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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명산

2024.08.04. 함양 월봉산-수망령-용추계곡 산행

by 하여간하여간 2024. 8. 6.

1. 일자 : 2024.08.04.(일)

2. 누구랑 : 광주원산우회

3. 산행 구간 : 남령 - 수리덤(칼날봉) - 월봉산(1,279m) - 큰목재 - 수망령임도길 - 수망령 - 산막 - 용추자연휴양림 - 용추폭포 - 장수사일주문 주차장

 

 

 월봉산을 오르며

 

2010년 9월 10일 진양기맥 1구간을 시작하던 날 영각사에서 남덕유산을 오르고 남령을 거쳐 월봉산을 오르고 수망령에서 마무리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후 오랜 시간이 흐르고 거의 14년만에 다시 오른 월봉산이다.

 

2010년 9월 진양기맥 1차 구간에서 바라본 월봉산 칼날봉과 월봉산

 

거망산이나 황석산 또는 금원산과 기백산 등은 여러 차례 기회가 있어 종종 올랐지만 월봉산은 참으로 오랫만에 오를 기회가 되었다. 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여름 1,000m가 넘는 산을 오른다는 것은 무척 힘든 결정이다.

 

2010년 9월 진양기맥 1차 구간 때 월봉산 정상에서 

 

그래도 오랜 젊은 날의 추억이 있던 산행길이기에 만사 제치고 도전해 본다. 기억은 아물거리는데 산행길은 초행 같이 새롭다. 암릉미가 특별한 월봉산을 오른다.

 

 월봉산(1,279m)

 

산봉우리가 달과 같이 생겼다고 해서 월봉산으로 부른다. 빼어난 암릉, 탁트인 조망이 일품인 산이다. 남덕유산에서 황강과 남강을 가르는 진양기맥이 갈라져 낙동으로 뻗을 때 첫번째 솟은 산이 월봉산이다. 

 

주위에는 남덕유산(1,507m), 거망산(1,184m), 금원산(1,353m), 기백산(1,331m) 등이 있다. 동쪽사면은 함양으로 흐르는 남강(南江)의 상류인 지우천(智雨川)의 수원이 되며, 동쪽의 기백산(箕白山, 1,331m)과의 사이에 좁은 계곡을 이루고, 서쪽 사면에서 발원하는 물은 남강에 흘러든다. 이 산은 서상면 일대 남강 하곡분지를 둘러싸고 있고, 덕유산국립공원에 인접해 있다. 큰목재, 수망령, 은신치 등의 고개가 있으며, 서쪽 산록으로 국도가 나 있다.

 

 

남덕유산과 남령을 업어 남동으로 뻗어 내려간 두 줄기의 산맥 중 왼쪽 산줄기의 남덕유산과 영각사로 들어가는 도로에서 바라 보이는 암봉, 암벽, 육산이 조화를 이루는 산이 월봉산이다.

 

남덕유산의 명성에 가려져 알려지지 않은 산이고 산행은 서상면 대남리 대로마을에서 출발하여 종주하는 코스와 영각사 입구 표지판에서 동대마을로 들어가 시작하는 코스 그리고 남덕유산 기슭 영각사를 거쳐 남릉에서 출발하는 코스 등 다양하다.

 

 

남덕유산, 금원산, 기백산, 황석산 등 기라성 같은 주위 명산들의 기세에 가려서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했다.

옛부터 안의현에는 빼어난 절경을 간직한 곳이 있어 "안의삼동" 이라 전하는데, 삼동은 화림동의 부전계곡과 화림계곡,심진동의 용추폭포가 있는 용추계곡, 원하동의 월성계곡과 수승대 일원을 의미한다.

이중 용추계곡은 금원산, 기백산, 황석산, 거망산의 거대하고 깊은 산줄기에서 흘러내리는 물로 맑고 아름답다.

 

천년고찰인 용추사가 있으며 그 아래 수량이 풍부한 맑은계곡에 용추폭포가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 남령 - 수리덤(칼날봉)

 

남령

 

남령은 지방도 37번 도로를 따라 함양군 서상면과 북상면을 넘나드는 고개이다. 남덕유산에서 진양기맥이 갈라져 황강과 남강을 가르며 남동쪽으로 뻗어 내릴 때 첫번 째 맞이한 고개가 남령이다. 이 고개를 넘어 북상면 월성, 황점과 병곡, 송계 등 덕유산 동쪽 산행을 할 때 수도 없이 넘나들었던 고개이다. 

 

남령에서 월봉산 초입은 오른쪽 숲속으로 접어 든다.

 

초입부터 무척이나 급경사 오름 산행으로 숨이 가파르고 땀이 비오듯이 흠뻑 내린다. 1,167m 첫번째 봉우리를 오르면서  나무가지 사이로 거대한 바위군인 수리덤(칼날봉)이 나타나 반갑다.

 

오름길 첫번째 조망터에서 바라 본 무룡산 - 삿갓봉 -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산줄기는 흰 구름속에 묻혔다.

  

남령에서 남덕유산으로 오르는 산줄기

 

월봉산 서쪽사면은 완만하며 남강의 상류 하곡을 이루고, 이를 지나 서쪽의 장수군 계내면과의 사이에는 육십령이 있어 영남·호남지방의 주요한 교통로로 이용된다

 

장쾌한 남덕유산 위용은 산꾼을 부여 잡고 돌아보고 또 돌아보게 한다. 참으로 장엄한 남덕유산이여~

 

여름 산행 땀이 비오듯이 흘러내리고

 

누구든 이곳에 서 보라. 주체할 수 없는  뜨거운 감격이 단전으로부터 치밀어 오를 것이다.  

 

영원한 로망 남덕유산이여~ 그립고 보고 싶다. 올해 초 겨울 너를 만나고 한 계절이 지나 이제 또 한 계절이 가고 있구나. 어쩌면 너가 아름다운 단풍 옷을 곱게 갈아 입고 있을 때 쯤 너를 만나러 갈지도 모르겠다. 그냥 미치도록 그리운 남덕유산아! 너를 사랑한다. 

 

변화무쌍한 여름변덕스런 날씨에 남덕유산 정상은 짙은 구름에 묻혔지만 남령에서 길게 뻗어 오른 산줄기는 참으로 장쾌하고 장엄하다. 저 산줄기 구석 구석 어딘가 오랜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채 무더히도 많은 세월의 흐름을 안고 있는 너의 그 큰 모습이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하늘금엔 남덕유산 백두대간 산줄기가 장쾌하게 조망되고

 

무룡산 - 삿갓봉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백두대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산꾼의 울렁이는 감동을 그 누가 알리오?

 

지방도 37번 덕유월성로 찻길이 구비구비 산골짜기를 돌아 서상면과 북상면의 삶을 이어준다.

 

서상면의 남강 하곡분지(河谷盆地)를 둘러싸고 있는 동북산지의 하나로 남덕유산에서 서봉을 거쳐 할미봉 그리고 육십령으로 뻗어내린 백두대간 산줄기가 장쾌하다. 

 

첫번째 조망터에서 백두대간의 격한 감동이 사라지기 전에 나무가지 사이로 나타난 수리덤(칼날봉)

 

이정표에는 칼날봉이라고 표시 되어 있다. 나도 칼날봉으로 표현한다. 가급적 나무가지를 피해 담아 본 칼날봉 위용

 

칼날봉을 배경으로 한 장

 

좀더 가까이 칼날봉을 담았다.

 

은꿩의다리

 

칼날봉을 오르기 위한 우회길은 함참을 내려 왔다 다시 급경사로 오른다.

  

칼날봉으로 오르는 삼거리 이정표. 칼날봉 까지는 100m 거리이다.

 

칼날봉을 지나서 돌아본 남령능선

 

칼날봉을 지나는 동안 땀은 비오듯이 흐르고 

 

지나온 암릉길 힘든 산길을 돌아보며 잠시 쉬어간다.

 

흠뻑 흘린 땀방울을 닦으며 잠시 쉬어 간다.

 

남령에서 월봉산 정상까지 3.6km 구간을 남령능선이라고 한다. 칼날봉을 포함하여 능선길 내내 기암들의 연속이고 주변 남덕유산 백두대간 산줄기와 거망산, 금원산, 기백산 등을 조망할 수 있는 그야말로 황금암릉길이다. 

어느 순간 남덕유산 정상에 구름이 걷히고 거대한 남덕유산 위용이 아름답게 다가 온다. 남덕유산 정상은 저기 하늘금 뒤에 숨었다.

 

늘 함께한 동화나라님

 

남령능선은 기암들이 즐비하고 확트인 조망을 바라보며 암릉을 걷는 짜릿한 산행 재미가 솔솔하다. 하늘금엔 오늘 올라야할 월봉산이 손짓을 한다.

 

이 순간 나는 어떤 존재인가? 물음 자체가 어리석다. 나 자신의 존재 의미 보다 "나" 라는 존재가 이 거대한 자연의 한 부분이고 나 자신이 자연속에 완전히 동화될 때, 나 자신은 위대한 자연이 된다는 것을 깨닿고 있다.

 

자연이란 스스로 된 그대로의 현상이다. 그냥 저절로 라는 것이다. 저절로 끝임없이 변하면서 새로운 것(생명을 포함)을 만들고  유지하고 사라지는 것이 자연이다. 끝임없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알 수없는 그 옛날부터 알 수 없는 앞으로까지 자연은 저절로 끝임없이 변하고 작동하고 생기고 살다가 사라지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자연을 확대하면 우리의 인식체계안의 우주이며 더 확대하면 우리의 인식체계 밖의 우주까지 알 수 없고 끝이 없는 거대한 공간에서 끝임없이 저절로 생성하고 유지하다 사라지는 작용을 반복하는 것이 자연이다. "나는 그냥 자연이다" 라고 자연스럽게 나의 존재의 의미를 깨닿고 대 자연의 생명순환법칙에 따라 살아가는 것을 배워야 한다.   

  

태어나서 살고 병들고 죽어가는 자연생명순환의 법칙을 모든 만물이 아무 걸림 없이 받아들이듯이, 나 또한 그물망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 처럼 있는 그대로 자연생명순환의 법칙을 받아들여 끝도 없고 시작도 없는 저절로 그냥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고 싶다.

 

물이 웅덩이를 채우고 난 다음 흐르고, 방해물이 있으면 돌아가고, 늘 아래로만 흐르다가 바다를 만나 다시 용이 되어 하늘로 승천하며 끝임없이 변하고 움직이는 물의 생명순환의 철학을 배우고 실천하고 싶다.

 

이 위대하고 경이로운 자연 앞에 더 겸손해야 하고 더 낮아져야 하며 더 텅빈 마음으로 모든 것을 포용하고 용서할 때 잔잔한 호수처럼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리라!

 

함께한 대원님들

 

바위취 꽃

꽃며느리밥풀꽃

 

힘들게 오른 길목에 월봉산 정상이 0.5km 이정표가 반갑다. 남령에서 월봉산까지 3.6km를 근 2시간 반을 소비하고 있다. 힘든 구간이고 날씨가 덥고 대원님들도 힘들어 산행 속도가 영 말이 아니다. 여름산행은 참으로 힘들다.

 

산행 길목 바위에는 싱싱한 이끼가 살아 있고 바위취가 그 아름다움을 온전히 머금어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다.

 

때 늦은 원추리 꽃이 그 생명력을 다해 가고

 

월봉산 정상 부근 길목에 있는 조망터에서 지나 온 산줄기를 돌아본다. 아늑하고 아련하지만 거대한 산줄기가 보기 좋다.

 

셀카 인증 한 장

 

더운 여름을 이겨내는 동자꽃이 애처롭다. 아니다. 여름 더위가 있기에 열매가 영근다. 만물이 영글려면 더위가 있어야 한다. 그러니 더위를 이겨내는 것은 환희이며 생명잉태이며 기쁨이다. 지금 동자꽃도 다음 세대의 생명을 잉태하느라 부지런히 잉글고 있다. 아름다운 생명 잉태여~ 환희의 더움이여~

 

요 몇 주일 전만 해도 보란색 앙증맞은 꽃잎을 자랑하던 비비추도 언제 이렇게 열매를 맺었는지, 지난 여름 꽃들이 모두 지고 없다.

 

참취 꽃

 

드디어 월봉산(1,279m) 정상 도착

 

정상석 인증 한 장

 

월봉산 정상에서 확트인 사방 조망을 감상한다. 이 순간이 산꾼에겐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다. 앞으로 가야할 수망령과 하늘금엔 금원산 - 기백산 산줄기

 

서상면과 서하면으로 이어지는 백운산과 대봉산 산줄기 조망

 

월봉산 정상석 너머로 아련히 조망되는 기백산 산줄기

 

월봉산 정상과 헤어져 수망령으로 향한다. 여기서 부터는 비교적 육산으로 산길에 수풀이 무척이나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 산죽이 내 키를 넘게 울창하게 자랐다. 산죽을 헤치고 나아가는 산길은 또 다른 힘겨움이다.

 

얼마나 길게 내려 왔을까. 지치고 힘이 다 떨어져 갈 때 큰목재에 도착. 이정표는 기울고 수풀은 무척이나 우거지고 우리는 지쳐 한 걸음 옮기기도 어렵다.

 

이곳에서 수망령 임도로 탈출하는 비등로가 있다. 우리는 비등로를 거쳐 임도로 향한다. 비등은 완전히 수풀로 우거져 한치 앞도 볼 수가 없다. 초보자는 이런 길을 걷노라면 덜컥 겁부터 난다. 자신이 없고 두렵기 때문이다. 나는 앞에 섰다. 그동안의 산행 경험으로 지친 대원들을 안전하게 임도까지 잘 안내해야 한다. 

 

임도를 만나고 구비 구비 긴 산구비를 돌아 가는 임도를 따라 수망령으로 오는 동안 갑자기 소낙비가 퍼 붓는다. 비옷을 준비했지만 소용이 없다. 어찌나 억수로 쏟아지던지 온 몸이 흠뻑 젖었다. 오히려 시원하다, 땀에 범벅이 되어 찌든 육신을 참신하고 상쾌하게 씻어준다. 천둥이 치고 번개가 쾅 쾅 거려도 기분은 좋다. 오랫만에 소나기를 맞는다. 나는 하늘을 행해 그동안 말 못하고 쌓아 놓은 스트레스를 빗속에 내 품으며 있는 힘을 다해 포호를 한다. 속이 시원하다. 언제 이렇게 시원하게 소리 질러 보았던가. 남자라는 이유로 참고 견더온 그 어떤 것을 억수로 쏟아진 비속에 퍼 붓고 또 퍼 부었다.

 

수망령 정자 앞에서

 

수망령에서 부터 시작한 용추 계곡을 따라 긴 임도를 따라 편안하게 좀더 빠른 속도로 하산을 제촉한다. 중간에 월봉사 입구 표지석을 만나고

 

오늘의 산행 종점인 덕유산 장수사 일주문에 도착했다.

 

기념 한 장 남기고

 

오늘 함께 고생한 동화나라님과 기념 한 장

 

마지막 용추폭포는 빅토리아님 사진으로 대신한다.

 

오늘 암릉산행의 묘미를 온전히 간직한 월봉산 남령능선길을 걸으며 여름 산행의 진수를 맛보는 시간이였다. 수리덤(칼날봉)의 위용과 여러 기암괴석을 넘나들며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무룡산-남덕유산-육심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장쾌한 산줄기와 거망산과 금원산 기백산의 장엄한 산줄기를 바라 보는 확트인 조망 산행이 무척이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였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렇게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올랐으며 좋겠다. 늘 이 아름다운 자연속에 동화되고 자연과 하나가 되어 자연처럼 넉넉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