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자 : 2021.09.15.(일)
2. 누구랑 : 혼자
3. 산행구간 : 상상수목원-승지원교-도원 갈림길-규봉암-시무지기폭포갈림길-시무지기폭포-영신송삼거리-상상수목원(원점)
4. 산행소감
무등산을 광주에서만 바라보았다. 증심사를 중심으로 수 없이 오르내린 무등산이지만 화순 이서방향에서는 그리 많이 오르지를 못했다. 전에 도원탐방지원센터를 거처-규봉암-석불암-도원탐방지원센터(원점) 코스를 다녀오긴 하였다. 산장에서 꼬막재를 거쳐 규봉암 장불재로 넘어오는 코스도 많이 걸었지만 영평, 용강, 송계 마을 쪽에서 무등을 오르는 길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퇴임을 하고 자유로운 시간에 화순 이서 쪽에서 무등을 오르고 싶었다. 마치 수요일 특별한 일정이 없어서 그동안 맘속으로만 가지고 있는 바램을 실천하고자 배냥을 멘다. 정말이지 산행 내내 한사람도 만나지를 못했다. 조용한 혼산길이다. 혼자 걷는 울창한 숲길은 여유롭고 평화롭다. 간간히 불어오는 싱그런 골짜기 바람이 시원하다. 오랜만에 혼자만의 산길에서 여유로움과 시원함과 청정함을 만끽한 힐링 산행이다. 늘 보아온 규봉암의 조용함, 한가로움, 솔바람에 흔들거린 풍경소리 참으로 좋다. 규봉암에서 내려다본 이서 들녁엔 벌써 가을이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다.
5. 산행 추억
상상수목원은 한참 개발 중이다. 상상수목원의 산행입구이면서 무등산국립공원경계이기도 하다. 상상수목원까지 차로 오는데 몇번을 헛길렸다. 네비에 상상수목원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897번 지방도로를 따라 오다 화순초 이서분교를 막지나 무등산쪽으로 갈라지는 도로를 따라 올라야 상상수목원으로 갈 수 있다. 혹여 영평마을버스주차장에서 내린 사람은 도보로 영평마을 지나 상상수목원으로 올라야 한다. 차로 영평마을로 들어가면 돌아나와야 한다. 승용차를 이용한 사람은 길을 사전에 잘 숙지하여야 나 같이 헛갈리지 않을 것 같다.
울창한 숲길을 한적하게 걷다보면 승지원교가 나온다. 편하고 싱그럽고 청정한 산길이다. 기분이 좋다. 혼자 걷는 산길이라 더욱 더~
승지원교를 지나 도원탐방지원센터에서 올라온 길과 만나는 삼거리까지 산길은 완만하고 숲은 울창하고 공기는 청정하다. 그야말로 한가하고 여유롭고 싱그런 힐링 산길이다. 행복하다.
전에 왔을때는 쉼 벤치만 있었는데 국립공원에서 멋진 쉼터를 만들어 놓았다. 무등산이 국립공원이 된 뒤로 등로나 여러 쉼터 등을 잘 정비하여 놓아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여기 삼거리에서 부터 규봉암 삼거리 까지는 급경사 힘든 구간이다.
제법 땀이 나고 힘이 든다. 산행은 어디서나 힘든구간이 있고 편한 구간이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힘든구간을 지나야 편한구간이 나오고 편한구간이 지나면 힘든 구간이 나오는 것이 자연의 순리인 것처럼 인생도 비슷하다. 힘들수록 여유로움을 가지고 천천히 조심조심 걸어야 한다. 걷다보면 어느덧 편한길이 나오지 않는가?
규봉암 아래 이정표이다. 규봉암은 여전히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한가롭지만 편안하면서도 간절한 염원을 담고 있다. 보아도 보아도 아름다운 고고함을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으랴! 규봉암에 대하여서는 나의 블로그( https://blog.daum.net/lyj1749/217 )에서 언급하였기에 이번에는 아름다운 풍광만 여기 담는다.
인연이란 참으로 귀한 것이다. 살아가는 동안 만나는 수 많은 인연들! 그것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사연이든 그 무엇이든간에 소중한 것일진대, 나는 그동안 인연들을 어떻게 대하였을까? 돌이켜보는 시간이다. 나이를 먹으면 차츰 철이든다고 한다. 세상의 이치를 알아간다는 말이다. 그것은 인연을 소중히하고 인연에 연연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이해하면서, 나를 위한 인연이 아니라 인연을 위한 내가 되도록 양보하고 격려하며 맘을 편하게 먹는다는 것이다. 부처님은 모든 것은 인연으로 부터 시작하니 나와 남이 따로 없고 모든 것은 하나로 연관 되어 하나임을 알고 나를 사랑하듯 모든 것을 사랑하라고 한다. 사랑이 최고의 미덕이며 창조의 원천이라고 한다. 사랑이야말로 모든 것을 살리는 근원이라고도 한다. 그래! 부처님 말씀처럼 인연을 사랑하자. 미워하고 증오하고 비난했던 인연들이 나와 하나되어 내가 되니 이제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하자. 미운맘, 증오심, 비난하는 맘을 버리자. 이제라도 버리지 못하면 슬퍼질 것 같다. 내 맘에 남아 있는 아픈 인연을 모두 풍경소리에 실어 바람결에 날려 보내자. 이제 그럴 나이도 되지 않는가? 세상에 모든 것은 연기법으로 하나되니 내가 너이고 너가 내임을 알라 하신다.
하지만 아픈 인연 하나는 끈질기게 나를 놓아주질 않는다. 언젠가는 이 아픈 인연을 훌훌 떨쳐버려야 하는데~ 언제나 이 아픈 인연 하나는 나를 떠나 가려나~ 규봉암 부처님을 뵙고서 한참을 깊은 상념에 빠진다.
이제 시무지기폭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여기서부터 시무지기폭포 삼거리까지는 산객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고 바윗길이기도 하다. 늘 다닌 길이지만 안전은 그때 그때 조심하여야 한다. 실수는 잘 안다는 곳에서 방심으로 생긴다. 안전은 어디에도 어느 때라도 항상 조심할 때 보장된다. 정겨운 길을 걷는다. 그리운 추억을 새기면서 걷는다. 아름다운 산길이다. 추억의 산길이다.
반갑다. 시무지기갈림길 이정표이다. 이곳에서 부터 시무지기 폭포까지는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매년 꼬막제를 지나 이곳을 지나 시무지기폭포로 물맞이를 하러 왔는데 올해는 이제야 왔다. 비가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물이 많을까? 기대 하였지만 물은 많지 않고 예전처럼 그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다. 시무지기폭포는 세갈래 물줄기가 무지개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맞이를 하면 참으로 시원한 폭포수다. 무등산 정상에서 땅속으로 흐르는 물줄기가 이곳 시무지기폭포에서 표층으로 나와 잠깐 흐르다가 다시 땅 밑으로 흘러 들어간다. 수량이 많을 때 모습은 참으로 장관을 이룬다.
참고로 다른 분이 비온 뒤에 수량이 많을 때 담은 시무지기폭포의 모습을 몇장 여기 소개한다.
이제 상상수목원으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시무지기폭포와 작별하고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는다. 이곳에서 상상수목원까지는 완만한 산길이다. 반대로 올라와도 느긋한 산길이 될 것 같다. 울창한 숲길을 굽이굽이 돌아 하산하는 길은 여유롭고 한가롭고 기분좋은 산길이다.
영신송삼거리 이정표다. 이곳에서부터 상상수목원 개발 지역이다. 꽤넓은 면적을 개발하느라 포그레인 소리가 요란하다. 개발 목적이 있겠지만 울창한 숲이 잘려나가고 발가벗은 황토 길을 걸으면서 왠지 마음이 아쉽다.
돌아오는 897번 도로에서 바라본 무등산은 참으로 아름답다. 누가와도 안아주고 언제라도 안아주고 무슨 사연이라도 다 안아주는 풍성하고 포근한 어머니 품같은 산이다. 차별하지 않는 무등의 깊은 정에 푹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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