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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트레킹길/지리산둘레길

2021.09.20. 지리산둘레길7구간(성심원-운리마을)

by 하여간하여간 2021. 9. 21.

1. 일자 : 2021.09.20.(월)

2. 누구랑 : 3명(대석님, 나이샷님, 하여간)

 

3. 산행구간 : 성심원 ~ 아침재(2.3km) ~ 웅석봉하부헬기장(4.8km) ~ 점촌마을(11.2km) ~ 탑동마을(12.7km) ~ 운리마을(13.4km)

 

4. 지리산둘레길 6구간 : 성심원-운리(13.4km)

경상남도 산청군 읍내리 성심원과 단성면 운리를 잇는 구간. 웅석봉 아래 800m고지까지 올라가야 하는 힘든 오르막을 지나면 탑동마을까지 긴 숲속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풍현마을과 어천마을 사이의 아침재, 웅석봉에서 흘러 경호강에 오르는 어천계곡, 청계저수지의 풍광이 유명하다.

 

5. 산행추억

 

어제에 이어 오늘도 추석연휴로 지리산둘레길 7구간을 걷는다. 성심원 정문에 주차하고 상큼한 둘레길을 출발한다.

 

 

나루터(1962년~1987년)

지금은 사라졌지만 한때는 이곳 나루터는 성심원 관문이었다. 1988년 현재의 성심교가 세워지기 전까지는 이 나루터에서 배를 이용하여 경호강을 건널 수 있었다. 성심원으로 오는 사람들이 강을 건너와 가장 먼저 발을 디딘 곳이기도 하다.

나루터는 1972년 첫 번째 성심교가 개통되면서 쉬었다가 첫 번째와 두 번째 다리가 유실될 때마다 성심원과 바깥세상을 이어주는 유일한 통로 역할을 하였다. 1988년 세 번째 다리가 완공되면서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묵묵히 경호강을 바라보고 있다.

 

 

어천마을 순환길로 갈 것이가? 곧바로 아침재로 오를 것인가? 갈림길이다. 어천마을 순환코스를 거치면 2.7km가 더 걸리지만 오름 길은 완만하다. 대부분 둘레길 산객은 어천마을 순환길을 택해 어천마을 거쳐 아침재로 둘레길을 잡는다. 아쉽지만 우린 곧바로 아침재로 가는 길을 택했다. 대신 2.7km를 단축한 샘이다. 아침재까지는 콘크리트 임도로 꾸준한 오르막 길이다. 

 

 

어천마을로 가려면 이 데크다리를 지나간다.

 

아침재

 

아침재이다. 둘레길은 오른쪽으로 잡아 간다. 왼쪽은 어천마을에서 올라온 길이다. 

 

아침재 이정목

 

아침재에서 웅석봉으로 가는 중간에 어천계곡 폭포까지는 비교적 순탄한 둘레길이다. 편안한 힐링 둘레길을 걷는다.

 

 

 

둘레길은 왼쪽으로 내려선다. 오른쪽 곧장 119농원으로 가는 길은 웅석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어천계곡으로 흐르는 웅석계곡이라고도 하고 대통골이라고도 하는 계곡에 한줄기 시원한 폭포가 있다. 이곳에서 한참을 쉬었다. 깊은 산속에서 만난 폭포는 마음을 시원하게 해준다. 반갑다. 웅석봉 정상에서 흐르는 어천계곡이 길지는 않지만 흐르는 물량이 제법이다. 아마 이곳 지역 주민들이 여름에 이곳에서 더운 여름을 쉬어 가나 보다. 

 

 

 

 

이곳부터 웅석봉 아래 헬기장까지 구간은 급경사 오름길이다. 760m까지 올라야 한다. 아마 이 구간이 지리산 둘레길 중에서 가장 힘든 구간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지리산 둘레길 7구간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나도 무척 힘들었다. 세 발 걷고쉬고 세 발 걷고 쉬었다. 반대로 내려오는 산객이 그리도 부러울까? 언제나 처럼 오름길은 천천히 오르다 보면 언젠가는 그 곳에 다다르니 서두르지 말자. 내 힘 닿는데로 서서히 오르자. 땀은 비오듯이 흐르지만 마음만은 상쾌한다. 이 구간을 지나면 또 한가로워지겠지? 마음에 희망을 담는다. 

 

 

 

드디어 웅석봉 아래 쉼터다. 오르면서  죽는 줄 알았다. 찐이 다 빠졌다. 영혼이 하해졌다. 기진맥진 도달한 쉼터는 팔각정도 있고 너무 여롭다. 먼저간 산우님들이 점심을 준비한다. 쳐다보니 웅석봉 정상이 저만치에서 반긴다. 처음 계획는 어떤 경우도 웅석봉 정상에 오르려니 했는데 마음 같지 않게 너무 힘들어서 점심을 하고 그냥 둘레길로 발길을 돌렸다. 아쉽다. 그래도 산행은 과하면 안된다. 안전이 최고이지 않는가? 조만간 다시 웅석봉을 만날 기회를 가져보련다. 이곳가지 임도가 나 있어서 차들이 이 곳까지 들어온다. 이곳 웅석봉 구역이 능이버섯이 많이 나는 곳이란다. 버섯을 채취한 분이 능이버섯을 보여준다. 처음으로 만져 보았다. 기념도 한장! 능이를 채취하러 다닌 분이 많다. 가격이 제법 나가나 보다. 귀한 능이를 보면서 점심을 하고 점촌마을로 향한다.  

 

능이버섯
능이버섯 채취하신분과 기념한장 

 

능이버섯을 채취한 그는 진주에 사는데 언젠가 진주에 오면 꼭 연락하란다. 자기가 저녁한턱 내겠단다. 점심에 우리가 준비한 소주 몇 잔을 함께 마셨다. 산에서 만난 이들은 반갑다. 그래서 금방 친해진다. 소주 한 두잔을 같이 하면 금새 마음의 문을 열고 수십년지기 처럼 정을 나눈다. 산을 걸으며 힘든 과정을 거친터라 말하지 않아도 산꾼들 특유의 의리로 통한다. 만날지는 미지수다. 전화번호까지 나누었지만 언젠가 만날 수 있길 빌어본다.  

 

 

웅석봉으로 가는 입구 
청계마을로 가는 임도
웅석봉 아래 쉼터 이정목(성심 4.8km  운리 8.6km)
웅석봉을 배경으로 셀카 한장! 영혼을 다 털리고 찐이 빠진 무아지경에서 

 

점심을 하고 이제 점촌마을로 향한다. 점촌마을까지 둘레길은 긴 임도 길로 완만한 하산길이다. 반대로 오르면 무척 지루한 오름길 일 것 같다.  길가에는 구절초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이제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려준다. 긴 하산길은 숲으로 우겨져 있어 향기로운 숲향을 맡으면서 룰루랄라 편하고 행복한 둘레길을 걷는다. 

 

 

 

점촌마을로 향하는 둘레길은 왼쪽으로 내려가지만 오른쪽으로 오르는 임도는 웅석봉으로 가는 임도 길이다. 혹여 저기 아래 쉼터에서 웅석봉을 오른 산우님들이 웅석봉 정상 바로 아래 헬기장에서 임도를 타고 점촌마을로 내려온다면 이곳까지 내려와서 점촌마을로 향한다.

 

 

쉼터에서 청계마을로 내려가는 임도가 선명히 보인다.

 

임도를 새로 건설하였단다. 0.5k 이다.

성불정사 갈림길을 지난다.

 

 

점촌마을을 만난다. 꽤 규모가 큰 팬션을 지나고 개인 정원주택을 지나 점촌마을로 향한다. 

 

 

점촌마을은 새로 도로를 내는 공사가 한창이다. 둘레길이 명확하진 않다. 수로를 따라 내려온다.

 

금계사

 

 

탑동마을을 만난다. 사실은 마을 뒷편에서 내려오는 길이니 여기가 마을 뒷편이다. 탑동마을에는 귀중한 단속사지가 있고 동서삼층석탑과 당간지주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명 조식선생의 시비와 정당매가 있는 곳이다. 천천히 둘러보고 가련다. 아주 오래전에 맞은편 석대산을 오르고 이곳을 들러 귀중한 문화재를 보았던 추억이 있는 곳이다.

늘 이곳이 궁금했다. 오랜시간이 흐른 뒤 옛 사랑이 그리워 생각날듯 날듯 하면서도 가물거린 추억 말이다. 궁금하면서도 어쩔 수 없어 하염 없이 시간만 부여 잡고 먼 하늘만 보았던 그런 추억 말이다. 그런 추억을 오늘 만났다. 설랜다. 혼자하는 사랑 앞에 마음 속으로만 울어대며 만남을 쓰다듬어 본다. 정당매는 많이 상했다. 주변도 긴 시간을 먹고 많이 변했다. 지리산 둘레길 7구간은 그래서 설레고 아련한다.   

 

 

2021.09.20. 정당매
2011.03.27. 정당매
2011. 03.27. 정당매 앞에서
단속사지
삼층석탐(서탑)
삼층석탐(서탑)
삼층석탐(동탑)
2011.03.27. 단속사 당간지주

 

지리산둘레길 7구간을 추석 연휴에 산우님 몇 분과 마쳤다. 늘 그리운 추억 하나를! 늘 만나야 한다는 그리움을 가슴에 품고 지난온 10년을! 새삼 그린다. 살다 보면서 무엇을 했는지! 그리 무참히 시간은 지났나 보다. 이곳을 지난 지가 10년이 훌쩍 지났으니 말이다. 이리 저리 다녀 본 우리 내 산하! 어디를 가더라도 좋지 않는 곳이 없지만, 이렇게 추억이 서린 곳을 다시 찾아 떠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나이 먹으면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하더니! 내가 나이를 많이 먹었나 보다. 허 허 허! 참~. 지리산둘레길 8구간도 그 추억의 연장선 상에서 다시 걸어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