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귀도 여행
5월 어린이 날 연휴 마지막 날 제주도 차귀도를 여행한다. 차귀도는 여행이다. 참으로 아름다운 섬이다. 짙고 푸른 서해를 바라보며 살살 불어오는 바람결이 살갑다. 태고적부터 형성된 화산섬의 독특한 지질구조를 갖고 있는 아름다운 섬 차귀도 무인도에 여행을 왔다.
너른 평원에 펼쳐진 여유로움과 마음을 풀어 제치지 않고는 못배기는 풍광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세월 따라 숨어버린 마음속 그리움이 꿈틀거릴 쯤, 한치의 영혼이라도 남아 있으면 기를 쓰고 훨훨 날고픈 낭만 저편의 흐느낌이 어디서 불어오는지 모를 바람에 실려 그 무한 세계로 사라지는 여행이다.
주체하기가 어렵다. 환희다. 탄성이다. 해안의 아름다운 풍광은 신만이 창조해 낸 걸작이다. 제주의 화산폭발과 수만년 해풍이 만들어 놓은 걸작이다.
이 아름다운 차귀도에 서서 나는 한없이 행복하다.
◎ 차귀도 천연보호구역
천연기념물(2000.07.18. 지정)
차귀도는 죽도와 와도 2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무인도로, 제주도 한경면 고산리 해안에서 약 2km 떨어져 있다. 차귀도 천연보호구역은 주변 경관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가치가 높아서 2000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이곳은 한국에서 기록되지 않은 종들과 생물이 서식하고 있고, 앞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생물의 출현 가능성이 있어 해산물, 동물, 식물 분포론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차귀도라는 이름은 배가 돌아가는 것을 차단했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옛날 중국 호종단이 제주에서 중국에 대항할 큰 인물이 나타날 것을 경계하여 지맥과 수맥을 끊고 중국으로 돌아가려 할 때 한라산의 수호신이 매로 변하여 갑자기 폭풍을 일으켜 이 섬 근처에서 배를 침몰시켰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 차귀도의 역사
차귀도는 예로부터 대나무가 많아 대섬 또는 죽도로 불려왔다. 현재는 무인도이나 1970년대 말까지 7가구가 이 섬에서 보리, 콩, 참외, 수박 등의 농사를 지으며 살았었다. 당시 사람들이 살았던 집터와 연자방아, 빗물 저장시설 등이 남아 있다.
한편 차귀도는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하였다. 1977년 개봉한 "이어도"라는 영화와 1986년 만화를 원작으로 만든 "공포의 외인구단" 의 배경이 되었다. 안성기(감독 역), 최재성(오해성 역), 이보화(엄지역) 등이 주연으로 출연한 "공포의 외인구단"에서 차귀도는 지옥 혼련 장소였다.
◎ 차귀도 장군바위
차귀도의 장군바위는 화산 활동 때 화도에 있던 마그마가 분출되지 않고 굳어져 암석이 된 것이다. 이곳에서는 장군바위(시스텍) 뿐만 아니라 차귀도 형성 초기에 만들어진 응회암과 이후 분출한 용암과 분석 등으로 만들어진 암석을 한곳에서 관찰할 수 있다.
이 장군바위는 아들 5백명 중 막내아들이라는 전설이 내려온다.
◎ 차귀도 풍광
"어무이 어무이 아버지 왔어애"
열흘전에 바다로 나간 아버지가 물귀신이 다되어 땟배를 타고 돌아왔다. 거센 파도에 심한 풍랑과 싸워 간신히 돌아오고 있었다. 몰골로 보아 그동안의 행적을 설명하지 않아도 살아 돌아오기 위해 얼마나 처참한 상황을 이겨냈는지 짐작하고도 남았다.
아버지가 바다로 나간 다음 부터는 으레 온 종일 자갈밭에서 돌맹이를 주워 치마에 담아 자길밭 언저리에 갖다 붓곤 하기를 수도 없이 반복하고 있는 어머니이다. 오늘도 어머니는 바람이 흙먼지를 죄다 쓸어가 버린 천박한 자갈밭에서 그져 끝도 없는 검은 제주 화산암 조각들을 호미로 케어 치마에 담고 옮기길 계속하고 있는 중이다.
어머니의 눈에는 늘 생기가 없이 그저 담장 넘어 먼 수평선을 바라 볼 뿐이다. 어머니는 늘 들릴 듯 말 듯한 소리로 이어도~ 사랑 이어도 사랑~을 중얼 거리거나 어떤 때는 바람에 실려 창을 하는 것 같기도 하였다.
아득히 들려오는 어머니의 소리는 한스럽게 들리기도 하고, 노오란 날개를 훨훨 펼치고 이리 저리 나르는 나비처럼 희망차기도 했다. 어머니는 온 종일 아무말을 하지 않고 그져 그냥 자갈 밭에 구부정히 앉아서 단순한 돌맹이 고르는 작업만 계속 할 뿐이다.
갑자기 어무이 얼굴에 생기가 돈다. 치마에 담았던 돌맹이는 아랑곳 하지 않고 그대로 일어나 집으로 향하는 어머니 뒷 모습은 마치 사자가 먹이를 찾아 공격할 때처럼 기운차고 빨랐다.
과연 살아돌아 올까? 하는 불안함과 그렇다고 바다로 나간 지아비를 붙잡을 수도 없는 상황이기에 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속으로만 속으로만 삭이고 있다가 아버지가 살아 돌아왔다는 말은 듣는 순간 어머니는 제정신이 아니였다.
한 석달을 아버지는 하는 일 없이 숨만 몰아 쉬고 있었다. 갯내음 가득 실은 갯바람이라도 불어 올라치면 아버지는 몹쓸병이 다시 도진것 처럼 찟어진 그물을 수선하곤 했다.
그로부터 열흘 후 또 다시 어구를 챙기고 아버지는 수평선 넘어 먼 바다로 나가고 있었다. 어머니는 눈물을 훔치며 가란소리도 못하고 가지 말라는 소리도 못하는 기구한 운명을 울대로 삼키며 아버지가 사라져 안보일 때까지 바닷가 언덕배기에서 서서 오래 오래 눈물을 흘리다 돌아 왔다.
여전히 어머니는 또 다시 자갈밭과 운명처럼 씨름을 시작하였다. 아버지가 돌아올 기간이 지나도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말이 없어진 어머니는 촛점 잃은 눈방울을 그져 갯바람 불어오는 수평선에 머물고 하루 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었다.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으면 운명처럼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자갈밭에 파뭍히는 것이 어디 어머니뿐이던가? 제주 아낙이 다 그런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기 어려운 신세인 것을~
언제나 바다는 수평선 너머로 지아비를 데려가고 아들을 데려가고 그러고도 수평선은 말이 없고 오늘도 내일도 그저 아늑하기만 하였다.
수평선 너머로 가버린 지아버와 아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제주 먼 바다 아늑한 곳에 이어도가 있어 그곳으로 가는 지아비와 남정내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언제부턴가 알고 있는 터라 이번에도 아버지는 이어도로 갔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아부이가 이번에는 양복차림에 도시 사람이 되어 한참만에 돌아 왔다. 어버지는 말없이 웃묵에 누워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깨어나서도 영혼이 없는 멍청이가 되어 말이 없는 벙어리가 되어 있었다.
"이보소 수정이 아부지! 무슨 말 좀 해보소. 그래 어땟길레 이 양복은 무엇이고 벙어리가 되어 돌아 왔소. 무슨 말을 해야 이내 맘에 맺힌 피멍이 조금이라도 낳아질 것 아니것소"
"수정이 어무이 나 봤소. 나가 이어도를 보았소"
"큰 태풍을 만나 배가 파산되고 간신히 돗대 자락에 몸을 기대어 살아보려 몸부림 치다가 파도에 휩쓸려 아늑한 꿈속으로 떨어지며 정신을 잃었소"
"얼마를 지났는지 모르지만 눈을 떠보니 그곳은 이어도였소. 여인들만 사는 이어도였소. 흰 소복을 입고 머리에는 꽃비녀를 꼽고 너울 너울 춤을 추며 아낙들만 살아가는 섬이였소"
"실바람 타고 불어오는 따뜻한 기온에 만가지 꽃이 활짝 피고 꽃향기가 가득한 섬에는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여인들로 가득한 섬이였소"
아버지는 계속 헛소리를 해대고 있었다. 어찌하여 양복을 입고 저리 정신나간 사람이 되어 어떻게 돌아 왔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던 아버지가 며칠 전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다.
어쩜 아버지는 그 이어도를 그리며 다시 수평선을 넘었는지도 모른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 알 수 없는 이어도 소리만 차귀도 바람결에 실려 귓가를 스치고 있었다.
차귀도에 언제부턴가 선술집이 생겼다. 예쁘장한 여인이 선술집 주인이 되어 장사를 시작한 지 올해로 삼년이 지나고 있다. 선술집은 장사가 잘 되었다. 이 여인도 지아비와 아들을 수평선이 데려 갔다.
영혼없는 헬슥한 얼굴엔 늘 불안한 그늘이 가득했다. 누구든 이 여인과 하룻밤 정을 통해도 누구도 나무라는이가 없었다. 제주에는 그런 불문율이 있었다.
목포에서 들어온 김기자는 이어도에 대한 취재를 위해 이 곳 차귀도를 들렸다. 멀리 바라보이는 수평선 넘어에 이어도가 있을거란 확신을 가진 김기자는 우선 이 선술집에 들려 막걸리 한 대접을 마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이 여인 역시 지아비와 아들을 이어도에 뺏기고 기구한 운명을 숙명처럼 살아가는 제주 여인임을 알게 되었다.
목포에서 이어도를 찾아 취재왔다는 말에 불쑥 여인이 내 뱉었다.
"그 놈의 이어도는 무슨 꿀이 있다고 육지 놈들이 그렇게 환장을 하고 찾아 나선지 모르것소"
"그 섬에 있는 년들이 풍긴 분 냄새가 그리도 좋은지 모른디, 그 분 냄새 잘 못 맞다간 이 세상 골로 간지 아씨요"
"그 년들이 제주 씨를 울겨 파먹는 귀신들이다요. 제주 한라산 삼신 할망구는 그년들을 왜 아직까지 놔두고 있는지 모르겠소"
"제주 한라산 삼신 할망구가 그년들을 없에 불라고 바다 속에 이어도를 통째로 빠쳐 부렀는디, 그 이상한 이어도는 파도가 치면 사라졌다가 파도가 없으면 이내 나타나서 제주 남정내들을 다 잡아가니 한라산 삼신 할망구도 어쩔 수 가 없는 모양입디다. 이어도는 참으로 이상한 섬이랑게요"
" 그 염병할 놈의 이어도를 없애부러야 할 것인디,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치요"
"그런 이어도를 또 한 놈이 찾아 왔으니, 당신도 기구한 운명이 되겠구려"
묻지도 않는 말을 아낙은 신이 나서인지 열불이 나서인지 한이 맺혀 하는지 암튼 이어도에 대한 독설을 증오스럽게 내 뱉어내고 있었다.
막걸리 한잔에 취기가 아련하게 오르니 살랑 살랑 실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이어도에서 불어오는 분냄새인 것같기도 한 살냄새가 노오란 나비처럼 온 몸을 감싸고 너울거린다.
아늑한 수평선에 아른거린 아지랑이가 금새 환상의 이어도가 되어 깊은 나락으로 끝없이 떨어지는 꿈속으로 깊이 잠겨들었다.
◎ 차귀도의 지질
차귀도는 2개의 응회구와 2개의 분석구로 이루어진 복잡한 화산섬이다. 차귀도의 동쪽(부둣가 인근)에 응회환과 분석구가 있고, 서쪽에도 응회환과 분석구가 있다. 각 각 분포하고 있다. 동쪽과 서쪽의 화산은 형성 시기가 크게 다른데 동쪽은 약 40만 년 전 당산봉과 같이 형성되었고, 서쪽은 와도아 같이 25만 년 전에 형성되었다. 일반적으로 마그마가 분출하면 하나의 화산을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차귀도는 한 지점에서 분출 시기를 달리하여 총 4번에 걸쳐 만들어진 화산체가 포개진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형태를 보이는 화산체는 매우 들물어 국제학술지에도 소개되고 있다.
◎ 차귀도의 호송단 전설
호송단은 중국 송나라 복주 사람으로 고려 예종 때에 보문각 대제와 인조 때에 기거사인이 되었다. 고려에 귀화한 호종단은 제주 여러 곳에 고종달의 전설을 남긴 신비의 인물로 전해진다. 특히 탐라에 인물 배출을 꺼리어 곳곳에 압맥으로 산혈을 눌러 놓고 차귀땅을 거쳐 중국 강남으로 돌아가려는데 한라산 호국신이 매가 되어 배의 돛대 머리를 위에 감돌았다. 갑자기 북풍이 몰아쳐 고종달의 배를 쳐부섰으며 그는 섬바위 사이에서 죽었다. 돌아가지 못하게 차단하였다고 하여 차귀라고 불렀다. 조정에서 그 영이를 포상하여 호국신에게 식읍을 하사하고 광양왕으로 삼아 해마다 향폐를 보내어 제사를 지내게 하였다. 조선조에 와서도 제주목으로 하여금 치제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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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귀도
◎ 수월봉
천연기념물 제54호
수월봉은 해발 77m 높이의 제주 서부지역의 조망봉으로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가슴을 시원학[ 해준다. 특히 깍아지른 둣한 수월봉 해안절벽은 동쪽으로 약 2km 까지 이어진다. 이 절벽을 '엉암"이라고 부르며 벼랑 곳곳에는 샘물이 솟아올라 "녹고물" 이라는 약수터로 알려져 있다.
옛날 수월이와 목고라는 남매가 홀어머니의 병구완을 위해 수월봉에 오갈피라는 역초를 캐러 왔다가, 누이인 수월이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자 녹고는 슬픔을 못이겨 17일 동안 울었다고 한다. 이 녹고의 눈물이 곧 녹고물이라고 전하며 수월봉을 "녹고물 오름" 이라고도 한다. 이 곳 수월봉 정상에서 바라보면 차귀도, 누운섬, 당산봉을 비롯하여 광활한 고산평야와 산방산, 한라산이 두루 보이고 날씨가 맑은 날에는 가파도와 마라도까지 보일 정로로 경관이 뛰어나다.
◎ 지질공원이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장소로서 자연, 인문, 사회, 역사, 문화와 전통 등이 결합되어 있으며 지역주민의 경제적 이익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공원을 말한다.
◎ 제주도 지질공원
제주도는 2010년 10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되었으며, 2014년과 2018년에 세계지질공원재인증을 무사히 통과하였다. 또한 제주도는 2012년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되었다. 다양한 화산지형과 지질자원을 지닌 제주는 섬 전체가 지질공원이다. 대표적 지질명소는 섬 중앙에 위치한 제주의 상징 한라산, 수성화산체의 세계적인 연구지 수월봉, 용암돔 대표지역 산방산, 제주도 형성초기 수성화산할동의역사를 간직한 용머리해안, 주상절리가 만든 해안 절경지층이자 100만년전 해양환경을 알려주는 서귀포층, 계곡과 계곡과 폭포의 형성과정을 전해주는 천지연폭포, 해 뜨는 오름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가운데 유일하게 탐방 가능한 만장굴, 독특한 화산지형이자 생태계의 보고인 선흘곶자왈, 섬속의 섬 우도와 비양도, 교래 삼다수마을 등 13개의 대표명소가 있다.
◎ 수월봉 지질공원 지오트레일
수월봉은 지질공원 트레일 행사는 2011년 제1회 행사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매년 트레일 행사가 개최되어 오고 있다. 트레일 행사는 수월봉을 널리 알리는 주요사례로 소개되고 있으며, 2022년 당시만 해도 탐방객이 거의 없던 작은 마을이 2011년을 기점으로 30만명의 탐방객이 매년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 수월봉 정상
수월봉은 약 18,000년 전 뜨거운 마그마가 물을 만나 폭발적으로 분출하면서 만든 고리모양 화산체의 일부이다. 수월봉에서 분출한 화산재는 기름진 토양이 되어 신석기인들이 정착할 수 있는 삶의 터전이 되어 주었다. 수월봉 정상에는 띠, 새, 억새와 더불어 해송, 까마귀쪽나무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가파른 절벽에는 물수리, 매, 바다작박구리, 흑로, 가마우지, 칼새 등이 서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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