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경 주흘산 혜국사 탐방 하면서
혜국사는 주흘산 깊은 골짜기에 위치하고 있다. 물론 콘크리트 도로가 있어 차로도 쉽게 올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나는 문경새제 제1관문인 주흘관에서 여궁폭포를 거쳐 깊고 험한 골짜기를 걸어 올랐다. 오름길은 험하고 바위길이라 위험하기도 하지만 6월 짙은 녹음에 쌓인 계곡길은 또 다른 싱싱함과 청량함이 곁들어 있어 즐겁게 올랐다. 통일신라 시대 846년(문성왕 8) 에 보조국사 체증이 창건한 절로 고려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으로 파천을 한 곳이기도 하고 임진왜란 때는 청허와 송운·기허 등 3대사가 승병을 일으켜 훈련시키고 왜난을 극복할 방책을 세워 국란을 이겨낸 절이기도 하여 무척이나 궁금하고 기회가 되면 꼭 한번 탐방하고 싶은 절이였다.
주흘산의 깊고 험준한 골짜기를 지나 해발 500m 지점에 오르면 갑자기 하늘이 열리고 마치 아방궁 같이 아늑한 넓은 공간이 펼쳐지는데 이곳에 혜국사라는 절집이 있다.
혜국사 입구에 도달했다. 이 깊은 골짜기에 혜국사 절집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지금도 이리 깊은 골짜기 인데 그 옛날 고려 말 공민왕이 파천 했을 때는 얼마나 험한 산중이였을까? 주흘산 대궐능선에 대궐터가 있다. 고려 공민왕이 이곳으로 파천 했을 때 궁궐은 어떠 했을까? 지금은 대궐샘터와 대궐터가 남아 있을 뿐이다.
◎ 혜국사 가람배치도
혜국사에 현재 남아 있는 건물로는 대웅전, 관음전, 산신각, 큰방, 요사채 등이 있다. 혜국사는 일반 절집과 사뭇 다른 절집이다. 일주문이나 사천왕문 또는 법종각 같은 일반적인 절집구조가 아니다. 대웅전을 기준으로 관음전과 산신각 제하당과 육하당과 해우소 등 단촐하고 검소한 절집이다. 계곡 깊은 곳에 자리 잡은 탓도 있겠지만 절집 넓이가 넓지 않아 다른 절집을 짓기에 한계가 있었을 것 같다.
통일 신라시대에 창건한 절집이고, 고려말 공민왕이 파천을 했으며, 임란 때 승병을 이르켜 나라를 지킨 절집치고는 보물은 커녕 지방 유형문화재 하나 남아 있지 않은 절집이기에 더욱 이곳이 숱한 역사 속에서 어떤 어려움을 거쳐 왔는가? 또 이곳에서 득도를 한 대사나 큰 스님들은 없었는가? 궁금하지만 기록이 없고 남아 있는 흔적이 없기에 알 길이 없어 아쉽다. 역사는 늘 기록과 현존하는 문화재에 의해 전해지기에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주흘산 혜국사 절집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더욱 필요할 것 같다.
◎ 문경 주흘산 혜국사 (惠國寺)
문경의 진산인 주흘산 중턱에 자리 잡은 혜국사(惠國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이다.
혜국사는 문성왕 8년(848)에 신라 보조국사가 창건한 사찰로, 당시에는 법흥사라 하였다. 이 절은 현재 조령산성안에 있다. 고려 말 홍건적의 난 때는 공민왕이 이곳으로 피난하였으며, 임진왜란 때는 청허, 송운, 기허 3대사가 이곳에서 왜란의 위기를 구제한 방책을 세워 나라에 조력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사찰의 이름을 혜국사라고 바꾸었으며, 명실공히 두각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고종 3년(1866)에 화재로 사찰이 불에 타 없어졌으나, 그 뒤 주승 최송봉이 경상도관찰사 이삼현의 도움을 받아 대웅전과 사찰의 일부를 중건하였다. 1926년 봄에는 주지승 고만허와 김룡사 승려 정문흠의 노력으로 다시 공사를 시작하여 7개월 만에 중건하였다.
현재는 대웅전, 산신각, 관음전, 요사 등이 남아 았다.
◎ 혜국사 대웅전
대웅전은 정면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이며, 총 59㎡의 건물이다.
대웅전 안에는 중앙의 본존과 협시보살로 이루어진 목조삼존불좌상(경상북도 유형문화재)이 있다. 불상의 배안에서 발견된 발원문을 보면 수화승 김문이 만들어 숙종 10년(1684)에 인근 금학사(문경읍 마원리, 현재는 폐사됨)에 안치했던 불상임을 알 수 있다.
본존인 아미타불의 좌우에는 각각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협시보살로 있는데, 보관 장식은 화려하지만 영락 등의 장식이 전혀 없으며, 육계가 아닌 상투의 형상을 뚜렷이 하고 있다. 관세음보살은 오른손에 감로수병을 들고 있다.
본존은 하품중생안을 맺었으며, 오른발을 위로 하여 결가부좌한 아미타여래좌상이다.
좌우의 협시보살도 머리 부분이 불상 높이의 1/3에 달할 정도로 큰 귀와, 왜소한 어깨, 상채에 비해 하체부가 과장된 듯한 무릎, 간절한 옷주름 등에서 독특한 조형적 예술성을 보인다.
불단의 왼쪽에는 신중단(신중탱)을
오른쪽에는 지장단(지장탱)과 영단을 두고 있다.
◎ 관음전
종래 대웅전이었던 현재의 관음전에는 백의관음탱이 걸려있고, 작은 금동 관세음보살이 유리곽 안에 봉안되어 있다. 크기는 작지만 가슴에 간략화된 형태의 영락 매듭 장식이 있고, 옷의 주름 흘러내림이 유연하며 높다란 상투 등이 잘 나타나고 있다. 유물로 조선 후기에 조성된 부도 4기가 남아 있다.
혜국사 관음전 백의관음탱
◎ 산신각
산신각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이며, 총 23㎡이다. 내부에는 칠성탱 2점, 산신탱 1점, 독성탱 1점이 봉안되어 있다.
◎ 제하당
그리고 요사는 정면 5칸, 측면 3칸이 팔작지붕으로 총 132㎡의 건물이다.
◎ 육화당
◎ 혜국사 부도
혜국사 해월당 승탑
혜국사 연곡당 출세탑
◎ 혜국사 유래
혜국사는 통일신라 문성왕 8년(846) 보조국사 체증선사가 주흘산 기슭에 법흥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한 사찰이다. 고려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으로 파천한 것을 계기로 나라가 은혜를 입은 절이라는 의미에서 혜국사로 불리게 되었다.
사적기가 없어 자세한 내력을 알 수 없지만 1873년 송창선사와 지장선사가 중창을 했고 근래에 여러 불사를 거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금강문, 대웅전, 만덕전, 산왕전 등의 건물이 있으며 암자로는 인적암과 은선암 용화사가 있었다. 현재는 안적암 만이 보전되어 있다.
1979년에는 신중탱화에서 사리가 나와서 봉안하고 있으며 자영당대사성현출세탑, 해월당 여상지탑, 해월당 탑, 연곡당사신지출세탑 등의 석종형 부도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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