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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 이야기

2023.05.21. 충북 영동 백화산 반야사 탐방

by 하여간하여간 2023. 5. 22.

충북 영동 백화산 자락의 주행봉을 올랐다. 라일락 향기가 진동하는 5월 하순 주행봉 칼날 암릉을 걷는 즐거움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원래 계획은 백화산까지 오르려 했으나 체력의 한계로 주행봉만 오르고 조금 여유로운 시간이 있어 영동 석천을 끼고 오롯이 자리잡은 반야사를 들러 본다. 아담하고 손색 없는 절집이다. 

 

◎ 백화산 반야사

 

대한불교 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말사이다.

신라 성덕왕 19년(720) 의상의 제자인 상원이 창건했다고 한다. 고려 충숙왕 12년(1325)에 중건했으며, 조선 세조 10년(1464)에 왕의 허락을 받아 크게 중창한 뒤 세조가 대웅전에 참배했다고한다. 이때 문수동자가 세조를 절 뒤쪽 계곡인 망경대 영천으로 인도해 목욕할 것을 권했고, 황홀한 기분으로 돌아온 세조가 어필을 하사했는데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백화산 반야사의 이 이야기는 강원도 평창 오대산 상원사의 세조와 문수보살에 얽힌 전설과 비슷하다. 창건 시기와 조선 세조의 이야기 시대가 비슷하여 아마 상원사 이야기와 같은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현존 당우로는 대웅전·요사채 등이 있으며, 대웅전 안에는 탱화 6점이 봉안되어 있다. 이밖에 3층석탑·부도·목사자·청기와·법고·범종 등이 남아 있다.

 

상주방면에서 발원해 백화산을 가로질러 영동으로 흐르는 석천이라는 개울가에 자리한 반야사는 문수보살이 주석하고 계신 곳이라고 한다.

 

 

◎ 백화산 반야사 가람 배치

 

 

 

 

◎ 백화산 반야사 일주문

 

일주문은 속세를 떠나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서는 첫 관문으로, 한결같은 마음으로 정신을 수양하고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백화산 반야사 일주문 기둥에는 용이 그려져 있다. 황금룡과 청룡이 각 기둥에 그려진 것이 특이하다. 불교에서는 천룡팔부라 하여 용은 불법의 수호신으로 보고 있다. 

 

 아마 이 곳이 신성스런 곳이다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나 보다. 부처의 세계는 신성스런 것이 아니라 고집멸도를 벗어나 해탈의 경지에 도달하여 스스로 부처가 되는 길이 아닐까? 

 

 

◎ 반야사 신검당

반야사 현판

 

반야사 현판이 걸린 2층 전각인데, 대웅전앞 경내에서 보면 1층이다. 아래층은 공양간으로 이용되고, 상층은 경내에서 보면 심검당 편액이 걸려 있는 종무소다.

 

 

◎ 백하산 반야사 중화당

 

중화당은 종무소로 쓰인다.

 

 

◎ 백화산 반야사 대웅전

 

반야사 대웅전.  6.25 한국전쟁으로 모두 소실 되었으나 1993년 지어졌음. 전면3칸 측면2칸의 맞배지붕.

 

 

백화산 반야사 대웅전 주련

 

 

 

백화산 반야사 삼존불

 

백화산 반야사의 중심 건물인 대웅전에는 주불인 석가여래불을 중심으로 우측에 보현보살과 좌측에 문수보살을 봉안하고 있다.  격을 높인 대웅보전은 석가모니불 좌우로 아미타불과 약사여래를 모신다. 또한 삼신불을 봉안하기도 하는데 삼신불은 대개 비로자나불, 아미타불·약사여래, 석가모니불을 가리킨다. 

 

 

대웅전 안에 있는 탱화

 

대웅전 안에 있는 탱화

 

벽  당 정심대선사 진경

 

대웅전 내부

 

 

◎ 백화산 반야사 지장전

 

지장 보살을 주불(主佛)로 모시고 있으므로 지장전(地藏殿)이라고도 한다. 지장전을 명부전(冥府殿)이라고도 하며 죽은 영혼이 가는 저승을 상징하는 곳이다, 안에는 저승의 심판관인 10대왕을 봉안하고 있으므로 시왕전(十王殿)이라 하기도 하고 명부전 지장삼존 배치도는 아래와 같다.

 

가운데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무독귀왕과 왼쪽에 도명존자를 모신다.

 

지장보살은 삭발하고 이마에 띠를 두른 형상을 하고 있다. 지장보살은 석가모니불이 입멸하고 미륵보살이 성불할 때까지, 즉 부처가 없는 시대에 중생을 제도한다는 보살이다. 그는 모든 중생이 구원받을 때까지 자신은 부처가 되지 않겠다는 큰 서원을 세운 보살이기 때문에 ‘대원본존지장보살(大願本尊地藏菩薩)’이라 하고, 특히 가장 고통이 심한 지옥의 중생을 제도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한다.

 

 

 

◎ 백화산 반야사 산신각

 

불교가 우리나라에 토착화하면서 고유의 민간 신앙인 산신신앙과 도교의 칠성신앙 등을 불교가 수용하면서 생겨난 단각이 삼성각(三聖閣)이다. 곧 산신(山神)·칠성(七星)·독성(獨聖)을 함께 모신 경우를 삼성각이라하며, 각각 따로 모셨을 때는 산신각, 칠성각, 독성각이라 불린다. 보통 큰 법당 뒤쪽에 자리하며, 각 신앙의 존상과 탱화를 모신다. 삼성을 함께 모실 때는 정면 3칸, 측면 1칸 건물을 짓고 따로 모실 때는 정면 1칸, 측면 1칸의 건물을 짓는다.

 

산신각 내부 

산의 정기를 믿고 산신령을 믿음으로 산신을 섬기게 된 것인데 산신은 백발 노인으로 표현되고, 호랑이는 산신의 지시에 따르는 영물로 늘 산신 옆에 배치되어 있다. 

 

반야사 산신각에는 산신을 모셨다.

 

산신은 불전(佛典)에 그 근거가 없으므로 산신전(山神殿)이라 하지 않고 한층 격을 낮추어 산신각(山神閣)이라고 한다.

 

◎ 백화산 반야사 극락전

 

영동 백화산 반야사 극락보전

 

반야사 극락보전의 창건 연대는 정확치 않으나 조선 후기  추정되며, 내부에는 중생에게 자비를 베푸는 아미타불을 모시고 있다. 원래 반야사의 대웅전으로 건립된 건물이였으나, 1993년 현재의 대웅전을 새롭게 건립한 이후 극락전으로 이용하고 있다. 현재 반야사 경내애서 가장 오래된 불전이다.

 

반야사 주련

 

 

극락전 내부

 

내부에는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협시보살(脇侍菩薩)로서 봉안되어 있다. 관세음보살은 지혜로 중생의 음성을 관하여 그들을 번뇌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며, 대세지보살은 지혜의 광명으로 모든 중생을 비추어 끝없는 힘을 얻게 하는 보살이다.

 

후불탱화로는 주로 극락회상도(極樂會上圖)가 봉안되는데, 극락정토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밖에도 극락의 구품연화대를 묘사한 극락구품탱(極樂九品幀)과 아미타탱화를 봉안하기도 한다. 법당의 내부구조도 극락정토왕생신앙이 강했던 만큼 대웅전에 버금가는 화려함을 보이고 있다. 

 

 

◎ 반야사 실상원

 

 

◎ 500년 배롱나무

 

 

◎ 영동 반야사 삼층석탑(보물 제 1371호)

 

석탑은 부처의 유골을 모신 조형물로, 실제 유골이 없는 경우에도 상징적으로 부처를 모셨다고 여겨진다.

영동 반야사 삼층석탑은 신라 말과 고려 초에 유행했던 단층 기단형 삼층 석탑 양식을 따랐다. 신라 문성왕 8년(846)에 반야사가 지어지면서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원래는 반야사 북쪽 석천 계곡 안 탑벌에 있던 것을 1950년에 이곳으로 옮겼다.

 

 

지대석 위에 1층 기단을 이루고 그 위에 탑 몸돌을 올렸으며, 꼭대기에는 노반*과 복발**이 있다. 2층의 탑신은 1층에 비해 눈에 띄게 낮으며, 1층의 지붕돌 받침은 5단인데 2층과 3층은 4단으로 되어 있다. 이 석탑의 일부는 새로운 부재로 보충되었지만, 백제와 신라의 양식을 절충해 만든 고려 석탑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어 귀중한 자료로 평가 된다.

 

*노반 : 탑의 꼭대기 층에 있는 네모난 지붕 모양의 장식

**북발 : 노반 위에 밥그릇을 엎어 놓은 것처럼 만든 장식

 

 

◎ 백화산 반야사 범종각

 

범종각에는 사물이 있는데 범종, 법고, 운판, 목어를 사물이라 한다. 사물은 모두 부처님에게 예배드릴 때 사용되는 불구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새벽예불과 사시공양(巳時供養), 저녁예불 때에 사용된다. 이들은 소리로써 불음(佛音)을 전파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범종은 청정한 불사(佛寺)에서 쓰이는 맑은 소리의 종이라는 뜻이지만 지옥의 중생을 향하여 불음을 전파하고,

법고는 북으로 축생의 무리를 향하여, 구름 모양의 운판은 허공을 나는 생명을 향하여, 나무로 만든 물고기 형상의 목어는 수중의 어류를 향하여 소리를 내보낸다는 상징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범종에 새겨진 명문에 의하면 2000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범종각 역시 이 시기에 조성하였으며 사물에는 범종, 법고, 목어, 운판이 있는데 반야사의 범종각에는 범종과 운판이 걸려있다.

 

 

법종각 옆 담벽에 담쟁이 넝굴이 싱싱하게 자랐다. 그 아래 붉은 장미와 작약이 아름답게 피었다. 

 

 

◎ 반야사 설법당

 

설법당은 부처님 경을 강연을 하는 곳이다.

 

 

◎ 반야사 침묵당 

 

반야사 침묵당은 ㄱ자 건물로 스님들이 수행을 하는 요사체이다.

 

 

 

◎ 백화산 반야사 백화료(템플스테이 숙소)

 

◎ 백화산 반야사 수월료(템플스테이 숙소)

 

숲속의 호랑이

 

수월료와 백화료의 전경

 

◎ 백화산 반야사 풍광 이모 저모

 

 

반야사 호랑이 형상

 

반야사가 호랑이를 품고 있는 절이라는 말처럼, 너덜겅이 마치 호랑이 형상을 하고 있다.  

꼬리를 치켜 세운 호랑이는 높이가 80m에, 몸통 길이가 300m에 달하는 거대한 형상이라고 한다.

 

영험한 기도 도량의 신비! 불법을 옹호하시는 산신령(호랑이) 출현하시다.

 

반야사 전경

 

대웅전 앞 뜰에서 바라 본 주행봉

 

◎ 반야사 부도 1, 2기

 

좌측 1기는 화강석으로 만들었으며, 원통에 가까운 석종형으로 된 탑신을 지대석과 팔각의 대석이 받치고 있고, 그 위에 옥개석을 얹었다. 우측 2기는 도한 화강석으로 석종형이며, 네무난 받침돌 위에 탑신석을 올렸다. 그리고 그 위에 원반형의 옥개석을 올려 놓았다. 2기 모두 전체적으로 균형과 조화를 잃고 있으며 조선후기에 조성 된 것으로 추정된다.

 

 

◎ 국당 박흥생 선생 시비

 

 

◎ 범양건영 회장 소암 박희택 공덕비

 

 

 

 

◎ 백화산 반야사 문수전 가는 길

 

현 위치에서 서북쪽으로 약 200m 올라가면 망경대와 영천이 나오고 문수전은 망경대(일명 문수바위) 꼭대기에 위치해 있다.

 

망경대 위 문수전

 

반야사를 문수도량이라 하는데는 세조대왕과 문수보살에 얽힌 실화에 기인한다. 조선 제7대 임금인 세조대왕이 반야사를 중창하라 명하시고 회향법회를 열어 여러 보살님께 공양드리니 문수보살이 사자를 타고 홀연히 나타나 영천으로 인도하여 목욕 할 것을 권했다. 이윽고 문수보살은 "왕이 불심이 갸륵하여 부처님의 자비가 따른다." 는 말을 남기고 사자를 타고 망경대 꼭대기에 올라 사방을 조망 하시다가 홀연히 사라졌는데 왕이 목욕을 마친 후 병이 씻은 듯이 낳았다는 설화가 유명하다. 사찰 이름을 반야사라 한 것도 문수보살의 지혜를 상징한 것이다.

 

석천

 

망경대 위에서면 세조가 목욕을 했다는 석천은 금강의 지류로 경북 상주 쪽에서 충북 영동으로 흐르는 강으로 추풍령에서 흘러온 추풍령천이 황간에서 초강천을 만나 흐르다가 다시 황간에서 석천을 만나 금강본류로 흘러들어간다.

 

이곳에서 세조는 문수보살의 인도로 목욕을 하고 피부병을 낳았다는 이야기는 강원도 오대산 상원사 오대천에서 세조가 목욕을 하면서 지나가는 동자에게 등을 밀어 달라하고 '어디가서 임금 몸에 손을 댔다는 이야기를 하지 말라' 하니 동자가 "임금께서도 어디가서 문수보살을 알현했다는 이야기를 하지 마십시오" 하고 홀련히 사라진 후 피부병을 낳았다는 이야기와 비슷하다.

 

◎ 백화산 반야사 문수전

 

문수전

 

문수전 문수보살은 청사자를 타고있다. 

 

문수보살은 일반적으로 연화대에 앉아 오른손에는 지혜의 칼을, 왼손에는 푸른 연꽃을 들고 있다. 그러나 때때로 위엄과 용맹을 상징하는 사자를 타고 있기도 하고, 경권(經卷)을 손에 든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도 많다. 문수보살은 지혜의 완성을 상징하는 화신(化身)이다. 지혜가 완성되었다는 것은 곧 마음에 아무런 분별심 · 차별의식 · 우열관념 등이 없는 한없는 고요 속의 밝음이다.

 

◎ 석천

 

석천을 가로지른 징검 다리

 

산우님들

석천의 아름다움에 빠진 산우님(감자님 작)

 

석천이 흘러내리고

 

흘러간다. 그냥 하심으로

 

석천 주변 돌탑들! 무수히 많은 이들의 하염없는 바램을 간직하고~

 

돌탑과 호랑이

 

돌탑을 배경으로 반야사를 담았다. 아름답다.

 

관음보살상을 알현하러 가는 아늑한 숲길

 

◎ 반야사 관음보살상

 

관음보살상

 

 

◎ 반야사 주변 전각

 

자제당

 

 

백화정사

 

 

◎ 200년 보호수 소나무

 

 

백화산 반야사를 둘러보고 마지막 고즈넉한 대나무 숲길을 걷는다. 어수선한 마음을 차분히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다. 참으로 좋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 온다.

 

 

반야사를 돌아 나오는데 석천의 맑은 물이 고요하다. 평소에도 이렇게 마음이 고요해야 한다. 마음을 고요하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부처의 세계 아닌가?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 모를 왜가리 한마리가 어쩌면 부처님 처럼 다가온다. 흐르는 물처럼 그냥 그대로 흘러가거라 거기에 무슨 생각을 더하고 무슨 의미를 더하는가? 그냥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냥 하던대로 하거라. 마음을 고요히 하고서~ 

 

마지막 왜가리와 작별을 고하면서 백화산 반야사 둘러보기를 마무리 한다. 마음이 차분히 가라 앉는다. 하염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