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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트레킹길/한라산둘레길

2024.03.01. 제주도 한라산 둘레길2구간 돌오름길 8.0km (보림농장 삼거리 - 기린사슴 오름)

by 하여간하여간 2024. 3. 5.

◎ 제주도 국가숲길 한라산둘레길

 

한라산 둘레길은 해발 600~800m의 국유림 일대를 둘러싸고 있는 일제 강점기 병참로(일명 : 하치마키도로)와 임도, 표고버섯재배지 운송로 등을 활용하여 무오법정사, 시오름, 이승악, 사려니오름, 물찻오름, 비자오름, 거림사슴, 돌오름, 천아수원지 등을 연결하는 80km의 환상 숲길을 말하며 한라산 국립공원으로 집중 되는 탐방객의 분산을 유도하고 역사, 생태, 산림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학습장을 제공하기 위하여 한라산 둘레길을 조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1구간 천아숲길 : 천아수원지 - 보림농장 삼거리 , 8.7km

2구간 돌오름길 : 보림농장 삼거리 - 거림사슴입구, 8.0km

3구간 산림휴양림 : 거림사슴입구 - 무오법정사 입구, 2.3km

4구간 동백길 : 무오법정사 입구 - 돈내코탐방안내소, 11.3km

5구간 수악길 : 돈내코탐방지원안내소 - 이승악, 11.5km

6구간 시험길 : 이승악 - 시험림길 삼거리, 9.4km

7구간 사려니숲길 : 사려니숲길 붉은오름 입출구 - 남조로 사려니숲길, 10.0km

8구간 절물(조릿대)길 : 남조로 사려니숲길 - 절물자연 휴양림, 3.0km

9구간 숫모르편백숲길 : 절물자연휴양림 - 한라생태숲, 6.6km

 

 

◎ 셀렌 마음으로 한라산 둘레길을 걷는다.

한라산 둘레길을 걸어보려고 3월 연휴를 이용하여 목포에서 전날 저녁 12시 페리호에 몸을 싣는다.

고하도 목포대교의 화려함을 뒤로하고 6시간의 긴 야간 뱃길을 거쳐 제주항국제여객터미널에 새벽 6시에 내렸다.

 

제주바람이 상큼하다. 공기가 신선하다. 살 것 같다. 바다에서 오는 이 신선한 바람은 내고향 완도 금당도와 같은 바람이다. 숨을 쉬고 폐 깊숙히 들이 마신 신선한 공기에 생기가 돈다. 제주는 이 공기만으로도 사람사는 곳이다.

 

푸른 바다, 드넓은 유체밭,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드넓은 초록 평원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들, 야자수 나무, 어디를 가나 만나는 구멍이 숭숭 뚫린 화산암 돌담, 끝도 없이 펼쳐지는 삼나무와 오랜지 나무 군락, 파란 하늘 아래 두둥실 떠도는 하얀 뭉개구름, 해안 줄줄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제주 사람들의 모습, 깨끗하고 질서 정연한 거리와 친절한 도민들, 그 무엇보다 어디서나 바라 볼 수 있는 제주 한라산 백록담의 웅장함과 아련함, 그 어느것 하나 아름답지 않는 곳이 없는 이국적인 제주에 발을 딛는다. 

 

언제나 제주에 오면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을 오르려고 제주에 왔지만 오늘은 한라산의 속살을 걸어보려고 제주에 왔다. 한라산 둘레길은 제주의 역사, 문화, 생태, 경관 자원을 만 날 수 있는 소중한 보물이라고 한다. 기대가 된다. 이 소중한 보물을 만날 수 있어 초등학교 소풍 나온 기분으로 설렌다.  

 

원래 계획은 1구간부터 4구간까지 걸으려 했는데 첫날 1~2구간을 걷고 하룻밤을 보낸 사이 봄을 안고 내리는 춘설이 많이 내려 제주 산간 출입이 통제다. 1000m 이상 고지는 도로가 빙판이 되어 교통이 통제란다. 긴급히 계획을 바꾸어 7구간과 8구간을 걷기로 한다. 눈이 많이 내려 추울까 걱정이 태산이였는데, 오후들어 금새 날씨가 풀려 예상보다 춥지 않고 하늘마져 열려 기분 좋은 한라산 둘레길을 걸었다.

점심을 먹고 1구간에 이어 한라산 둘레길 2구간 돌오름길을 걸어보자.

한라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생각나는 것들을 약간의 픽션을 가미한 이야기로 올린다. 이야기 내용과 사진은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미리 밝혀 둔다. 

  

◎제주도 한라산둘레길2구간 돌오름길 8.0km (보림농장 삼거리 - 기린사슴 입구)

한라산 둘레길 2구간인 돌오름길 시작 이정목

 

자연을 만나는 환상숲길 한라산 둘레길 2구간 돌오름길에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2구간 돌오름길을 출발한다.

 

돌오름길 1번 (보림농장 삼거리 0.2km, 거린사슴오름 7.8km) 이정목을 지난다. 2구간 역시 1구간과 마찬가지로 조릿대가 울창한 제주 특유의 서어나무 숲길을 걷는다.

 

돌오름길 2번 (보림농장 삼거리 0.7km, 거린사슴오름 7.3km) 이정목

 

돌오름길 2구간은 비교적 완만하게 내리막 길의 연속이다. 걷기에 쉽다. 속도를 낸다. 오전 날씨는 바람이 거칠게 불고 차가운 기운이 엄습하더니 오후들어 바람도 잠잠해지고 기온도 올라 따스한 가운데 하늘이 열려 파란 하늘을 벗삼아 길을 걷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돌오름길 3번 (보림농장 삼거리 1.2km, 거린사슴오름 6.8km) 이정목

 

 

참 이상한 일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어제 밤 꿈속에서 일어난 일은 까막득히 잊곤하는데, 오늘은 왠지 어제 밤 꿈속에서 일어난 일이 둘레길을 걷는 동안 생생하게 기억나니 말이다.

 

바다가 부른다. 노을이 붉은 커튼을 치고 하늘이 서서히 저물어 가는 동안 어디선가 부르는 막연한 소리에 홀려 바닷가로 나갔다.

 

금새 하늘은 닫치고 바다는 짙은 청색 옷을 입고 너울 너울 춤을 춘다. 

 

바람이 분다. 제주 바람이다. 바람에 실여 수평선을 안고 춤을 추는 파도는 해안에 부딪쳐 흰 포말을 일으키며 사라지고 또 이어 파도는 계속하여 춤을 춘다. 저리 예쁘게 포말 가루를 휘날리며 다가오는 바람이 누군가의 가슴을 활짝 열고 있다. 흰 포말과 어떤 밀담을 나누었길레 한 순간 바다는 저리 예쁘고 흥분된 파도를 나부끼며 너울 너울 춤을 출까? 아마 영원히 너를 잊지 못해라고 했을까? 수년 전 한 바다로 나가 아직 돌아오지 않는 지아비를 그리워한 제주 아낙의 애닮은 소식을 전해 들어서 일까?

 

돌오름길 4번 (보림농장 삼거리 1.7km, 거린사슴오름 6.3km) 이정목

 

그날 그리도 차가운 섣달 그음 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끌려가 아직도 소식이 없는 아들에 대한 사무치는 가슴 응어리를 풀어내지 못한 제주 어미의 한스러움을 알아차리고 있어서 일까? 여인은 마냥 포말에 빠져 한참을 응시하고 있다. 화산암으로 울퉁 불퉁한 제주 바닷가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고 벌써 2시간 째 마치 산 송장이 미이라가 된 것처럼 뚫어져라 바다만 바라보고 있다가 이내 고개를 서서히 들어 멀리 수평선을 바라본다. 

 

돌오름4번 이정목에서 걸어야 할 방향의 둘레길을 담는다.

 

그 아늑한 바다 끝에는 이어도가 있다고 했다. 아마 여인은 그 이어도를 생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어도는 환상의 섬으로 이상에서 못다 이룬 꿈을 이루게 해 주는 신비의 섬이라고 한다. 이어도에 가면 지아비도 만나고 사랑하는 아들도 만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저리 애타게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지 모른다. 

 

포말은 이 여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철석 철석 바람 따라 이 순간에도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석양이 서서히 붉은 노을을 그치고 짙은 청색의 그림자로 숨어들어 갈 때 비로소 여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어딘지 모를 힘든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곳 지점에서 둘레길은 90도 왼쪽으로 꺽여 돌아 간다. 곧장 가면 돌오름으로 가는 길이다. 혹여 돌오름을 오르고 싶은 사람은 곧장 걸어 돌오름을 오르고 나서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둘레길을 걸으면 된다.

 

 

돌오름길 현위치 보림농장 삼거리에서 2.2km지점이다.

 

돌오름 입구는 150m를 곧장 가면 된다. 혹여 1139번 도로로 가려거든 반대 방향으로 3.7km를 가야 한다. 여기서 보림농장 삼거리까지 2.2km이니, 보림농장 삼거리를 거쳐 1.5km를 가면 1139번 도로와 만난다. 보림농장에서 점심을 먹고 2구간이 힘든 일부 산우님들은 버스를 타기 위해 1.5km 길을 걸어 1139번도로에서 기다린 버스를 향해 가기도 했다.

 

현위치도 : 보림농장 삼거리에서 2.2km 지점인 정자(쉼터)가 있는 곳이다.

 

돌오름길 5번 (보림농장 삼거리 2.2km, 거린사슴오름 5.8km) 이정목.

이곳에서 둘레길은 90도 왼쪽으로 꺽여 돌아간다.

 

정자(쉼터) 앞 돌오름길 5번 이정목

 

돌오름길 6번 (보림농장 삼거리 2.8km, 거린사슴오름 5.2km) 이정목

 

돌오름길 현위치 표지판

 

색달천 계곡을 건너서

 

색달천 계곡

용암이 흐르면서 형성된 계곡으로 화산암반의 계곡이다.

 

이곳 표고버섯 삼거리에서 한라산 둘레길은 90도 꺽어 왼쪽을 향한다. 주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그녀는 바람을 무척이도 좋아 한다. 삼나무가 우거진 길다란 숲길에서 만나는 제주의 바람은 여러 느낌으로 다가온다. 훈풍 같기도 하고 쌀쌀하기도 하고 웅웅거리기도 하고 재잘거리기도 한 바람이 따스하게 불어온다. 멀리 한라산 눈길을 밞고 어느 오름을 타고 넘어온 바람이 살갖을 부드럽게 스친다. 마음속 아늑함을 살포시 어루만지며 유체꽃 꽃잎으로 불어온다. 숭글 숭글 구멍이 난 화산암을 타고 넘어온 바람이 동백꽃 붉은 사연을 귓가에 속삭인다.

 

이쯤에서 제주의 바람에 혼을 빼앗기지 않고 배길 재간이 없다. 온 혼을 빼앗겨 휘청거려도 좋다. 그저 제주 바람에 실려 한없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도 좋다. 스멀 스멀 기어올라 한라산 백록담을 넘어도 좋다. 못다 이룬 사랑을 노래해도 좋다. 이루지 못한 사랑을 찾아가도 좋다. 헤어지고 소식이 없는 그이를 그리워해도 좋다.

 

2구간 돌오름길 현재 위치 : 표고버섯재배 삼거리

표고버석재배 삼거리는 정자(쉼터)에서 2.6km를 지나 온 지점이다.

 

돌오름길 7번 (보림농장 삼거리 3.3km, 거린사슴오름 4.7km) 이정목

 

그녀는 아주 오래 전에 돌아가신 아버님을 떠올린다. 왠지 모를 그리움이 울대를 타고 진하게 사무쳐 내린다.

 

그날도 아버지는 허풍 가득 불뚝 배를 이리 저리 기우뚱거리며 넉살 좋게 막걸리 한잔에 취해 그저 고래 고래 흘러간 고복수 단장에 메아리 고개를 불러 제치며 재 넘머 잔등을 이리 저리 돌아 걷고 있었지. 어느 순간 피맺힌 서러움에 가슴을 쥐어뜯듯 목소리는 잠기고 눈 덮인 한라산 백록담을 바라보며 하염없는 눈물을 주룩 주룩 두 빰에 적시며 기울어져 간 초가 희미한 등불 아래로 기어들고 있었다. 꺼져갈 듯 말 듯한 희미한 호롱불을 싸리 대문에 걸어 놓고 매서운 눈알을 부라리며 누군가를 집어 삼킬 듯한 고약한 불꽃 튀는 눈망울로 사릿문을 응시하며 한참을 바라보다 제풀에 꺽여 사람키 보다 낮은 초가집 안방으로 기어 들어가곤 하였다.

   

출에 취해 술주정을 하는지? 오랜 세월 세파에 시달려서 그런지? 콜록 콜록 잔 기침을 하면서도 꾸역 꾸역 이불속에서 소리없이 우는 아버지의 울음소리는 처량하다 못해 알수 없는 분노로 변해가고 있었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매일 밤 아버지는 누군가를 그리도 그리워 울부짖다 먼 세상으로 갔다.   

 

그날 온 동네가 불이 나고 초가 삼간이 불타 잿더미로 변하여 없어지는 동안 오빠는 무서워 소리없이 도망쳐 산속으로 들어갔다. 어렸을 적 일이라 아련하게 느껴지는 오빠의 흔적이 나에게 그리 남아 있지 않았다. 아버지는 한번도 오빠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날 저녁 아들이 산속으로 도망 칠 때 어머니는 건너방 불속에서 아들이 죽는 줄 알고 불속으로 아들을 구하려 들어가 끝내 돌아 나오지 못했다.

 

실성을 한 아버지는 오랫동안 자폐증상으로 횡설수설 거리다가 하루 해를 보냈다. 내가 읍내에 가서 동냥으로 한푼이라도 벌어오면 금세 막걸리 값으로 탕진을 하고 히죽 히죽 웃고 사는 것이 아버지 모습이였다. 

 

2구간 돌오름길 현재 위치 : 송신탑 삼거리

 

후미에서 부지런히 걸어노는 대원들

 

송신탑 삼거리에 세워진 송신탑

 

그 일이 있기 전 우리 가족은 참으로 다복한 시간이였다. 흰눈이 내리면 아버지와 아들은 눈설매를 타고 이리 저리 돌아다녔다. 춘삼월 온갖 꽃이 피고 초록이 찾아오면 오빠와 아버지는 온 산천을 들쑤시고 돌아다니며 먹거리를 구해 오느라 신바람이 났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무척이도 사랑하셨다. 정성스런 밥상에 맛있는 저녁을 드시면서 아버지는 어머니 없인 하루도 못 살 거라고 농담 삼아 늘상 이야기 하곤 했다. 한라산에 연달레가 피어나면 예쁜 꽃을 한아름 따 짊어지고 와서 어머니 머리에 꽃아 주며 좋아하신 두 분의 모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돌오름길 8번 (보림농장 삼거리 3.8km, 거린사슴오름 4.2km) 이정목

 

2구간 돌오름길 현재 위치 

굴거리 나무

제주 한라산에는 잎이 넓고 겨울에도 초록잎을 간직한 굴거리 나무가 한라산 전체에 널리 분포하고 있다. 추운 제주 겨울을 이겨내는 강인한 생명력의 나무이다.

 

 

왜 그날 온 동네가 불타 없어졌는지? 오빠는 산으로 들어가 돌아 오지 않았는지? 어머니가 불에 타 죽고 아버지는 왜 실성하여 저리 미쳐 돌아다는지? 내가 나이를 어느 정도 먹고 세상 물정에 관심이 가져질 때 알았다. 

 

너무도 슬프고 그립고 보고픈 어머니 목소리가 한라산 골짜기 바람이 되어 귓가에 쟁쟁거릴 때 주체할 수 없는 그리움에 눈물이 두 빰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지금이라도 금방 "순금아" 하고 오빠가 희미한 사릿 대문을 열고 찾아 들어올 것 같은 착각에 빠져 대문을 바라 본 것이 얼마나 많은 시간이였던가?

 

돌오름길 9번 (보림농장 삼거리 4.3km, 거린사슴오름 3.7km) 이정목

 

2구간 돌오름길 현재 위치

 

오빠는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군경에 잡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고 들었다. 오빠는 아주 어린 나이에 무슨 사상같은 것을 모르는 철부지 였는데, 세상에 한 많은 세상을 잘못 타고 나서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웅덩이에 모다 쓸어 넣고 총질을 하고 흙으로 덮어 생매장을 해 버린 악독한 세상을 만나 짧은 세상을 등졌다. 그 곳이 어딘지 아직도 알 수가 없다. 살아돌아 온 이가 없으니 누구도 증언 해준 사람이 없어 수 십년을 가슴 앓이만 하다가 세월이 흘러 이제 나는 어른이 되었다.

 

돌오름길 10번 (보림농장 삼거리 4.8km, 거린사슴오름 3.2km) 이정목 

용바위 꼬리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아버지가 그리도 그리워하며 기다린 것이 아들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리워 미치도록 한라산을 헤메고 다녔던 시절이 있었다. 세월은 그런 아픔을 잘도 먹어치운다. 어쩔수 없이 살아야 하기에 질긴 목숨을 끓지 못하고 고아가 되어 살아온 세월 앞에 모든 것은 아련해 진다.  

 

돌오름 어느 산골짜기인지? 기린사슴오름 어느 산골짜기인지 알 수 없는 서러움이 그져 비가 되고 눈이 되어 흘러내리고, 바람이 되어 윙 윙 불어온다. 

 

훠이 훠이~ 망자야 그곳에서는 좋은 세상 만나 복되게 살거라. 이념대립이 없는 원수지간이 없는 세상에 태어나 싱글벙글 웃고 살거라.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에 태어나 당당히 사람답게 가슴 열고 살거라. 너도 나도 꽃 같이 예쁜 사람 대접 받고 살거라. 

훠이 훠이~ 몹씁 세상 피 맺힌 원수지간 미움 없는 세상에 태어나 서로 웃고 쓰다듬으며 행복하게 살거라.

훠이 훠이 망자여~

 

제주 4.3을 생각하며 둘레길을 걷다가 꿈에서 깨어나듯 둘러보니 어느 순간 용바위까지 와 버렸네

 

 

용바위다. 지금부터는 한라산 지질공부를 할 시간이다.

 

◎ 용바위

이 구간 중간부에 둘레길을 개설하면서 용바위라고 이름 붙여진 곳이 있다. 마치 용의 비늘과 같이 현무암의 바위들이 산등성이를 따라 일직선으로 배열되어 있다. 어떤 것은 소규모로 직선의 암맥상으로 서 있는 모습이다. 

 

암석은 돌오름 주변에 넓게 분포되어 있는 법정동 조면현무암이다. 이 용암류는 한라산 정상부에서 분출하여 한라산 백록담 서사면의 고지대를 덮고 있는 용암류이다. 주로 매우 젊은 분석구에서 유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용암류는 분석구 뿐만아니라 한라산 고지대의 경사면에서도 분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크게보아 현무암류의 분출형태중의 하나인 열하분출의 흔적으로 보인다. 열하분출은 틈새분출이라고도 한다. 

틈새분출은 한라산과 같은 화산체의 분출형태 중의 하나로서 길게 이어진 화산구조선을 따라 마치 분수가 물을 뿜어내듯이 일직선상으로 붉은 용암을 뿜어내는 분화의 한 방법이다.

 

용바위 인증 한장 남기고

 

돌오름길 용바위 현위치

 

  

◎ 돌오름길 편상절리가 발달한 하천

출발지인 거린사슴오름에서부터 돌오름까지 전체적으로 법정동 조면현무암으로 구성 되어 있다. 중간에 조면암으로 이루어진 구산을 일부 통과하게 된다. 상류부에 위치한 민머루오름에서 유출된 한라산 조면암으로 영실과 같은 종류의 암석이다.

 

한라산조면암류가 분포하는 곳의 하천 바닥에서 매우 얇은 판상절리가 잘 발달된 폭포를 볼 수 있다. 한라산의 경사지를 따라 열하분출의 흔적인 용바위가 이 구간의 중간지점에 위치하여 잠시 쉬어가는 지점이 되고있다.

 

한라산둘레길이서는 두 가지의 특징적인 화산지형을 만나게 딘다.  하나는 한라산 고지대와 저지대를 가로지르면서 형성된 둘레길의 루트 때문에 길은 비스듬이 경사진 사면을 가로지르며 형성된다. 높은 지형은 한라산 방향이고 낮은 지형은 바닷쪽이다. 또하나는 연속적으로 나타나며 길을 가로막는 하천의 출현이다.

 

제주의 하천은 간천으로서 평상시에는 물이 없는 하천의 모습이다. 강우시에만 이곳을 통하여 많은 양의 강우를 하류로 흘러보낸다. 제주의 하천은 보통 3~4차수의 하천으로 둘레길에서는 보통 1차수 내지는 2차수의 상류에 해당된 매우 얇고 정규적인 판상절리가 특징적이다. 화산암에서 흔히 관찰되는 절리는 주상절리와 판상절리로 구분된다. 특히 두께가 수 cm 정도로 매우 얇은 수평절리는 제주에서는 보통 조면안산암이 발달한 하천에서 주로 관찰된다.

 

돌오름길 11번 이정목을 향하여

 

돌오름길 11번 (보림농장 삼거리 5.3km, 거린사슴오름 2.7km) 이정목

 

돌오름길11번 이정목에서 바라본 가야할 방향의 둘레길 풍광

 

돌오름길 12번 이정목을 향하여

 

돌오름길 12번 (보림농장 삼거리 5.8km, 거린사슴오름 2.2km) 이정목

 

돌오름길 12번 이정목 앞에 현 위치

 

돌오름길 12번 이정목에서 가야할 방향의 둘레길 풍광

 

한참을 걷다보면 둘레길은 이곳에서 급하게 90도 오른쪽으로 꺽여 내려간다.

 

꺽인 곳에서 가야할 방향의 내림 둘레길

 

돌오름길 13번 이정목을 바라보며

 

돌오름길 13번 (보림농장 삼거리 6.3km, 거린사슴오름 1.7km) 이정목

 

돌오름길 13번 이정목에서 가야할 방향의 둘레길 풍광

 

 

한번 더 둘레길은 90도로 오른쪽으로 꺽이고

 

 

 

이곳에서 둘레길은 5시 방향으로 꺽인다.

오던길을 곧장 가면 영실입구 버스정류소로 가는 길이다.

 

돌오름길 현위치도

 

급하게 5시 방향으로 꺽여 가는 둘레길

 

돌오름길 14번 이정목을 향하여

 

돌오름길 14번 (보림농장 삼거리 6.8km, 거린사슴오름 1.2km) 이정목

 

돌오름길 14번 이정목 현위치

 

돌오름길 14번 이정목에서 가야할 방향의 둘레길 풍광

 

편안한 둘레길에는 제주 특유의 사철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나지막히 땅에 기울어 마치 넝굴 식물처럼 자라고 있는 이 식물의 이름은 무엇일까? 많이도 분포되어 있다.

 

용의 등뼈 같은 암석을 드러낸 계곡을 건넌다.

 

용일까? 도마뱀일까?

 

돌오름길 15번 이정목을 향한다.

 

돌오름길 15번 이정목 현위치

 

돌오름길 15번 (보림농장 삼거리 7.3km, 거린사슴오름 0.7km) 이정목

 

돌오름길 15번 이점옥에서 가야할 방향의 삼나무 둘레길

 

한참을 내려 왔나? 이제 서서히 2구간 종점이 다가온다. 한라산 둘레길 출입 안내센터가 눈에 들어오고

 

 

◎ 한라산 둘레길 제주조릿대 구간  

 

제주조릿대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 생물권 보전지역에서 서식하는 제주특산 식물이다. 잎은 엽록소, 미네랄, 비타민, 아미노산, 폴리페놀 등이 풍부하여 예로부터 다양한 질병의 약재로 사용되어 왔다.

제주조릿대는 혹독한 추위와 적설을 견디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60~100여년간 생존하며 일상에 딱 한번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뒤 사멸하는 식물로도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제주도에서는 큰 가뭄과 역병이 돌면 제주조릿대가 열매를 맺어 사람들의 기력을 회복시켜주는 구황식물이라고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조릿대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 및 화장품 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둘레길 2구간 돌오름길 종점이다. 

 

2구간 종점인 거린사슴오름길 입구(서귀포자연휴양림 입구)이다. 여기서부터 3구간 산림휴양길이 시작된다.

 

한라산 둘레길 3구간 산림휴양길은 이곳에서 부터 시작하여 서귀포 자연휴양길을 걷는다. 

 

2구간 돌오름길 종점인 거린사슴오름 입구 현위치도이다.

2구간 돌오름길은 이곳에서 마감하고 이제부터는 3구간 산림휴양길이다. 

현위치도에 1139번 버스정류장 까지 표시되어있는 것은 종점을 서귀포자연휴양림입구까지를 표시 한 것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2구간을 마감하고 이제 3구간을 시작하여야 한다.

 

우리를 기다린 버스가 서귀포자연휴양림 입구에서 기다린단다. 그래서 서귀포자연휴양림을 찾아 시멘트 도로를 따라 걷는다.

 

걷다 보면 제주 특유의 장례문화를 만난다. 묘지 주변으로 정성스레 사각 돌담을 쌓아 묘지를 야생동물이나 말들의 공격으로부터 온전히 보호하는 형태이다. 후손들의 정성이 가득하다. 아마 가장 토속적이고 아름다운 장례 문화가 아닌가 싶다. 

 

왜 이렇게 돌담을 쌓고 정성을 들려 조상들의 묘역을 보살필까?

 

제주에는 육지보다 많은 것이 바람, 돌, 여자라고 한다. 그 중에서 여자가 많다는 것은 남정내들이 먼 바다로 나가 고기잡이를 하다가 큰 풍랑을 만나 죽어 돌아오거나 생사도 모르게 돌아오지도 않는 경우가 무지기 수이기 때문이리라. 그만큼 제주 살이가 고달프고 위험한 삶이였을 것이다.

 

그들에겐 자신들의 삶을 보호해주는 절대적인 신이 간절했을 것이다. 그래서 제주에는 토속 신앙이 많다. 어느 경우 뱀을 숭상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중에 돌아가신 조상들이 그 후손들을 하늘에서 보호해 줄거라는 강한 믿음이 토속적으로 생겼을 것이고 그 정성은 육지보다 강렬하여 돌아가신 조상들의 묘지를 가꾸는 정성이 남달랐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오랜 풍습이 토속신앙이 되어 이렇게 견고한 아름다운 사각 묘지 돌담을 쌓았고 오늘 나는 이 아름다운 제주 사람들의 조상 숭배 사상에 깊은 감동을 받으며 오랫동안 발길을 멈춘다. 제주 곳곳에는 이런 묘지 사각 돌담이 많다.

 

서귀포자연휴양림 입구로 가기 위해 1139번 도로에 오니, 거림사슴오름길-돌오름구간 한라산 둘레길은 150m 화살표 방향으로 가면 있다는 안내표시를 만난다. '여기서 부터가 한라산 둘레길이다.' 라고 착각하지 말길 바란다. 

 

오던길을 돌아보고

 

셀카로 인증도 한장 남기고

 

1139번 도로인 1100도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한라산 둘레길 안내도를 만난다. 현위치를 잘 살펴야 한다.

 

 

1139번 도로와 만나는 한라산둘레길 산림휴양길과 숲길 산책로 시작점 

 

한라산둘레길 산림휴양길 3구간은 서귀포자연휴양림 숲길 산책로와 일치한다.

 

1139번 도로와 만나는 숲길산책로 입구에서 한라산둘레길 3구간 산림휴양길 인증 한 장

 

서귀포자연휴양림으로 가는 한라산 둘레길 3구간인 산림휴양길은 지방도 1139번 도로를 건너 이어진다.

 

지방도 1139번 도로인 1100도로를 건너서 서귀포 자연 휴양림으로 들어선다.

 

저기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가 보이고

 

서귀포자연휴양림 안에는 늦은 복수초가 활짝이다.

 

오늘 오후 날씨가 풀리고 바람이 없어 비교적 쉽게 내리막 둘레길을 걸었다. 제주의 독특한 지질구조도 공부하며 제주 서쪽 중산간 지역을 통과하는 한라산 둘레길 2구간 돌오름길 8.0km(보림농장 삼거리 - 기린사슴오름 입구)를 걸으며 만난 이야기들을 마무리 한다.

 

내일은 3~4구간을 걷기로 했다. 날씨가 좋았으면 하는 바램을 안고 버스에 오른다.

 

그러나 자고 일어나니 봄을 안고 내리는 춘설이 온 한라산을 하얀 백색의 세상으로 만들어 모든 구간이 출입 통제가 되었다. 눈이 왔지만 접근이 가능한 7~8구간을 걷기로 계획을 바꾸어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