로 바꾸었다. 임진왜란 당시에 청허와 송운·기허 등이 이 절에 머물며 승병을 지도했다고 한다.

 

 

산내 암자로 안정암이 있었으며, 건물로 대웅전, 관음전, 산신각, 큰방, 요사채 등이 있다. 이 중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양식으로 내부에 아미타불이 봉안되어 있다.

 

 혜국사 유래

 

 

혜국사는 통일신라 문성왕 8년(846) 보조국사 체증선사가 주흘산 기슭에 법흥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한 사찰이다. 고려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으로 파천한 것을 계기로 나라가 은혜를 입은 절이라는 의미에서 혜국사로 불리게 되었다.

사적기가 없어 자세한 내력을 알 수 없지만 1873년 송창선사와 지장선사가 중창을 했고 근래에 여러 불사를 거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금강문, 대웅전, 만덕전, 산왕전 등의 건물이 있으며 암자로는 안적암과 은선암 용화사가 있었다. 현재는 안적암 만이 보전되어 있다. 

1979년에는 신중탱화에서 사리가 나와서 봉안하고 있으며 자영당대사성현출세탑, 해월당 여상지탑, 해월당 탑, 연곡당사신지출세탑 등의 석종형 부도가있다.

 

◎ 다시 혜국사에서 주흘산(주봉)을 향하여

 

 

혜국사를 둘러보고 다시 주흘산 등산으로 향한다.

 

 

혜국사를 지나고 나서부터 산길은 느슨하게 오른다. 대궐능선이라고 한다. 비교적 넓은 공간이 광범위하게 형성된 것은 주흘산의 산세가 남서쪽으로 완만한 능선을 이루면서 이곳에 평평한 넓은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옛날 이곳에 안정암이라는 암자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절 집은 사라지고 숲길만 울창하다.  

 

 

철계단을 오르고

 

 

가끔은 이렇게 평탄한 숲길도 만난다. 황금너굴님의 멋진 모습 사진을 여기 활용한다.

 

 

혜국사에서 급경사 험난한 오름길을 오르다 보면 주흘산 8부능선인 대궐능선에 샘물이 흐르는데 이곳을 대궐샘터라고 한다. 고려 말 공민왕이 이곳으로 파천하여 궁궐을 짓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곳으로 지금은 대궐터와 대궐샘이 남아 있다. 갈증이 심한 터에 시원한 대궐샘 한 모금으로 심신의 피로를 풀어낸다. 물 맛이 일품이다. 이 높은 곳에 이리도 맑고 깨끗한 샘물이 흐르니 이곳이 정녕 그 옛날 대궐이 있던 터란 말인가? 주변을 둘러 보았지만 울창한 숲만 무성하다. 

 

 

짙은 안개를 헤치고 힘겹게 올라 그 유명한 주흘산 903 계단이 시작되는 곳에서 잠시 쉬어 간다.

 

 

아이고 ~ 힘들어. 이제부터 903개 계단을 올라야 한다. 어짜피 힘들게 오르는 것. 마음이라도 가볍게 하고 즐겁게 오르자. 짙은 안개는 더욱 울창한 숲풀 사이로 스멀 스멀 기어 올라 몽한적 풍광을 연출한다. 

 

 

오늘은 습도가 높고 급경사 오름길도 제법 길어서 산길이 무척이나 힘들고 지친다.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면서 숫자를 세어 본다. 정말로 903 계단인지? 숫자를 세다 보니 힘든지를 모르고  힘든 구간을 올랐다. 가끔은 이런 방법도 고통을 이겨내는 한 방법이기도 할 것 같다. 

 

 

903계단을 오르는 동안 짙은 안개가 가득한 숲속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이 몽한적으로 다가 온다. 오늘은 날씨가 흐리고 기온이 높아 안개가 많이 일어나고, 안개 자욱한 숲속 풍광은 어디 이국적 원시림을 방불케 한다.   

 

 

903계단을 표시하는 숫자가 계단 난간에 새겨져 있어 오르면서 애써 계단 숫자를 세면서 오른 수고로움이 민망하기도 하였지만 숫자를 세면서 오른  산길은 또 다른 재미이기도 했다.  

 

 

휴~ 힘들다. 드디어 903계단을 다 올랐네  이제 사면을 지나 능선길로 접어 든다. 긴 데크길을 지나면서 주흘산의 넉넉하고 듬직한 산세를 느낀다. 산 정상의 뾰쪽한 암봉만 보아서 험한 줄 알았는데 막상 정상으로 오르는 산길은 넓은 어머니 품 같이 넉넉하고 듬직하다. 

 

 

대궐능선을 지나면서 이렇게 평평한 데크 길을 지나기도 한다. 1,000m가 넘는 산길은 백두대간을 지날 때 처럼 바람은 선선하고 활엽수가 울창하게 우거진 사이 사이로 각종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각종 풀들이 파릇 파릇 울창하게 자라 마치 신선들이 사는 곳이라 할 만하다. 

 

 

주흘산 정상(주봉) 바로 아래 제2관문으로 가는 산길 이정표를 만난다. 주흘산 정상이 130m 남았다. 휴~ 고생 끝이 다가온다. 새로운 생기가 돈다. 어서 정상을 밟자. 없는 힘을 내어 본다.

 

 

마지막 150개 계단을 오르면 

 

 

주흘산 주봉을 30m 를 남기고 영봉으로 가는 갈림길 이정표를 지나 마지막 힘을 다해 주봉으로 오른다.

 

 

드디어 주흘산 주봉이다.

 

 

주흘산(主屹山) 정상석

 

주흘산은 문경의 진산이며 우두머리의 높이 솟은 산이란 한자 뜻 그대로 문경새재의 주산이다. 예로부터 나라의 기둥이 되는 큰 산으로 매년 조정에서 향과 축문을 내려 제사를 올리던 신령스러운 영산으로 받들어 왔다.

 

 

드디어 주흘산 정상석을 만나 그동안 그리움만으로 애태운 반가움을 원없이 끌어 안고 기쁜 마음을 달랜다. 기쁘다. 행복하다. 주변은 온통 안개로 자욱하다. 주흘산 정상에서 바라본 조망이 대단할 것인데 오늘은 안개가 자욱하여 조망은 꽝이다. 

 

 

하늘이 허락하지 않는다. 어쩔 것인가? 하늘이 허락하는 정도에 만족하고 살아야지. 기대했던 조망은 꽝이지만 그래도 그리운 주흘산 정상인 주봉에 올랐으나 그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다.     

 

 

안개로 바다가 되어 버린 풍광을 배경으로 추억 한 장을 담아 본다. 

 

 

주흘산 정상인 주봉에서 만난 야생화 ?

 

 

주흘산 정상인 주봉에서 만난 싸리나무

 

 

 

이제 주봉에서 내려와 다시 갈림길에서 영봉을 향해 산행길을 제촉한다. 주봉에서 영봉까지 산길은 마치 수도승이 양 옆으로 낭떨어지 아슬 아슬 외길을 걷는 것처럼 안개 자욱한 신비의 산길을 걸었다.

 

 

영봉 30m 전에 제2관문으로 가는 갈림길을 만나고 우리는 영봉을 들려서 인증 하고 나시 이곳으로 돌아와 제2관문으로 하산을 한다. 이곳에서 제2관문 까지는 3.6km 긴 하산길이다.

 

 

드디어 주흘산의 실질적인 정상이라고 하는 영봉에 도달했다. 높이는 1,106m이다. 영봉을 인증하고

 

 

휴 힘들어도 기분은 좋다. 그리운 영봉을 만났으니

 

 

영봉 정상석 인증

 

 

다시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영봉을 맞는다.

 

 

영봉에서 우리는 부봉삼거리로 하산하여 동문을 거쳐 동화원으로 하산하면 좋았을 걸! 하산시간에 쫒겨 영봉에서 바로 제2관문으로 하산을 결정했다. 잘못된 결정이였다. 제2관문에서 제3관문까지 3.5km의 긴 오름길을 오르면서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2관문을 거쳐 1관문으로 원점 산행을 한 사람은 이곳 영봉에서 제2관문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제3관문을 거쳐 고사리주차장으로 가야했기에 제2관문으로 하산을 결정한 것은 참으로 잘못한 결정이였다. 덕분에 다리가 고생을 진통했다. 혹시라도 이곳에서 고사리 주차장으로 가려고 한 사람은 부봉 삼거리로 가는 것이 현명한 결정임을 새겨 두길 바란다.  

 

 

한참을 내려왔다. 영봉에서 제2관문 하산길은 급경사 하산길이다. 산행이 더디고 늦어 하산시간에 못 맞출 것 같아 마음이 바쁘다. 쉬지도 않고 급경사 하산을 얼마나 서둘러 내려왔을까? 계곡물이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을 만났다.

 

 

이곳부터 하산길은 계곡을 따라 길고 지루하게 완만히 하산을 한다. 힘은 들지 않지만 마음이 바쁘다.

 

꽃밭서들이다.

 

 

◎ 꽃밭서들

 

제2관문(조곡관)에서 주흘산 등산로 4km지점에 위치한 꽃밭서들은 진달래꽃과 문경새재의 토작수종인 물박달나무 군락지로 주변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긴 돌을 세워 놓고 그 위에 작고 넓적한 돌을 얹어 소원성취를 기원한 수백개의 돌탑이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아들을 낳지 못하는 여인이 이곳에 돌탑을 쌓아 기원하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전하여 진다.

 

 

지난 번 문경새재를 트레킹할 때 제1관문에서 제2관문을 지나 제3관문으로 오를 때 꽃밭서들이 주흘산 산길 중간에 있다고 안내가 되어 있어 매우 궁금했던 곳이다. 너덜 지역으로 어느 곳이나 소원을 비는 마음은 한결 같이 간절하고 정성스럽다. 자식을 낳게 해주라는 간절한 기도 탑들이 무척이나 많다. 

 

 

꽃밭서들에서 인증 한 장 남기고

 

꽃밭서들 너덜을 지나서 매우 지루하고 긴 하산길을 걸었다. 마음은 급하고 하산길은 끝이 없고 다리는 지쳐 난감하다. 그래도 어서 가야지 발걸음을 제촉한다.

 

 

 

얼마를 걸었을까. 제2관문을 지난다. 

 

 

제2관문 앞에서 추억 한 장 남기고 제 3관문을 향하여 부지런히 걸어 오른다. 제2관문에서 -동화원- 제3관문 산책길은 시원하고 잘 정비가 되어 있는 관광 명품 길이지만 지친 나에게는 참으로 힘든 오름길이다. 산행시간에 쫒겨 마음이 바쁘다 보니 더욱 힘든 길이 되었다. 영봉에서 부봉삼거리를 거쳐 동문을 지나 동화원으로 하산을 해야 했는데 제2관문으로 하산하는 바람에 힘든 길을 걷고 있다.

 

지난 2022년 11월 가을 문경새재 트레킹 때 담아 둔 부봉으로 가는 입구 표지

 

◎ 부봉 등산로 입구

 

백두대간이 포암산과 하늘재를 지나 문경새재에 접어들면서 한가지를 뻗은 후 주흘산(1,106m)을 또 한가지를 뻗어 부봉 6개 봉우리를 만들어 놓고 제3관문(조령관)과 조령산을 지나 이화령까지 주능선을 이어 놓고 있다. 6개 봉우리는 916m~933m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아기 자기한 등산로 상에서 바라보는 백두대간 능선과 문경새재 계곡의 경관이 아름답다.

 

 

 

얼마를 걸어 올라왔을까? 힘들게 오른 길에 낙동강 발원지 문경초점을 지난다. 낙동강 발원지는 태백 황지가 일반적이지만 이곳 문경에서는 이곳 초점이 발원지라고 한다. 

 

 

초점을 지나 오르다 보면 옛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갈 때나 또는 귀향할 때 이곳 문경새재를 넘나들면서 과거시험에 합격을 기원하는 책바위를 지난다.

 

◎ 문경새재 책바위 이야기

 

옛날 인근에 살던 큰 부자가 자식이 없어 걱정인지라 하늘에 지성을 올려 천신만고 끝에 아들을 얻었으나 자라면서 점점 몸이 허약해져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자 몸을 고치고자 유명하다는 문경 도사에게 물었다. '당신 집터를 둘러싼 돌담이 아들의 기운을 누르고 있으니 아들이 담을 직접 헐어 그 돌을 문경새재 책바위 뒤에 쌓아놓고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올리라'  고 일렀다. 이후 아들은 돌담을 헐고 삼년에 걸쳐 돌을 책바위까지 나르니 어느새 몸이 튼튼해졌고 공부도 열심히 하여 결국 장원급제까지 하였다. 이후 이곳을 넘나들던 과거객들이 '책바위 앞에서 소원을 빌면 장원급제를 한다.' 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지금까지도 건강과 장원급제를 기원하는 영험스러운 곳으로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이 찾고 있으며, 특히 입시철이면  소원성취를 비는 수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책바위 앞에서 셀카 한 장

 

 

드디어 제3관문인 조령관을 넘는다.

 

 

제3관문(조령관)은 공사 중이다. 바쁜 마음에 셀카 한 장 남기고 지난다.

 

 

영남제3관문인 조령관

 

 

조령관을 지나서

 

 

백두대간 조령 표지석 앞에서  인 증 한 장 남기고 서둘러 고사리 주차장으로 발 걸음을 제촉한다.

 

 

백두대간 조령 표지석

 

백두대간이 지나는 조령이다. 제3관문인 조령관이다. 이곳을 넘으면 곧 바로 충북 괴산이며 서울로 통하는 길이 열린다. 옛날 이 고개를 넘나드는 사람이 그 얼마인가? 지금은 관광지로 변하여 한양과 영남의 소통 기능이 없어졌지만  그 옛날 죽령과 추풍령 그리고 조령이 한양으로 가는 3대 대로였으니 이곳이 조선시대에는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였을까? 지금으로 말하면 경부고속도로 역할을 한 것이다.

 

 

충청북도 조형물

 

 

고사리주차장으로 하산길은 편하고 행복하다. 하산시간에 쫒겨 마음이 급해 바쁘게 걸었던 힘든 구간을 지나고 이제 여유롭게 하산길을 걷는다. 삶은 이렇게 늘 급하기도 하고 여유롭기도 한다.  

 

 

고사리로 향하는 숲길은 울창한 녹음과 함께 생명이 살아 숨쉬는 기분 좋은 하산길이다.

 

 

고사리 마을 도착. 휴~ 이제 다 왔네. 오늘 참으로 힘들었다.

 

 

고사리 마을에 도착 마폐봉을 배경으로 한 장 남기면서 오늘 주흘산 산행을 마무리 한다.

 

 

마지막 주차장에서 하산주로 마시는 맥주는 얼마나 시원하고 맛있는 목넘김인지 이루 말 할 수 없이 행복했다. 

 

오늘 그리웠던 주흘산 주봉과 영봉을 올랐다. 개인적으론 무척이나 의미 있는 산행이였다. 안개가 자욱하여 아름다운 풍광을 보지 못 했지만 주흘산의 넉넉함과 든든함을 느낄 수 있는 산행이였다. 조령천을 사이에 두고 조령산과 주흘산이 협곡을 이루어 만들어 낸 이 아름다운 문경새재 길은 영남 사람들이 한양으로 올라 갈 때 이 조령을 넘어야 했고 그 산세가 기개가 있고 중요하여 역사적으로 많은 사연을 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주흘산을 오늘 올라서 참으로 기쁘고 뿌듯하다. 오랜 숙제를 하나 마무리 한 홀가분한 기분이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마신 술에 취해 깊은 잠에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