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절의 여왕 5월로 접어든다. 5월은 장미의 계절이기도 하다. 가장 살기 좋은 시기이다.

이때쯤 봄을 가장 선명히 볼 수 있는 곳은 뭐니 뭐니 해도 지리산 천왕봉이다.

연둣빛 봄이 지리산 자락 아래에서부터 1,000m 고지로 마치 연두색 물감을 뿌려 놓은 것처럼 서서히 올라오는 연둣빛 풍광은 봄을 가장 선명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이 시기 지리산 봄기운을 느끼며 천왕봉 일출을 맞이하고 싶었다.

마침 강기정 광주광역시 시장님 일행이 63년 만에 새로 탄생한 노동절을 맞아 노동의 위대함을 되새기며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오르기 위해 조촐하게 산행팀을 꾸려 천왕봉을 오른다기에 동행한다.

함께하는 산길은 우정이고 사랑이고 의리이다.
서로를 알아가는 깊은 우정이다. 서로를 내어주는 깊은 사랑이다. 서로를 지켜주는 깊은 의리이다.

지리산은 그런 산이다.
지리산은 피아가 없는 산이다.
지리산은 어머니 같은 산이다.
지리산은 피맺힌 한과 설음을 간직하고도 아무 말이 없는 산이다.

지리산은 세상 만물을 다 품어 안은 깊은 울림의 산이다.
지리산은 누구든 품어 안고 따뜻이 맞이하는 부처 같은 산이다.

지리산은 내가 가장 힘들 때 가장 따뜻이 품어주었던 어머니 같은 산이었다.
한동안 지리산 구석구석을 한과 설음과 울분으로 가득 차 주체할 수 없는 억울함을 풀어내려고 무던히도 헤매고 다녔던 산이었다.

거대한 지리산의 어느 알 수 없는 계곡에서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하늘을 향해 무던히도 악다구니를 품어내었던 산이었다.

깨끗이 흐르는 계곡물은 맑고 청아하다.
형형색색 기암절벽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절경이다.

아름드리 우거진 깊은 숲은 신의 숨소리로 다가온다. 그리 맑고 파란 하늘은 끝도 없이 아늑하기만 하다가 고요한 어둠이 밀려오면 적막강산이 되어버린 지리산이다.

흰 눈말 날리는 계곡엔 죽음보다 더 깊은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어느새 다가온 연둣빛 녹음과 함께 엘레이지 예쁜 꽃이 치맛자락을 치켜세우는 산길엔 생명의 숨결이 가득히 피어난다.

한 치 앞을 분간하기 어렵게 온갖 수풀이 우거지고 부엉이 울음소리 아득히 메아리칠 때 지친 여름이 무르익는다.

어느새 가을인가? 단풍이 물들고 한 시절 화려했던 추억을 여미며 아름다운 노래 가락에 춤을 추는 흰 여백이 서서히 나타난다.

혹독하다 못해 죽음의 바다에 세찬 칼바람 눈보라가 몰아치고, 깊은 계곡에서 울부짖는 귀곡 소리는 왜 또 그리 심란한 지, 온갖 생명은 그 자리에서 멈춰버리고 동토의 세상으로 변해버린 지리산 설원에 아득히 흰 햇살이 눈부신다.

그런 추억의 지리산을 동경하며 오늘 천왕봉을 오른다.
○ 1박 2일 일정
백무동 - 소지봉 - 장터목산장(점심) - 제석봉 - 천왕봉 - 장터목산장(저녁/1박/아침) - 연하선경 - 촛대봉 - 세석산장(점심) - 한신계곡 - 백무동
○ 백무동 출발

산행 준비하고 백무동 입구에서 출발 기념

노동절 이 땅의 모든 노동자들이 노동현장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고 노력한 만큼의 정당한 대가를 받을 있는 세상이 되길 기원하며

나도 출발 기념 한 장
○ 하동바위


제석봉으로부터 내려온 한 줄기 능선 끝에 위치한 바위이다. 백무동에서 천왕봉으로 오르는 사람은 어쩜 이 바위가 가장 반가울 것이다. 한참 힘이 들 때 누군가가 깊은 산속에서 지친 나를 맞아 주는 고마움을 느낄 것이다.

웅장하고 거대한 암벽 앞에

다리를 건너고

완연한 봄기운이 감도는 백무동 계곡이다.

녹음이 더 짙어지면 하동바위는 지리산의 짙은 녹음 속으로 숨어들 것이다.
○ 하동바위 - 참샘

참샘으로 오르는 길엔 엘레지꽃이 반긴다.

현호색도 지천이고, 한 참을 길가 야생화와 눈맞춤하며 오르고 나니 참샘이 반긴다.
○ 참샘

휴 힘들다~ 나이 먹어가는 것을 새삼 느낀다. 젊은 날 같지는 않지만 서서히 힘닿은데로 오르리라. 아직은 오를 만하다.

쪼르륵 참샘이다. 지리산 산꾼들에게는 갈증 난 목마름을 해결해 주는 고마운 샘이다. 물맛이 기막히다. 한 그릇 가득 마신다. 살 것 같다.

참샘까지 백무동야영장에서 2.6km 긴 오름길이다.

잠시 쉬어 간다.

셀카 인증

참샘 현 위치
참샘에서 급경사 400m를 오르면 소지봉이다. 아마 장터목 산장으로 오르는 구간 중 가장 힘든 구간이 될 것 같다.
○ 소지봉

힘든 구간을 지나 소지봉에 오른다.

함께한 김○환 대원님

산행 내내 반갑게 맞아 준 엘레이지

함께한 채○철 대원님

소지봉 표지석

소지봉 표지목과 헤어지고 이제 2.8km 장터목으로 향한다.
○ 소지봉 - 장터목

중간에 쉼터에서
○ 망바위

망바위 앞 표지석
망바위에 진달래가 피었다. 저리 악조건에서도 화려한 진달래 꽃을 피워내고 있다. 자연의 위대함을 새삼 본다.

망바위 앞에서 막걸리 한 잔으로 갈증을 풀고
갈증을 푸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물을 마시기도 하고 과일을 먹기도 한다. 나는 산행 중 힘들게 걷고 땀이 범벅이 될 때쯤 한 모금 막걸리 목 넘김으로 갈증을 푼다. 그렇게 좋다. 세상을 다 넘긴 기분이다. 우리네 옛 선조들은 힘든 노동 끝에 막걸리 한 잔으로 힘듦을 이겨냈다. 그래서 막걸리는 술이 아니다. 민족의 애환이고 슬픔이고 기쁨이고 희망이며 새로운 기운을 얻는 노동이다. 오늘도 그렇다.

망바위 앞에서 기념 한 장 남기고 장터목으로 향한다.

연철쭉도 만나고

드디어 장터목에 도착했다.
장터목 뒤에 진달래가 활짝 반긴다.

지리산 주 능선에는 이제 봄이 막 찾아오고 있다.

진달래 향연
○ 장터목 도착/점심

장터목엔 바람이 세차다. 가만히 있으면 한기가 들 정도이다. 점심을 하러 취사장으로 들어갔더니 인산인해다. 노동절을 맞아 의미 있게 보내고자 한 젊은이들이 많다. 각자 준비한 점심을 데워 막느라 분주하다.

우리는 평소 늘 격려와 의리로 뭉친 염○환 대원님이 준비한 특별식으로 푸짐한 점심을 먹고 오후 산행을 준비한다. 염○환 대원님께 감사한다.
○ 제석봉

구상나무 고산목 군락지를 지나

제석봉 오름길에 구상나무 고산목

제석봉에서 바라본 노고단 방향 주 능선

제석봉에 서니 저기 천왕봉이 눈앞에 펼쳐진다. 웅장하다.
○ 제석봉 - 천왕봉

천왕봉 가는 길

구상나무 사이로 웅장하게 다가온 천왕봉

통천문이 눈앞이다.

세찬 비바람을 견디다 생명을 다하고도 자리 당당히 살아 있으니

현호색

이티바위

이티 바위 기념 한 장
이곳은 출입금지 금줄을 넘어야 한다. 국립공원에서 이곳은 출입허용을 해 주면 좋겠다. 지리산 산행의 추억을 담을 수 있는 장소이다. 포토존에서 위험한 곳에 안전장치를 해서 산꾼들의 안전도 지키고 지리산 추억도 담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통천문

하늘로 통한다는 통천문이다. 정말이지 힘들다. 하늘로 통하는 길이 어디 그리 쉬운 길이겠는가?

극심한 고통을 이겨내고 하늘의 이치를 몸소 터득하여 그 어떤 경우에도 흔들림 없는 고요한 마음을 소유한 자만이 이 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통천문이다.

머릿속 모든 상념은 사라지고 오직 하얀 심연의 고요함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극한의 상태에서 통천문을 지난다.
○ 칠선계곡 상단

천왕봉이 이제 200m 남았다.
칠선계곡을 거쳐 천왕봉으로 오르면 이곳에 도달한다.
○ 천왕봉

드디어 천왕봉 도착
작년에 천왕봉과 작별 인사를 했는데 올해 다시 찾았다.

감개무량하다.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천왕봉에 올랐다. 내년에도 오를 수 있길 바래본다.

강기정 시장님과 한 컷
강기정 광주광역시장님은 지난 4년 광주의 묵은 현안을 모두 해결했다.
1. 12.3 계엄 시 모든 관공서 출입 금지 정부 지침에 단호히 반대하고 시청에서 계엄 반대 긴급 시민대책회의 개최 및 계엄반대 성명 발표 - 17개 지자체장 중 유일
2. 5.18 광주민주화 운동 헌법전문 수록 정치적 합의
3.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탄생 주역 - 통합 공동 선언 후 59일만 통합시 특별법 국회통과
4. 군공항이전
5. 지하철 2호선 상부도로 개통
6. 복합쇼핑몰 3종(전남방직 부지 더현대, 신세계 터미널 현대화, 어등산 스타필드) 유치
7. 광주형 통합 돌봄 실시 및 전국화
8. 광산 - 동광주 구간 고속도로 (4차 -> 6차) 확충
9. AI 미래선도산업 유치 및 기반 확충
10. 국회도서관 유치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지역 현안을 뚝심 있게 해결했다.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 책임회피 하지 않고, 사심 없이 오직 시민의 편에 서서 적시에 올바른 방향의 의사결정을 했다. 지역의 시민단체와 이해관계자들에게 욕을 얻어먹어가면서도, 정치인으로 충분히 불리할 줄 알면서도,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말지 않고, 사심 없이 오직 시민의 편에서 서서 확실한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이제 전남광주는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이제 광주는 민주화의 도시를 넘어 부강한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고 한다. 지난 70년 동안 차별받아 온 전남광주 호남이 이제는 역사, 경제, 문화, 산업의 중심에서 지역민들의 삶이 실질적으로 나아지는 부강한 호남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나는 강기장 시장님을 열렬히 지지하고 응원한다.
그는 새로 탄생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통합에 따른 갈등과 이해충돌 앞에 한치의 흔들림 없이 청렴하게 사심 없이 결정할 때 결정할 수 있는 지도자의 덕목을 잘 갖추고 있고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조국 대한민국을 이끌고 통일 민족을 이끌어 갈 리더십을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호남지역의 큰 인물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강기정 시장님이 호남의 큰 인물이 되고, 더 나아가 조국 대한민국의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지하고 응원하리라.

천왕봉에서 새로운 세상을 외치며

나는 천왕봉에서 이 시기 연두색 물감을 뿌리 듯 연둣빛 기운이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지리산의 봄을 보고 싶었다.

인간 세상에는 이미 봄이 완연하다.

지리 주 능선을 한눈에 담아보고

진주 진양호도 바라보고

지리산 주 능선도 바라보면서 유유히 흐르는 끝도 없는 장쾌한 산줄기와 골짜기마다에 질긴 생명을 붙이고 열심히 살아가는 민초들이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기원한다.

천주 석각 아래에서
지리산이 하늘을 받치는 기둥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세상과 하늘을 이어주는 연결 통로라고 생각했다.
하늘의 기운이 이곳 천왕봉을 통해 인간세계로 흐르고
인간들이여~
하늘의 뜻을 이루고자 창조한 인간이 곧 하늘임을 알고
"너와 내가 따로가 아닌 우리임을 알고 늘 세상을 이롭게 하라"라고 가르친 "홍익인간" 사상을 천명한 천주이다.
○ 천왕봉 성모상

지리산 천왕봉 정상에는 성모상과 판잣집 성모사가 있었다. 고려시대부터 이곳 천왕봉에는 성모상이 있었다. 세상에 돌림병이 돌 때 성모상에게 간절히 기도하는 등 오랜 기간 우리 민족의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언제부턴가 사라진 성모상을 중산리 법계사 뒤 언덕에 모시다가 법계사에서 이곳 천왕봉에 성모상을 모셨다.
천왕봉 성모상은 가톨릭에서 이야기하는 성모마리아상과 그 의미가 전혀 다른 것이다.

천왕봉 성모상 안내

기념 한 장
이제 하산이다.
○ 천왕봉 - 제석봉

바위 뜀박질 놀이 삼매경

김○환 대원님의 작품이다.

감사한다.

늘 보았던 구상나무 고사목
살아서도 당당한 모습으로 지리를 지키더니 죽어서도 저리 당당히 지리를 지키고 있으니 그 모습 그 기운 천년만년 영원하리라. 그 모습 아름다움을 넘어 신비스러운 존재가 아니던가? 나도 저리 당당했으면 좋겠다.

흰 눈 덮인 겨울 고사목만 늘 보았는데 오늘은 봄기운이 완연한 고사목을 맞는다.

사계절 계절은 변해도 지리에 품은 뜻은 변함이 없으니, 사랑을 하든 사람 사는 세상일을 하든 모두 저렇게 변함없는 신뢰와 믿음이 있어야 아름답지 않겠는가?

장엄한 지리산 주 능선과 계곡마다 굽이쳐 흐르는 산줄기 너머로 긴 여운이 남고

구상나무 고산목에 쌓인 사연 그 누가 알랴? 길고 긴 세월이 야속하다. 그래도 말없이 그 추운 겨울 칼바람을 이겨내고 당당히 있으니,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고 했던가?

천왕봉을 오르내리는 사람은 이곳 풍광을 가장 인상 깊게 마음에 담을 것이다. 나도 그렇다. 이곳에 서면 그냥 숙연해진다. 자연의 위대함 앞에 그냥 할 말을 잊는다.

사람의 눈으로 보는 세상만사는 서로가 옳고 글러 서로 아웅다웅 다투고 따지고 으르렁거리지만
이렇게 대 자연 앞에 서서 위대한 창조주의 눈으로 보면 가지가지 서로 달라 어느 것 하나 높고 낮음이 없이, 네가 있어 내가 있고 내가 있어 네가 있는 인연으로 서로를 인정하고 사랑하고 협력하고 돕는 조화롭고 아름다운 세상 아니던가?

하산 중 이티바위 앞에서

엘레이지
○ 하산길 제석봉

제석봉 이정표

돌아오면서 제석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제석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천왕봉
○ 장터목 대피소 일몰

장터목 대피소 일몰

장터목 대피소에서 1박이다. 서산에 해는 너울너울 기울고 때마침 장터목 일몰이다. 장관이다.

장터목 일몰을 담는다.

기념 한 장

장터목에서 1박을 한다. 오랜만이다. 그 언젠가 지리종주를 할 때 한 번 잤던 기억이 있다. 아쉬운 데로 몸만 가누고 1박을 한다. 내일 일출을 기대하면서

장터목 대피소 달밤
자다말다 어수선한 잠자리를 뒤척이다 장터목 대피소 밖으로 나가본다. 장터목 대피소엔 휘영청 달이 떴다.

멀리 진주시 불빛이 환상이다. 바람이 너무 세차 잠시 머물를 수밖에 없다. 무지 춥다. 잠시 장터목 대피소에서 달을 보며 간절한 소원을 빌어본다.
○ 2026.03.02. 이틀째 산행
이튿날 이른 아침 지리산은 흐리다. 일출을 보기 위해 장터목에서 1박 했는데 구름이 잔뜩 끼어 일출은 틀렸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아침을 먹고 세석산장으로 향한다.

장터목 기념 한 장 남기고 세석산장으로 향한다.

장터목 대피소에서 출발

장터목에서 세석대피소 가는 길은 비교적 완만한 구간이다.

중간 쉼터에서 잠시 쉬어간다.

편안한 산길

세석대피소 3.0km 남은 지점 이정표

○ 연하봉

연하봉에서

장터목대피소에서 0.8km 지점이다.

잠시 쉬어간다.

다시 걷는 능선길
○ 연하선경

이곳을 우리는 연하선경이라 한다.

지리산 주 능선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하는 구간이다.


나도 셀카 한 장

연하선경 지리산 주 능선길에 진달래 봄이 막 오고 있다.

지나온 연하선경을 배경으로

연하선경을 배경으로

연하 선경을 배경으로

늘 친절한 정○훈 대원님

함께한 대원님들

연하선경을 배경으로

대원님들

진달래 봄이 피어나는 지리산 주 능선 연하선경에서 천왕봉을 배경으로

또 한 장

저 멀리 촛대봉이 다가온다.

지리산 주 능선 진달래 봄이 피어나고

그날 저녁 갑자기 들어온 산사람에게 어쩔 수 없이 밥 한 그릇 주었다고 다음 날 경찰이 마을로 들이닥칠 때 겁에 질려 자기도 모르게 산으로 도망쳐 들어간 동수는 잠깐 산에 숨어 있다가 다시 내려올 줄 알았다.

그런 그가 산 생활을 한지도 벌써 세 해가 지나가고 있었다. 혹독하게 추운 지리산의 눈길은 살을 애듯 사람을 극한의 끝으로 몰아붙였고, 어떻게 걷는지도 모르게 이리저리 피해 다니며 살아나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버터온 시간이다.

혹독한 추위가 가고 지리산 능선길에 진달래가 피면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1953년 어느 봄날 지리산에 연분홍 진달래가 피고 지던날 하염없이 부르다가 지쳐 잠이 들고 또 일어나 부르다가 잠이 드는 기막힌 세월이 흘렀건만 동수는 끝내 지리산 어느 골짜기에서 이름 없이 쓰러져갔다.

지리산 빨치들의 억울한 죽음을 아는 듯 모른 듯 진달래 꽃님이 붉은 선혈을 흘리며 처절한 핏빛으로 떨어져 간다.

지리산 빨치들은 북에서도 남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왜 산속에서 그리 추운 혹독한 세월을 보내야 했는지 아무도 설명하지도 알아보려 하지도 않은 채 억울하게 죽어 수많은 영혼이 지금도 구천을 떠돌고 있으니

이 땅의 정의는 무엇인가?
북이나 남이나 이념의 소용돌이 속에 자기도 모르게 휩쓸려 죽어간 억울한 죽검들을 그래도 최소한 영혼이 구천을 떠돌지 않도록 천도제라도 지내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봄은 머물지 않고 가버리는 것이지만/ 내 마음속의 그윽한 향기만 남기고/
밤에는 푸른 별들이 속삭여 주고/ 낮에는 맑은 시냇물 가에/ 파랑새 노래 소리 정다운/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노랫말이다. 우리나라 시인 100명이 1위로 뽑은 가장 서정적인 노랫말이다.
지리산 산골짜기에 이름 없이 쓰러져간 수많은 주검들을 생각하며 언젠가 민족이 하나가 되고 나면 남북이념의 억울한 희생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다시 이루어지고 그들의 명예가 회복되길 바라면서 엄숙히 그들의 영혼 앞에 추모의 예를 올린다.
○ 촛대봉

힘든 촛대봉 오름길을 올라 드디어 촛대봉이다.

세석산장에서 바라보면 우뚝 솟은 암릉이 촛대봉이다.

촛대봉에 서면 지리산 주 능선과 세석산장의 아름다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촛대봉을 배경으로

정○훈님과 김○환님

촛대봉에서 기념 한 장

촛대봉 아래 높은 곳에 습지가 생겼다. 생태가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이다.

동이나물 꽃
○ 세석대피소

세석대피소

현 위치

세석대피소

세석대피소에서 점심을 하고 쉬어간다.

세석대피소에서 서울 산꾼 장두섭 님 만났다. 무지 반갑다. 그가 나를 먼저 알아봤다.
하여간 님 아니시오?
워메 장두섭 님이 아니시오.
둘은 바로 알아봤다.
소설 남부군에서 보면
지리산에 보급루트 나갔다가 헤어져 생사를 알 수 없는 긴 시간이 흐르고 어찌어찌하다가 지리산 깊은 산속에서 만나 두 빨치 간에도 이렇게 서로를 알아보는 장면이 나온다.
마치 그런 기분이다. 서로의 갈길이 바빠 손 인사만 하고 커피 한 잔도 못 나누고 그저 기념 한 장 남기고 바삐 떠난다. 그의 발걸음에 늘 안전하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바라면서 떠나보낸다. 그가 사리지는 곳을 망하니 바라보고 있노라니 맘 한 곳이 아려온다. 헤어짐의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 세석대피소 - 한신계곡

와 ~ 죽음의 하산길

0.9km의 급경사 한신계곡 하산길

휴 드디어 살았네/0.9km 지점 쉼터

세석에서 0.9km 죽음의 급경사 구역은 무척 힘이 드는 구간이므로 오르거나 내려오거나 늘 안전을 최우선으로 자기 능력에 맞게 산행을 해야 한다.

한참을 내려와 계곡 물에 발을 담그니 살 것 같네

지리산은 이런 맛이다. 봄은 서서히 오고 있지만 계곡물이 너무 차갑다.

서서히 올라오고 있는 연둣빛 물감

스멀스멀 이렇게 봄은 지리산으로 오르고 있다.
○ 연두색으로 완연히 변함 한신계곡의 봄





○ 가네소 폭포


○ 한신계곡 연둣빛 봄





병꽃


○ 첫나들이 폭포


금낭화
○ 백무동 도착

백무동 야영장 이정표

백무동 지리산 국립공원

백부동 지리산 국립공원 입구 표지석에서 기념 한 장 남기고 1박 2일 지리산 천왕봉 산행을 마무리한다.
○ 마무리
63년 만의 노동절을 맞아 민족의 영산 지리산 천왕봉을 올랐다. 평소 존경하는 강기정 시장님과 여러 대원님들과 함께 한 산길은 우정이고 사랑이고 의리였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한 외침은 힘찼다
지리산 주능선에 진달래가 피어나고 연두색 물감을 뿌려 놓듯 연두연두 빛으로 변해가는 지리산 골짜기의 봄을 만끽하는 일정은 힐링이고 행복이고 따스한 우정이었다. 오늘의 추억이 오래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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