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자 : 2024.06.16.(일)
2. 누구랑 : 광주원산우회
3. 산행 구간 : 오도산자연휴양림관리사무소-말목재 -(유방샘)-눈썹바위-미녀봉(문재산)-오도재-수포대-모현정-양지마을
◎ 미녀봉(933m)
미녀봉(933m)은 미녀가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누워 있는 형상처럼 보여 미녀봉이라고 불린다.
봉우리들이 빚어낸 산세는 여자의 긴 머리와 또렷한 얼굴 윤곽선, 볼록한 가슴과 배의 모양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산속에는 선돌, 음양석, 여자의 신체 중 은밀한 부분을 가리키는 양물샘 등이 있어 산 전체에 자연숭배의 사상이 스며 있음을 알 수 있다.
미녀봉에는 두 가지 전설이 있다.
아득한 옛날 바다였던 이곳에 나뭇잎처럼 표류하는 조각배를 구하기 위해 천신이 예쁜 딸을 내려보냈는데, 그때에 이목구비가 수려한 장군이 하늘에서 내려온 아름다운 미녀낭자를 보고 그만 반해버렸다. 둘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으나 천신의 노여움을 사계되어 "너희들은 이 세상 다하는 날까지 산으로 누워 있어라"는 형벌을 받아 둘은 모두 산이 되어 지금까지도 누워 있다고 전한다.
다른 한 전설은 예쁜 처녀가 어머님의 병을 고치기 위해 미녀봉에만 있는 약초를 캐기 위해 왔다 뱀에 물려 죽자 가련히 여긴 산신이 죽은 처녀의 모습대로 만든 산이 미녀봉이라 한다.
잘 다듬어진 이마, 세련된 화장술로 그려낸 듯한 눈썹, 오똑한 코, 힘겨워 헤 벌리고 있는 입, 봉긋 달덩이처럼 솟아오른 젖가슴, 아이를 잉태한 듯한 볼록한 배 등, 산봉우리들이 모여 하나의 아름답고 고운 여인 형상을 빚고 있음이다. 창날처럼 우뚝우뚝 솟은 오도산으로 발을 뻗고 숙성산을 향해 긴 머리카락을 흘러내리며 누워있는 모습은 신비롭다. 미녀가 뻗은 발을 무뚝뚝하게 내려다보는 두무산, 미녀 무릎 옆에 앉아 명상에 잠긴 오도산, 미녀 머리 위로 날아 오르는 비계산, 멀리서 지켜보는 근엄한 의상봉, 우뚝 서서 호위하는 늠름한 장군봉 등이 주위를 완벽하게 장식해 미녀봉을 눈부시게 만든다.
미녀봉속에 널려있는 선바위, 음양석등 성신숭배 사상이 엿보이고 산 전체가 하나의 여체로 만들어져 성적 호기심을 자아내게 만든 것은 거창 미녀봉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 정상은 머리부분이 아니고 동쪽 미녀의 배에 해당하는 933m 봉우리인 문재산이다.
미녀봉 인근에는 오도산자연휴양림, 합천호가 있으며, 광주대구고속도로가 옆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다.
88고속도로 인터체인지에서 바라보는 미녀봉 그림은 참으로 감탄스럽기 그지없다.
◎ 미녀봉 산행 이야기
88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거창 휴개소를 들려 간다. 거창 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을 들고 바라보는 미녀봉은 영락없이 미녀가 머리를 풀어 헤치고 누워있는 보습니다. 앞에 있는 오도산의 정기를 받아 임신하여 만삭이 된 배를 움켜쥐고 누워있는 모습니다. 가끔은 자연의 모습이 어찌 그리 인간의 모습과 유사한지 참으로 신기하기도 하다.
미녀봉은 여러번 올랐다. 추억이 많은 봉우리이다. 보통은 학산마을에서 숙성산을 거쳐 오르지만, 오늘은 오도산휴양림 쪽에서 오른다. 숙성산을 거치지 않아 훨씬 짧아진 산행이여서 한결 마음이 여유롭고 가볍다. 언제나 처럼 오도산자연휴양림관리사무소에 도착하여 산행준비를 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도 무사히 안전하게 산행을 마루리 하길 바래본다.
여름으로 치닫는 날씨는 덥기도 하지만 하늘이 청명하고 가끔식 흰 뭉개구름이 피어 오르면서 오늘 산길은 몽한적이 될 것 같아 기대가 된다. 모두들 산을 오른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가득하다. 날로 푸르러 가는 녹음의 향연을 헤치고 오르는 산길은 힘들겠지만, 또 한편으론 힘들기에 누구나 못하는 산길이여서 이렇게 산길을 오를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고 즐겁고 행복하다.
출발 인증 한 장 남기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 한다.
사람들은 나에게 묻는다. 왜 산에 오르냐? 고
나는 오랜 동안 주말 산행을 하여 온 터라 습관이 되었기도 하지만
첫째는 건강을 위해서 오른다. 육학년 중반에 어디 아픈데가 특별히 없으니 이것은 그동안 꾸준히 산행을 하여 온 덕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건강은 산이 나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다. 앞으로 적어도 칠학년 중반까지라도 이렇게 자연을 벗 삼아 산을 오를 수 있다면 나는 신이 부여한 최고의 축복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하는 운동이 없는 나는 등산하는 것이 유일한 운동이고 취미이다. 등산은 마음이 편하고 충분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둘째는 왠지 나는 등산배냥을 메고 산을 오를때가 가장 좋다. 사람마다 시키지 않아도 하는 일이 있다. 바둑을 좋아 한 사람은 시간만 나면 기원을 기웃거린다. 낚시를 좋아 한 사람은 시간만 나면 낚시 가방을 챙긴다. 누가 다시 '왜 산행을 하냐?' 고 묻는다면 '그냥 좋아서 산을 오른다' 라고 말 할 것이다. '왜 밥을 먹느냐?' 고 묻는 것과 같다. '배가 고프니 밥을 먹지'
세째는 자연이 주는 여유와 함께하는 친구들이다. 사는 모양은 각자 다르고 다양하며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지만 등산 배냥을 메고 한 목표를 가지고 오르는 이 순간만은 동지이고 친구이고 여인이고 가족이다. 이 보다 더 순순한 친구가 있겠는가? 서로를 격려하고 보듬어주고 밀어주고 당겨주며 힘든 산길을 오르면서 세상사 아프고 슬프고 기쁘고 답답한 이야기들을 들어주고 다독여주는 이 산길이야 말로 행복 그 자체이기에 나는 이 산길이 마냥 좋다.
어느새 이렇게 변했나? 녹음이 짙다. 온 천지가 초록으로 변한 숲속으로 들어가면 숲에서 나온 피톤치드 때문에 기분이 상쾌하다. 지금쯤 전국 어디를 가드라도 이렇게 푸르름이 가득한 숲길을 만날 수있다. 숲길을 걸어보거라. 얼마나 상쾌하고 기분이 좋은지? 가파른 급경사 오름길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 송글 맺히고 마음에는 한없는 환희가 가득 차오른다.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
가파른 초입 경사를 힘겹게 올라 능선에 이르면 모두들 한결 기분이 좋아 진다. 시원한 골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방을을 스쳐 지나고 서로의 얼굴을 향해 격려하고 응원하는 순간 온 몸의 신경이 새롭게 태어나고 빠진 힘이 저절로 솟구친다.
벌써 오도산자연휴양림관리사무소에서 출발하여 1.3km, 미녀봉 2.8km 지점을 지난다. 인증 한장 남기고 미녀봉으로 향한다.
말목재에 도달한다. 숙성산을 지나 왔으면 참 힘들었을 텐데, 그래도 오도산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에서 올라오는 바람에 그래도 여유롭게 말목재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막걸리 한 잔 목넘김은 천냥과도 바꿀 수 없는 꿀 맛이다. 이 맛에 산행을 하는지도 모른다. 비탈길을 오르느라 한참 목이 마를 때 들이키는 막걸리 한 잔의 목넘김은 마셔보지 않는 사람은 논하지 말라. 세상 시름이 이 한 잔의 목넘김으로 모두 사라지는 느낌이다.
말목재 인증 한 장 남기고
오늘 산행에 동행한 산우님들과 단체 인증 추억을 남긴다. 참으로 순수하고 좋은 산우님들이다. 한결 같이 정이 넘치고 서로를 도와주면서 밀어주고 끌어주는 산길 친구들이다.
산길을 오르다 보면 거리를 표시하는 이정목을 만난다. 이정목은 산군에게는 참으로 소중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남아 있는 거리와 가야할 방향을 표시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귀한 역할을 하는 것이 이정목이다. 산행 후기에 모든 이정목을 담아야 하지만 여기서는 많이 생략하고 주요부분만 여기 몇 곳을 소개한다.
얼마나 올랐을까? 첫번째 조망터이다. 소나무 가지가 운치 있게 내려 놓은 풍광을 벗삼아 짙은 녹음 자락을 뻗고 있는 산줄기를 감상한다.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더구나 하늘에는 흰 뭉개구름이 둥실 떠 있어 더욱 산꾼의 발길을 붙잡는다. 할 수 만 있다면 이곳에서 오래 오래 있고 싶지만 또 가야할 시간이 되어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가파른 오름길을 서너번 더 올라 미녀봉의 머리봉에 도달했다. 머리봉에는 커다란 바위가 있다. 이곳이 저 아래에서 보면 미녀가 머리를 헤쳐내리고 누워있는 모습의 머리에 해당되는 곳이다. 이제 부터 뚜렷한 미녀의 이목구비를 연출한 암릉을 걷기 사작한다.
미리봉 인증 한 장. 곧 바로 눈썹바위가 기디리고 있다. 65m지점이다.
오랫만에 동행한 고교 후배님들과 머리봉에서 기념 한 장
눈썹바위다. 유명한 미장원에서 새로 단장을 한 미녀의 길고 섬세한 눈썹을 연출하는 눈썹바위이다. 능선길 전면에서 보면 커다란 바위가 우뚝 서 있지만 저 아래에서 보면 미녀의 눈썹이 선명하게 조망된다.
눈썹바위를 조금 지나 서면 오도산 방향으로 하늘이 확 열린 조망터가 있다. 거대한 바위 위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명품 소나무 한 그루가 산객을 맞는다. 미녀봉의 아름다운 품격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소나무다. 조망터에서 바라보면 오도산휴양림계곡이 눈에 선명히 들어온다. 파란 하늘에 흰 뭉개구름이 오늘 따라 한폭의 산수화를 그리고 있다. 선경이 따로 없다. 이런 곳이 선경이 아니고 어디가 선경이랴? 참으로 아름다운 조망이다. 힘겨운 산을 올라 이런 드넓은 조망을 볼 수 있는 것은 노력하는자 만이 만끽하는 보상이다.
품격이 다른 명품 소나무가 있는 조망터에서 오도산 줄기와 파란하늘을 배경삼아 아름다운 풍광을 담아 인증 한 장 남긴다.
진행해야 할 미녀봉과 저기 하늘금엔 오도산 정상이 우뚝
코바위다. 오똑한 코가 유난히 돋보인 미녀봉의 코바위를 지난다. 실제는 거대한 암반이 어지럽게 엉켜 있지만 저 아래에서 보면 영낙없이 오똑한 코가 선명하다.
코바위에서 셀카 인 증
코바위를 조금 지나면 가조면 들녁과 비계산- 의상봉 - 자남산 - 장군봉의 수도지맥 산군이 확 들어오는 조망터를 만난다. 환상적인 하늘이다. 짙은 6월의 녹음 속에 뭍힌 산하가 한 폭의 그림이다.
이 구간은 미녀봉의 얼굴 부분을 연출하는 구간으로 산길엔 암릉이 사뭇 험하다. 조심 조심 발걸음을 옮긴다.
진행할 암릉 산길을 셀카로 담고
지나온 눈썹바위와 코바위를 배경으로 셀카 한 장
가조면 들녁과 의상봉과 장군봉 산줄기를 배경으로 셀카 한 장
입바위에 도착 위험한 구간을 용케 조심 조심 지나간다. 입바위 정상은 길이 없어 우회한다. 입바위 표지목에서 셀카 한 장을 어렵게 담아 본다.
지나온 입바위 암릉 산길을 셀카로 담고
바로 앞에는 유방암 암봉이다. 먼저간 산우님들은 벌써 유방암에서 사진놀이 삼매경이다.
유방암(유방바위)을 담았다. 이곳에서는 짙은 녹음속에 뭍혀 있지만 저 아래에서 바라 보면 영락 없는 여인의 풍만한 젓가슴이 연출되는 암봉이다.
유방봉을 오르는 산우님들! 유방암으로 오르는 산길은 급경사 철계단이다. 아마 이곳이 미녀봉에서는 가장 조망이 아름다운 곳이다. 대부분의 산꾼들이 이곳에서 한 두시간의 사진놀이에 푹빠진 곳이다.
찬찬님이 위험구간을 넘어 유방암 위에 섰다.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가장 멋진 모습으로 인생샷을 담는 것 같다. 저 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겠지. 환희의 순간을 만끽하며 산을 오를 때 스트레스도 확날리고 새로운 삶의 충전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행복해 보인다. 좋아 보인다. 늘 건강하고 하는 사업마다 잘 되길 바래 본다.
미녀봉의 가장 아름다운 봉우리와 오도산 사이로 흰 뭉개구름이 피어 오른다. 감탄이다. 잉크색 파란 하늘에 하얀 솜털 뭉개 구름이 피어오르니, 아~ 정말 예쁘다.
하연 뭉개구름을 담아 본다. 이 순간 하늘이 내게 선물을 하는 것 같다. 순백의 거대한 하늘의 기운을 내게 선물한 것 같다. 내 작은 가슴으로 받아 담아야지, 내 작은 마음의 창문을 열고 무한히 넓은 마음이 되어 저 순백의 거대한 기운을 담아 내야지. 그리하여 내 마음도 저리 순백하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가득 채워 날마다 즐겁고 순간마다 여유로운 향기나는 마음의 수채화를 그려내야지. 세상사 모든 일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내가 생각하는 만큼 일어나고 사라진다는 위대한 자연의 기르침으로 살아가야지. 오늘은 참으로 기분이 좋다. 행복하다. 저기 흰구름과 함께해서~
급경사 철계단을 올라 유방암에 섰다. 정말이지 조망이 끝내준다.
이곳은 미녀봉의 명품 조망터이다. 가조면의 들녁을 빙 들러 쌓고 있는 금귀봉 - 보해산 - 장군봉 - 지남산 - 의상봉 산군 너머로 덕유산 - 대덕산 - 수도산의 하늘금 산군들이 선명히 수를 놓고 파란 하늘엔 흰 뭉개구름이 두둥실 떠 있는 저 환상적인 조망 앞에 오늘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미녀봉의 최대의 선물을 받는다. 행복하다. 즐겁다. 이래서 산을 오른다. 환희다.
후배님이 감탄의 순간을 더 깊게 잡아당겨 담아 준다. 고맙고 감사하다.
환상적인 가조의 산군들
유방봉(유방바위) 인증 한 장
유방봉의 조망에 취해 정신이 없다가 정신을 차리고 내려오면 머리봉에서 유방샘을 돌아 이곳으로 올라온 산길이 미녀봉 능선과 이곳에서 만난다. 혹여 머리봉에서 유방샘을 거쳐 온 산람은 이곳에서 유방봉과 입술바위-눈썹바위-머리봉을 들렸다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미녀봉 정상으로 향하여 오도재로 향해야 한다.
고교 후배님들과 함께한 능선길에 시원한 바람이 분다. 얼마나 시원한지 속까지 시원하다. 기분이 좋다. 하늘을 날 것 같다. 발걸음이 가볍다. 이맘때 쯤 녹음 짙은 숲길을 걷고 있을 때, 산들 산들 골바람이 불어 줄라치면 그 길은 꽃길이요 행복길이며 힐링길이다. 오늘은 시원한 바람이 한 몫 한다. 이 산들바람을 맞으며 걷는 숲길이 금이고 옥이고 최고의 기분을 만끽하는 보약이 된다. 참으로 시원하고 좋다.
어렵게 805봉을 올랐다. 힘들다. 지친다. 쉬어가자. 물도 한 모금 마시고 잠시 쉬어가자. 아이고 다리야 ~
살다보면 지칠 때가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하면 할 수록 수렁으로 빠지고 힘들 때가 있다. 어떤 때는 억울한 일로 맘고생에 심신이 고달프기도 한다. 그럴 땐 죽고 싶고 왜 나만 이렇게 힘들까? 낙담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그러나 살아보니
그 또한 지나가고 또 지나가고 나면 훈풍에 돗달고 행복이 찾아오기도 한다. 힘들 땐 잠시 쉬어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쉬면 풀리는 경우도 많다. 안되는 일을 억지로 하려 하지 마라. 하다 하다 안되면 잠시 쉬어 가거라. 그래야 산다. 그것은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늘이 알아서 해주는 경우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다. 아무런 노력도 없이 그져 행복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지천명이란 말이 있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되 그 이상은 하늘에 맡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리하다 보면 일이 잘 풀리기도 한다.
805봉은 눈썹바위에서 0.8km, 미녀봉 정상까지 0.7km 남아 있는 중간 지점이다.
805봉을 지나 조금 걷다 보면 또 멋진 조망터가 나온다. 아름다운 조망을 벗 삼아 미녀봉 정상인 문재산까지는 아직 오르 내림이 몇 개 더 남았다. 지칠 때는 한 걸음도 힘들다. 산길은 그래서 인내를 심어준다. 힘들다고 포기 하거나 되돌아 가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힘들어도 서서히 한 발 한 발 걸어야 한다. 그것이 인내이다. 참고 견디는 것 또한 세상을 살아가는 중요한 덕목이 아니던가?
그러나 위험을 무릅쓰고 힘들 때 무리하게 산행을 하는 것은 안전에 심각한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절대 무리는 금물이다. 산에서는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적당히 걸어야 한다. 힘들어 도저히 못 갈 때는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좋다.
◎ 문재산
문재산(해발 933m)은 합천군 봉산면과 경계를 이룬다. 일명 "미녀봉"으로 부르고, 아이를 잉태한 미녀가 누워있는 듯한 모습으로 여인의 머리, 얼굴, 가슴, 배의 형국이 뚜렷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지르게 한다.
전설에 의하면 아득한 옛날 바다였던 이곳에 나뭇잎처럼 표류하는 조각배를 구하기 위해 천신이 예쁜 딸을 내려보넸는데, 그때에 이목구비가 수려한 장군이 하늘에서 내려온 아름다운 미녀낭자를 보고 그만 반해버렸다. 둘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으나 천신의 노여움을 사계되어 "너희들은 이 세상 다하는 날까지 산으로 누워 있어라"는 형벌을 받아 둘은 모두 산이 되어 지금까지도 누워 있다고 전한다.
문재산 정상석
문재산 정상석 인증하고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우리는 맛있는 점심을 한다. 각자가 준비하여 온 찬에 막걸리 한잔은 진시황제가 부럽지 않다. 이 아름다운 숲속 그늘 아래서 살짝이 얼린 살 얼음이 동동 뜨는 막걸리 한 잔에 왕족발, 홍어회 안주 까지 부러울 것이 없다. 참으로 행복하고 맛있는 점심이다. 더구나 함께하는 산우님들의 우정과 정성까지 맛 볼수 있으니 그 맛이 어떠하겠는가?
점심을 하고 다시 걷는 산길에 조망이 터진다. 가조면 들녁과 비계산과 의상봉 - 지남산 - 장군봉 - 보해산- 금귀봉 산군이 하늘 아래 펼쳐지고 파란 하늘엔 흰 구름을 두둥실 종일 눈호강이다.
풍광 좋은 조망터에서 오늘 함께한 산우님들과 잠시 쉬어 간다.
오도재를 향해가는 길엔 몇 고비 더 오르 내림이 있고 마지막 심하게 오르다 다시 급경사 하산 길이 길고 지루하다. 오도산자연휴양림관리사무소에서 계곡을 타고 올라온 길이 이곳 오도재에서 만난 지점이다. 이곳에서 양지 마을로 내려가야 한는데 고개 넘어 가는 길은 없고 오도산 방향만 있다. 양지마을로 하산해야 하는데 오도산으로 가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애라 모르겠다 '오도산휴양림방향으로 가자' 하고 잘 못 내려가면 안된다. 이곳에서 양지마을로 하산하는 갈림길은 오도산 방향으로 조금더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휴~ 하산길이 길고 힘들다. 오도산방향으로 갈까? 그냥 오도산휴양림방향으로 갈까? 고민하다 오도산방향으로 방향을 잡았다.
잠시 나즈막히 이어지는 오도산 방향 산길을 따라 걷노라면 오도재가 나온다. 이곳에서 오도산으로 가는 방향과 양지마을로 하산하는 길로 갈린다. 우리는 왼쪽으로 양지마을을 향해 하산한다.
하산길은 녹녹치 않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 아니다. 길은 있되 선명하지 않는 곳이 많고, 집중폭우가 계곡을 할키고 지나가 계곡이 움푹 패여 길이 없는 경우도 있다. 조심하여 정확하게 방향을 잡고 하신 하길 바란다.
얼마나 내려 왔을까? 계곡에 물이 처음 흐른다. 맑고 깨끗한 계곡물에 잠시 열을 식히고
또 걷는 하산길엔 아름다운 고사리와 기린초 꽃 밭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어디를 가나 자연은 아름다움의 연속이다.
한참을 내려왔나. 소나무가 잘 자라고 있는 산림욕장을 지난다.
누군가 소나무를 정성으로 잘 관리하고 있다. 이렇게 깊은 산속에 소나무를 잘 가꾸어 산림욕을 할 수있도록 하는 것도 참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소나무는 우리나라 토종 수종이다. 이곳은 소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자연 환경을 갖추고 있는 모양이다.
이제 마을이 근접하나 보다. 농로가 선명히 나 있는 편한 길을 걷는다. 길가엔 산수국 등 여름 야생화가 즐비하고 산딸기 등 열매도 많다. 편한하고 여유로운 등로를 걸으며 야샹화를 담아본다.
수포교를 지나고
C코스 오도산 정상을 거쳐 오는 산우님들을 만났다. 젊고 기운차다. 발걸음이 가볍다. 모두 더운 날씨에 산행이지만 행복한 모습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니 저리 행복하나 보다.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제일 행복한 삶인지 모른다.
◎ 수포대
수포대는 오도산 자락 깊숙한 골짜기 지산천 계곡에 기반암이 노출되어 형성된 너럭바위이다. 오도산 영봉을 지붕으로 삼아 그 주위에 펼쳐진 산수풍경은 천하절경이라 할 만하다. 뾰족한 오도산이 발원한 물은, 깊숙한 산골짜기를 적시며, 크고 넓은 화강암반 수포대와 많은 소를 만들고 그 위를 흘러넘치며, 계곡의 맑은 물과 우거진 풍치림이 조화되어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아름다운 산수도 이를 찾은 훌륭한 사람들과는 비길 수 없는 것으로, 조선시대 동방 오현인 일두 정여창 선생과 한훤당 김굉필 선생이 수포대에서 5년간이나 강학하며, 당시의 신학문인 성리학을 향토 선비들에게 전하며 자연을 노래한 유서 깊은 명소이다.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수제자인 두 거목이 베푸는 학문의 영향으로 산 이름도 [오도산]으로 바뀌고, 마을 이름도 [대학동]이라 하였다. 수포대 입구에는 모현정이 있으며, 수포대를 비롯하여 주변 오도산 일대를 찾는 등산객들의 방문이 많은 곳이다.
오늘은 계곡물이 부족하다. 언젠가는 이곳에서 계곡물이 넘쳐 계곡을 건너기가 어려웠을 정도였는데, 아쉽다. 미녀봉 산행을 한 산군들이 이곳에 와서 흘린 땀방울과 지친 심신을 시원한 계곡물에 담그고 피로를 푸는 그야말로 환상의 시간을 갖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옛날 선인들이나 인근 주민들도 이곳에서 한여름 더위를 이겨내기 위하여 계곡 물놀이를 하였으리라.
우묵배미골 마을을 지나서
◎ 모현정
1898년(광무2년)에 동방의 5현에 속하는 한휜당 김굉필, 일두 정여창 선생과 함께 학문을 강마하시던 평촌 최숙량을 추모하기 위하여 후손과 향림 30고을 1,000여명이 정성을 모아 건립하였으며,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로 누하주를 구성한 누각 형식의 정자 건물이다. 평면은 우물마루를 깔고 계좌난간을 두른 형식이다. 창방과 처마도리 장혀 사이에는 4면에 모두 소로를 끼워 장식하였으며, 5량 가구 형식으로 우물천정을 시설하였고, 포는 초익공 형식으로 쇠서를 위로 향하도록 한 양서형이며 위에는 봉두를 올려 장식성이 강하며 처마는 서까래와 부연으로 구성한 겹처마이다. 누각형식을 채택하면서도 짧은 누하주를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힌 입면형식을 유지토록 한 수법이나 튼실한 부재를 사용하면서도 간결, 소박한 가구 기법 등 조선후기 건축의 양식과 기법의 구조물이다.
오도재
오도재에 대한 설명을 찾아 볼수가 없다.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수제자인 두 거목인 조선시대 동방 오현에 속한 일두 정여창 선생과 한훤당 김굉필 선생이 이곳에서 당시의 신학문인 성리학을 향토 선비들에게 강학한 곳이리라.
모현정 옆으로 흐르는 지산천 계곡물이 시원스럽다.
양지마을 향해 마자막 아스팔트 길을 걸어서
개망초가 하늘가를 아름답게 장식하는
양지마을을 지나서
양지마을 앞 지산천에 무성히 자란 수풀은 흐르는 계곡물을 자연스럽게 정화하는 기능을 한다. 하늘 만큼이나 맑고 깨끗한 물줄기이다. 물 좋고 산 좋고 인심 좋은 살기 좋은 마을이 양지 마을을 포함한 거창 가조면 동네에 무수히도 많다.
양지마을 경로당
양지마을을 지키고 있는 마을 앞 거목이다. 울창한 그늘이 한여름 더위를 식히는 장소로 적격이다. 미녀봉을 산행하는 산군들은 여기서 산행버스를 기다린다. 양지마을까지 들어오는 마을길이 아스팔트 길이여서 버스가 들어 올 수 있는 구간이 여기까지이다. 양지마을 앞 느티나무 아래에서 시원한 맥주로 갈증을 달래며 오늘 미녀봉 산행을 마무리한다.
산 전체가 여인의 모습을 빼 닮은 미녀봉 암릉을 넘어 시원한 산들 바람을 타고 파란 하늘 흰 뭉개구름 벗 삼아 산소같은 시원함으로 오손 도손 친구 삼아 걸닐은 산길은 행복이고 힐링이고 우정이고 희망이다. 늘 이렇게 자연을 벗 삼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늘 이렇게 산을 올랐으면 좋겠다. 오늘도 하루를 감사한다. 또 감사하고 감사하다.
◎ 미녀봉 산행에서 만난 야생화 이야기
노루발톱
일월비비추(산옥잠화)
기린초
노루발
매화노루발
둥글레
산수국
?
꿀풀
딱총나무 열매
개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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