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자 : 2023.10.14.(토)
2. 누구랑 : 고교동창산악회
3. 트레킹 구간 : 경포대탐방지원센터 - 경포대삼거리 - 바람재-구정봉-삼층석탑 - 월출산마애여래좌상-용암사지 - 대동제- 월출산기찬랜드(8.2km)
◎ 하늘아래 첫 부처길
땅에서는 가장 멀고, 하늘에서는 가장 가까운 국가의 보물을 만날 수 있는 길이 전남 영암에 생겼다. 영암군과 월출산국립공원이 새 등산로인 ‘하늘아래첫부처길’을 개통했다. 하늘아래첫부처길은 월출산기찬랜드~대동제~용암사지에 이르는 5㎞구간. 기찬랜드~대동제 구간은 영암군에서, 대동제~큰골~용암사지 구간은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각각 길을 열었다. 하늘아래첫부처길에서는 국보 제144호 ‘영암 월출산 마애여래좌상’을 최단 거리로 만나볼 수 있다. 이전까지는 기존 등산로로 먼 길을 돌아서야 이 부처를 볼 수 있었다.
통일신라 후기 것으로 알려진 이 마애여래좌상은 월출산 구정봉 아래 해발 600m에 위치해 한국 국보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다. 이런 역사적 상징성을 반영해 영암군이 새 탐방로를 하늘아래첫부처길로 명명했다. 하늘아래첫부처길의 막바지에서 조금 우회해 나아가면 구정봉의 ‘월출산 큰 바위얼굴’ 등 색다른 월출산 명소도 구경할 수 있다.
영암읍 월출산기찬랜드 주차장에서 출발해 용암사지까지 이르는 하늘아래첫부처길은, 편도 2시간 남짓이면 누구나 오를 수 있는 완만한 오르막길이다. 바위가 많은 다른 산행로와는 사뭇 다른 흙길·숲길이 대부분이고, 길의 2/3 지점까지는 계곡을 끼고 있어 색다른 월출산을 만날 수 있다. 최근 도시민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차로 1~2시간 정도에 닿을 수 있는 완만한 걷기 길의 요건을 충족하면서도, 새로운 모습의 월출산을 경험할 수 있어 많은 등반객들이 하늘아래첫부처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열린 탐방로는 월출산이 국립공원으로, 영암읍 대동제 일대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기 전까지 많은 사람들이 월출산을 오르내리던 유서 깊은 등산로였다.
왕인박사, 도선국사, 최지몽, 김시습, 정약용 등 이름 높은 사람들이 이 길을 이용했다고 알려져 ‘명사탐방로’로도 불려 왔다.
4. 산행소감
월출산은 호남의 명산이다. 남도의 들녁 어디에서든 훤히 바라보이는 월출산은 기암과석이 설악에 버금가게 즐비하고 그 기상이 하늘을 찌르고 있어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하는 산이다. 이런 월출산에는 남도민의 오랜 안식과 희망을 보듬어 주는 절집이 많다. 도갑사를 비롯한 무위사, 천황사뿐만 아니라 월정사지와 용암사지 등 절터에 남아 있는 국보급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
이번에 영암군과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용암사지로 가는 비등로를 상시 개방하여 궁금하기도 하고 걸어보고 싶어서 산악회 버스에 올랐다. 아주 오래전에 비등로일 때 이곳을 지나간 추억이 있다. 그 때 처음 마애여래좌상을 보고 숨이 멈추는 감탄을 한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까지 보아온 수많은 마래여래불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마애여래불이 아닌가 생각했다. 오랫만에 구정봉 아래 월출산 마애여래좌상을 배알하는 설레임을 가득 안고 월출산으로 향한다.
5. 산행 추억
◎ 경포대탐방지원센터
◎ 금릉 경포대
월출산 금릉 경포대 계곡은 천황봉과 구정봉에서 발원하여 남쪽으로 흘러내리는 골짜기로 길이 약 2km 정도에 이르며, 크고 작은 바위들 사이를 맑은 물이 굽이치며 곡류와 폭포수를 빚어내고 있는 곳이다.
금릉경포대는 금릉과 경포대로 나누어 말할 수 있는데, 금릉이란 1172년 고려시대 때부터 부르던 명칭으로 그 뜻의 유래가 들판에 위치한 성벽이란 뜻과 중국 초나라 위왕이 왕의 기운이 있다 하여 땅속에다 금덩이를 묻어 놓고서 금릉이라 불렀다는 뜻의 2가지 유래가 있다.
경포대란 동해안 강릉의 경포대와 이름이 같지만 가운데 한자가 포(개:포 - 강이나 항구가 드나드는 곳)가 아닌 포(베 포-천을 넓게 펴다)를 써서 [월출산에서 흐르는 물줄기 모습이 무명베를 길게 늘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하여 경포대라 불렀고 비가 자주와서 풍년이 들기를 바라는 소망이 깃들어 있다.
◎ 경포대삼거리
경포대 삼거리에서 왼쪽 방향으로 오르면 바람재 길이다.
너덜은 지질학 용어로 애추라고 부르는 것이다. 너덜은 우리나라 산악에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급한 절벽을 이루는 기반암석이 물리적 풍화작용에 의해 붕괴, 형성되어 중력작용으로 떨어진 것이 경사면 아래쪽에 쌓여서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말로 너덜겅 혹은 너덜지대, 돌서렁 이라고도 하며 온대지방의 너덜 대부분은 과거 빙기에 형성된 것으로 지금은 활동을 멈춘 화산지형으로 알려져 있다.
경포대에서 1.4km 이정목 쉼터에서 잠시 쉬어 간다.
눈을 살짝 돌려보니 무슨 성이 쌓여 있나? 돌무더기에 관심이 간다.
주변 암반에는 인공적인 무늬가 있다. 아마 이곳도 조그마한 기도터가 아니였을까? 생각한다.
경포대에서 1.9km, 바람재까지 0.4km 지점 이정목
◎ 바람재에서
바람재에서 구정봉으로 오르면서 바라본 바람재와 월출산 천황봉 그리고 사자봉 산줄기
구정봉 오름길에 만난 기암
기어이 오른다.
내려올 때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시 구정봉을 향해서~ 향적봉을 조망한다.
하늘이 높다. 구절초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가을 한 가운데로 손살 같이 접어든다.
◎ 큰바위 얼굴
◎ 베틀굴
구정봉을 오르다 보면 맨 먼저 나타나는 곳이 입을 떡 벌린 형상을 하고 있는 베틀굴이다. 이 굴은 옛날 임진왜란 때 이 근방에 사는 여인들이 난을 피해 이 곳에 숨어서 베를 짰다는 전설에서 생긴 이름이다.
굴의 깊이는 10m쯤 되는데, 굴속에는 향상 음수가 고여 있어 음굴 또는 음혈이라 부르기도 하여 이는 굴 내부의 모습이 마치 여성의 국부와 같은 형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겠다.
더구나 이 굴은 천황봉쪽에 있는 남근석을 향하고 있는데 이 기묘한 자연의 조화에 월출산의 신비를 더 해주고 있다
◎ 구정봉
바위에 9개의 구멍이 만들어져 있다하여 구정봉이다.
구정봉에서 바라 본 영암 방향 들녁
구정봉에서 바라 본 월출산 천황봉
구정봉에서 인증 한장 남기고
구정봉 내려오면서 바라본 구림 방향 풍광
이제 마애여래좌상을 배알하러 갈 차례다
기암괴석들
돌아본 기암군
돌아 본 기암군과 월출산 천황봉
삼층석탑
◎ 영암 월출산 마애여래좌상(국보 제144호)
마애여래좌상은 바위 면을 약간 파서 불상이 들어 앉을 자리를 만들고, 그 안에 마애불*을 새겨놓았다. 불상의 전체 높이는 8.6m이고, 불상의 신체 높이는 7m이다. 불상의 몸체 일부가 불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웅대하고 장엄하게 보인다.
*마애불 : 자연 암석에 부조 또는 선각 등으로 새겨진 불상
불상의 눈은 옆으로 길고 끝이 올라가 있으며, 어깨와 팔의 표현이 느슨하며, 얼굴 표정이 경직되어 있다. 이러한 유형의 불상은 신라 후기에서 고려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불상의 오른쪽에 높이 90cm 크기의 동자상이 돋을새김으로 조성되어 있다.
◎ 용암사지
용암사는 기암괴석이 많아 남쪽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월출산의 구정봉 아래 있다. 300평에 가까운 부지에 수 많은 기와조각과 주춧돌이 남아 있어 건물이 있던 자리임을 알게한다. 1955년 용암사 라고 쓰인 기와가 출토되어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된 용암사 임을 알게 되었으나 구체적인 기록은 전하지 않는다.
용암사에서 사용한 것으로 생각되는 우물
◎ 월출산 용암사지 삼층석탑(보물 재1283호)
이 석탑은 본래 월출산 구정봉 아래에 있었는데 현재는 용암사지의 서남쪽에 있는 일명 탑봉이라 부르는 바위 위에 서 있다. 1955년에 용암사라고 쓰여있는 기와가 출토되었다. 또 3층 석탑 주변 부지에서 주춧돌이 많이 발견되어 옛날 사찰 터 임을 확인하였다. 실재 용암사에 대한 기록은 [동국여지지] [영암군 산천]에서 확인된다. 그러나 사찰의 건립 내력이나 부대시설에 대한 내용은 자세히 전해오고 있지 않아서 확인할 수 없다.
이 석탑은 2층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쌓아 올린 형태이다. 1996년에 석탑을 보수할 때 아래층 기단에서 백자 사리호* 1점, 금동보살좌상 1점, 사리32과, 철편 11점 등이 수습되었다.
* 사리호 : 스임의 사리를 안치한 단지
◎ 하산길에 만난 또 다른 절터 흔적
◎ 상수원
◎ 대동제
◎ 하늘아래첫부처길 탐방로 개방(2023.09.23)
6. 산행 후기
월출산 하늘아래첫부처길 탐방로를 걸었다. 대동제 부근이 새로운 식수원 보호지역이 되면서 부터 이곳을 통제하여 그동안 출입금지였던 곳을 2023.09.23자로 개방하였다. 옛날에는 이곳을 걸어서 용암사를 들러 마애여래좌상을 뵙고 바람재를 넘어 월남사나 도갑사나 무위사로 많은 스님들이나 보살님들이 부처의 가르침을 깨닿기 위해 넘나들었던 길이기도 하다. 하늘아래첫부처길이라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월출산 마애여래좌상이 국보로는 가장 높은(600m) 곳에 있기 때문이리라. 그동안은 월출산 천황봉을 넘거나 적어도 바람재를 넘어 구정봉을 올라야 사람들이 구정봉 아래 마애여래좌상을 뵈울 수 있었다. 이제 이 새로운 하늘아래첫부처길이 열려 월출산기찬묏길에서 대동제를 거쳐 완만하게 오르는 산길을 따라 용암사를 들리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월출산 마애여래좌상을 뵈올 수 있게 되었다. 여러분도 이 길을 따라 한번쯤 올라보길 강추한다. 너무나 아름다운 월출산마애여래좌상을 배알하고 내려오는 길은 행복이 가득한 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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