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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트레킹길/한라산둘레길

2024.03.01. 제주도 한라산 둘레길 1구간 천아숲길(천아수원지 - 보림농장 삼거리, 8.7km)

by 하여간하여간 2024. 3. 4.

 

◎ 제주도 국가숲길 한라산둘레길

 

한라산 둘레길은 해발 600~800m의 국유림 일대를 둘러싸고 있는 일제 강점기 병참로(일명 : 하치마키도로)와 임도, 표고버섯재배지 운송로 등을 활용하여 무오법정사, 시오름, 이승악, 사려니오름, 물찻오름, 비자오름, 거림사슴, 돌오름, 천아수원지 등을 연결하는 80km의 환상 숲길을 말하며 한라산 국립공원으로 집중 되는 탐방객의 분산을 유도하고 역사, 생태, 산림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학습장을 제공하기 위하여 한라산 둘레길을 조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1구간 천아숲길 : 천아수원지 - 보림농장 삼거리 , 8.7km

2구간 돌오름길 : 보림농장 삼거리 - 거림사슴입구, 8.0km

3구간 산림휴양림 : 거림사슴입구 - 무오법정사 입구, 2.3km

4구간 동백길 : 무오법정사 입구 - 돈내코탐방안내소, 11.3km

5구간 수악길 : 돈내코탐방지원안내소 - 이승악, 11.5km

6구간 시험길 : 이승악 - 시험림길 삼거리, 9.4km

7구간 사려니숲길 : 사려니숲길 붉은오름 입출구 - 남조로 사려니숲길, 10.0km

8구간 절물(조릿대)길 : 남조로 사려니숲길 - 절물자연 휴양림, 3.0km

9구간 숫모르편백숲길 : 절물자연휴양림 - 한라생태숲, 6.6km

◎ 셀렌 마음으로 한라산 둘레길을 걷는다.

한라산 둘레길을 걸어보려고 3월 연휴를 이용하여 목포에서 전날 저녁 12시 페리호에 몸을 싣는다. 고하도 목포대교의 화려함을 뒤로하고 6시간의 긴 야간 뱃길을 거쳐 제주항국제여객터미널에 새벽 6시에 내렸다. 제주바람이 상큼하다. 공기가 신선하다. 살 것 같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이 신선한 바람은 내고향 완도 금당도와 같은 바람이다. 숨을 쉬고 폐 깊숙히 들이 마신 신선한 공기에 생기가 돈다. 제주는 이 공기만으로도 사람사는 곳이다.

 

푸른 바다, 드넓은 유체밭,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드넓은 초록 평원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들, 야자수 나무, 어디를 가나 만나는 구멍이 숭숭 뚫린 화산암 돌담, 끝도 없이 펼쳐지는 삼나무와 오랜지 나무 군락, 파란 하늘 아래 두둥실 떠도는 하얀 뭉개구름, 해안 줄줄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제주 사람들의 모습, 깨끗하고 질서 정연한 거리와 친절한 도민들, 그 무엇보다 어디서나 바라 볼 수 있는 제주 한라산 백록담의 웅장함과 아련함, 그 어느것 하나 아름답지 않는 곳이 없는 이국적인 제주에 발을 딛는다. 

 

 

언제나 제주에 오면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을 오르려고 제주에 왔지만 오늘은 한라산의 속살을 걸어보려고 제주에 왔다. 한라산 둘레길은 제주의 역사, 문화, 생태, 경관 자원을 만 날 수 있는 소중한 보물이라고 한다. 기대가 된다. 이 소중한 보물을 만날 수 있어 초등학교 소풍 나온 기분으로 설렌다.  

 

원래 계획은 1구간부터 4구간까지 걸으려 했는데 첫날 1~2구간을 걷고 하룻밤을 보낸 사이 봄을 안고 내리는 춘설이 많이 내려 제주 산간 출입이 통제다. 1000m 이상 고지는 도로가 빙판이 되어 교통이 통제란다. 긴급히 계획을 바꾸어 7구간과 8구간을 걷기로 한다. 눈이 많이 내려 추울까 걱정이 태산이였는데, 오후들어 금새 날씨가 풀려 예상보다 춥지 않고 하늘마져 열려 기분 좋은 한라산 둘레길을 걸었다.

 

우선 1구간 천아숲길부터 걸어보자.

한라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생각나는 것들을 약간의 픽션을 가미한 이야기로 올린다. 이야기 내용과 사진은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미리 밝혀 둔다. 

  

◎제주도 한라산둘레길1구간 천아숲길 8.7km (천아수원지 - 보림농장 삼거리)

 

 

◎ 한라산둘레길 1구간 천아숲길(8.7km) 트레킹

천아숲길 입구 한라산둘레길 표지판 

참으로 헛갈린다. 천아수원지에서 돌오름구간인 한라산둘레길인 천아숲길 시작점이 2.2km가면 있다는 표지판이다.

 

1구간 천아숲길 코스 안내 : (천아숲길 입구) - (2.2km) - 천아수원지 - (1.7km)- 임도삼거리 -(3.5km)- 노로오름 삼거리 - (3.5km) - 보림농장 삼거리

 

천아숲길 입구 한라산둘레길 표지판에서 인증 한 장하고

 

긴 아스팔트 길을 걷는다. 가다 보면 천아 표고버섯 농원 표지석을 지난다. 이 길은 천아숲길의 시작점인 천아수원지까지 가는 아스팔트 길이다.

 

양 옆으로 솔향 가득한 소나무 숲길이 반긴다. 아침 공기가 생쾌하다. 어디서나 느끼는 제주의 신선함을 만끽한다.

 

제주 조릿대 : 잎이 넓고 잎 가장자리에 흰줄이 있다. 마치 꽃 잎처럼 아름답다. 거대한 군락을 이루면서 펼쳐지는 제주 조릿대의 향연은 또 하나의 볼거리다. 

 

아스팔트가 끝나고

 

오른쪽으로 꺽여

 

내려가면 천아계곡인 1구간 시작점인 천아수원지 입출구를 만난다.

 

이곳이 천아 숲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이곳 천아숲길입출구(천아계곡)부터 돌오름길 입출구(보림농장 삼거리)까지 8.7km이 천아숲길 1구간이다. 

 

자연을 만나는 한라산둘레길 1구간인 천아숲길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날까? 

 

1구간 천아숲길 안내판(천아계곡 - 임도삼거리 - 노로오름 삼거리 - 보림농장 삼거리)

 

후미가 오는 동안 잠시 쉬었다가

 

천아계곡은 어리목계곡에 흐르는 광량천과 살핀오름과 붉은 오름 사이로 흐르는 천이 만나 이룬 계곡이다.

 

천아계곡 인증 한 장 하고

 

 

천아계곡 방향을 표시하는 한라산둘레길 이정목

 

천아계곡을 건너면

 

한라산 둘레길 1구간과 2구간 안내도를 만나고

 

오래 전에 세운 한라산둘레길 표지 이정목도 만난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안내판 

 

◎ 숨은 물뱅듸(산림습지 및 산림 내 계곡천)

 

자료사진

 

고산습지이며 물이 잘 빠지는 화산지역에 있는 산지습지다. 멸종위기 동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는 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삼형제오름길에 있으며 2015년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었다.

 

제주조릿대와 상큼한 공기가 둘레길 아름다움을 더한다. 대원님들의 마음도 덩달아 새롭다.

 

둘레길을 걷다 보면

 

저런 괴목이 많다. 바위 위에 뿌리를 내리고 오랫기간 비바람에 버터온 강인한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우리네 삶도 저리 처절하게 살아오지 않았나 쉽다. 앞으로도 잘 버티고 튼튼히 자라 무한한 생명의 숨결을 향유하길 바란다. 

 

가파른 오름길은 대원들을 힘들게 하지만 맛있는 비빔밥 양념처럼 산행의 묘미를 더해 주기도 한다.

 

서로를 격려하며 여유롭게 오른다.

 

숨을 헐떡이고 올라 왔더니 한라산둘레길은 이정표가 반긴다.

 

제주한라산 어디에서도 흔하게 볼 수있는 것이 조릿대이다. 울창하게 자랐다. 싱싱함이 살아 있는 생명력을 자랑한다.

 

새우란이 긴 겨울 잠에서 깨어나 푸르고 싱싱한 예쁜 모습으로 어께를 활짝펴고 있다. 올봄의 찬연한 향연을 꿈꾸면서 말이다. 화려한 꿈이 펼쳐지길 기원한다.

 

평범하면서도 긴 길을 끝임없이 걷는다. 공기는 맑고 상큼하다. 제주 특유의 깨끗함이 전해 온다.

 

천아숲길 2번 이정목(천아수원지 0.9km, 보림농장 삼거리 7.8km) 앞으로 가야할 길이 7.8km남았다는 표시이다. 앞으로 이정목을 중심으로 후기를 작성한다.

 

농장길을 걸어서

 

계곡도 지나고

 

제주 한라산 계곡은 물이 말랐다. 화산암은 비가 오면 금새 땅 속으로 물이 흘러들어 간다. 폭우가 내리면 계곡물이 되어 순식간에 큰 물줄기로 흘러 내린다. 이곳은 물이 많을 때는 폭포가 되어 흐른 구간이다.

 

둘레길을 걷는 동안 크고 작은 계곡을 만난다. 독특한 제주 화산암의 계곡들이다.

 

어떤 곳에는 물이 담겨 있다. 육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웅덩이지만 한라산에서는 희귀하게 보인다.

 

천아숲길 3번 이정표( 천아수원지1.4km, 보림농장 삼거리 7.3km) 

 

임도 삼거리이다. 둘레길은 왼쪽으로 꺽여 돌아간다. 곧장 가면 알바이다. 주의가 필요한 구간이다.

 

길이 의심스러우면 주변을 둘러보아라. 반드시 이정표시가 있을 것이다.

 

제주 조릿대가 수를 놓고 소나무가 울창한 임도를 걷는다. 이 길은 일본이 우리나라 산림을 수탈하기 위해 건설한 임도이다. 자존심이 상하지만 이 길을 이용하여 둘레길을 만들어 놓았다. 일제를 생각하면 억울하고 분통이 터진다. 

 

역사의 흐름을 돌이켜 보면 당시의 국제정세에 위정자들이 얼마나 아둔하고 아닐 했으며, 외침에 대하여 무기력했는가? 속이 터질 지경이지만 지금도 마찬가지로 국제정세에 어둡고 외교력을 상실하면 나라꼴이 어찌되는지? 작금에 일어난 중동지역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절실히 느끼고 있는 일이다. 일본 침략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질 일이지만 지금도 똑바로 정신차리고 나라를 바로 새워야 할 일이다.

 

한라산 둘레길엔 조렛대가 무성하다.

 

천아숲길 4번(천아수원지 1.8km,  보림목장삼거리 6.8km)를 지난다. 1구간이 6.8km 남았다는 이정표시이다.

 

둘레길은 한라산 특유의 화산암 자갈길을 걷는다.

 

천아숲길 5번( 천아수원지 2.4km, 보림농장삼거리 6.3km) 이정표

 

천아숲길은 비교적 완만하게 오르는 삼나무숲길이다.

 

울창한 삼나무 숲길을 걸으며 상큼한 피톤치드 향기를 온 몸으로 숨쉬며 걷는 길은 건강 숲길이다.

 

자세히 보면 아름답다. 삼나무 잎사기 조직을 살피는 산우님의 열정이 아름답다.

 

천아숲길 6번(천아수원지 2.9km, 보림농장삼거리 5.8km) 이정목

 

천아숲길 7번(천아수원지 3.4km, 보림농장 삼거리 5.3km)

 

이곳에서 곧장 가면 국유림 임도이다. 둘레길은 왼쪽으로 꺽여 돌아간다.

 

왼쪽으로 돌아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유림 방향을 곧장 걷는다. 후발자는 이곳에서 반드시 왼쪽으로 돌아서 걷길 바란다. 천아숲길 이정표 8번 9번 10번 이정목을 못 만난 것이 아쉽다. 약 1.5km 거리이다. 

 

그녀는 설렌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다. 야자수 가지가 바람에 흔들거리고 노오란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펼쳐진 제주 중산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소녀적 설렌 마음이 다시 살아나 주체할 수가 없다. 버스 차창 밖으로 펼쳐진 저 하늘 끝 한라산 정상에 흰 눈이라도 쌓여 있노라면 어디 뉴질랜드 해변이라도 달린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고 있었다.

 

불그래 상기된 그녀의 두 빰이 그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럴 때 그녀는 심장이 뛰고 머리속엔 환희가 넘친다.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 얼마만인가? 아니다 처음이다. 내이름으로 여행을 나선 것이 낮설기도 하지만 자유로운 편안함이 주체 할 수없는 감동으로 전신을 타고 흐른다. 무엇보다도 내 스스로 나를 위해 무엇인가 이루고 있다는 막연한 자신감이 우쭐하여 괜히 혼자 바보 처럼 히죽 히죽 웃곤한다. 오늘도 그녀는 설렘이 가득한 눈알을 부라리며 그져 멍하니 한라산을 바라보며 어쩔 줄을 몰라한다. 미세한 숨소리마저 가냘프다.

 

바다를 건너고 큰 배를 타고 여행이라고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그녀로서는 그럴만도 하다. 지금까지 앞만 보고 죽자 살자 살아온 시간들 앞에 어느날 문득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서 짠한 마음이 들었다. 눈가에 가는 주름이 맺혀 있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란 순간 “지금까지 난 뭘 했기에 이리도 허망하게 눈가에 잔주름이 생겼을까?” 지지리도 애기 같은 남편 뒷바라지하느라 정신없이 시간이 흘렀고 한 푼이라도 벌어 새끼들 먹이고 입히느라 시간 간 줄 모르고 허겁지겁 살아온 세월이 아니던가?

 

나를 위한 것은 무엇이지? 아이들도 어느 정도 자라 서울에 있는 대학을 나오고 그럴싸한 대기업에 취직하여 제 몸 스스로 자란 마냥 엄마는 안중에 없고 지 각시 비위 맞추느라 정신이 없는 놈이 그래도 한편으론 든든하다면서 자기만족에 동창생들 모임에 나가서도 자랑하는 재미가 솔솔 했던 참인데 웬걸 갑자기 허망하기도 하고 한쪽이 텅비워버린 허전함이 밀물 듯이 밀려와 주체할 수 없는 서러움에 그냥 눈물이 핑돌았다.

 

그날 이후 과감하게 선언 아닌 선언으로 다짐을 했다.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자. 나를 토닥 토닥 안아 주자. 하고 설렘 반 두려움 반 떠난 이번 제주 여행이였으니 말이다.

 

현위치 노로오름 삼거리이다.

 

현위치 노로오름 삼거리 안내판이다. 조금 전 국유림으로 곧장 오지 않고 왼쪽으로 꺽여 8번 - 9번 - 10번 이정목을 지나 오면 이곳 노로오름 삼거리에서 만난다.  

 

천아숲길 11번(천아수원지 5.4km, 보림농장 삼거리 3.3km) 중간에 국유림 임도로 곧장 오지 않고 정상적인 둘레길을 걸었다면 이곳 노로오름 삼거리에서 둘레길은 90도로 꺽여 걷는다. 

 

설렘은 사람을 흥분하게 하고 기쁘게 하고 생기 넘치게 한다. 이국적인 제주 풍광에 사로잡힌 그녀의 발걸음은 요글래 보기 드물게 가볍게 홀짝 홀짝 띈다. 마치 소풍 나온 초등학생 같다

 

제주한라산둘레길 천아숲길 긴 삼나무 숲길을 걸으면서 그녀는 한없이 황홀하고 자유로운 바람을 들이 마시며 연거푸 되내이는 탄성은 천사 목소리 마냥 영롱하고 아름답고 차랑한 목소리다. 무척이도 기쁜가 보다.

 

여행길은 늘 사람을 새롭게 한다. 설렘도 있지만 두럽기도 하고 기다림도 필요하고 예기치 않는 상황에 대처해야 하기도 한다. 그런 여러 상황이 여행을 풍요롭게 한다. 길 위에서 만나는 수 많은 생명과 이야기는 여행길을 즐겁게 한다

 

삼나무가 빽빽히 서 있는 둘레길을 좋아 한다. 상쾌하고 질서 정연한 일관성 그림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피톤치드가 풍부한 삼나무 아래는 다른 나무가 자라지 않는다. 삼나무 입장에선 살아가기 위해 다른 나무가 기생하지 못하게  강한 독성인 피톤치드를 만들어 뿌리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상쾌하고 건강을 회복하는 좋은 약재라고 한다. 삼나무 숲길은 건강 숲길이기도 하다.

 

돌맹이 하나, 흐드러진 야생화와 잡초들까지 자세히 보면 아름답다. 그 나름의 모습이 있어 신비롭다. 느끼고 숨 쉬고 재잘거리고 함께 걸을 때 어느 순간 자연과 하나가 된다.

 

 자연 속 온갖 만물과 하나가 되고 바람과 하나가 되고 하늘과도 하나가 된다. 순수하게 하나가 되고 맑은 정신으로 하나가 되며 기쁨으로 하나가 된다. 그냥 하나가 되어 행복하다.

 

제주한라산둘레길은 그래서 좋다.

 

삼나무 숲길은 이렇게 행복감을 주는 길이다. 그녀가 응시한 하늘 끝엔 행복의 천사가 하얀 미소를 머금고 있겠지? 

 

천아숲길 12번(천아수원지 5.9km, 보림농장 삼거리 2.8km)

 

마치 흰싸리버섯처럼 돋아난 서리발이 곱게도 피었다.

 

천아숲길 13번(천아수원지 6.4km, 보림농장 삼거리 2.3km)

 

천아숲길 14번(천아수원지 6.9km, 보림농장 삼거리 1.8km)

 

길을 걷는다 끝이 없는 이 길. 걷다가 지치면 쉬어 가면 되는 길. 누군가에겐 희망의 길이고, 누군가에겐 억울한 길이였을 것이다. 또 누군가에겐 사랑의 길이였을 것이고 헤어짐의 아픔에 쓰라린 길이였을지도 모른다. 

 

지금이 순간 이 길은 나에게 어떤 길일까?  길은 사물을 이어주고, 사람을 이어주고 정을 이어주고 이야기를 이어준다. 길 위엔 역사가 있고 삶의 질긴 여백이 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걷는 길도 아름답다. 길을 걷노라면 바람불어 부스락거린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리고 휘몰아치는 계곡 바람소리에 그 누군가의 한스럼움이 들리기도 한다. 길은 내게 그렇게 다가온다.

 

바람소리를 유난히도 좋아한 소녀는 늘 이런 길을 걷기를 좋아 했다. 그녀의 얼굴은 청정한 마음 만큼이나 깨끗하고 복스러웠다. 그녀의 해맑은 미소가 바람결에 유난히도 맑게 빛난다. 누구나 이처럼 깨끗하고 순순한 정신의 소유자라면 이 바람소리에 실려 어디론가 훨 훨 날아갈리라. 

 

 

천아숲길 1구간 현위치 안내판

 

어쩌면 바람이 그녀를 부른지도 모른다. 귀신에 홀린 것 처럼 무아지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그져 윙윙 불어오는 바람결을 따라 어딘지 모르게 걷고 또 걷는다. 그 순간 그녀는 성스런 성녀가 된다.

 

천아숲길 15번(천아수원지 7.4km, 보림농장 삼거리 1.3km)

 

이슬먹은 한라산 임희규 표고버섯 무인 판매장을 지나고

 

 

천아숲길 16번(천아수원지 7.9km, 보림농장 삼거리 0.8km)

제주에서는 이런 굴을 자주 만난다. 아마 화산폭발로 용암이 흘러 내리면서 굳어지는 과정에 용트림이 생겨 바위가 뒤틀려 생긴 모양일 것이다. 비가 오거나 눈이 많이 내려 기상조건이 나쁠 때 잠시 몸을 피하는 곳으로 안성맞춤이다.

 

천아숲길 17번(천아수원지 8.4km, 보림농장 삼거리 0.3km)

 

한라산둘레길은 표고버섯 농장 이용로를 활용한 구간이 많다. 

 

한라산에는 서어나무가 많다. 육지에서는 버섯 고목으로 참나무를 많이 쓰지만 제주에서는 서어나무를 사용한다. 왠지 제주 표고 버섯이 붉은 색깔을 띈 것은 서어나무에서 자란 탓일 것이다.

 

1구간 천아숲길 종점 이면서 2구간 돌오름길 시작점인 이정목

 

1구간 천아숲길 종점, 2구간 돌오름길 시작점 안내판

 

이곳이 보림농장 삼거리이다. 1구간을 마무리하고 보림농장에서 점심을 한다. 바람이 세차게 불고 날씨가 추워서 몸을 겨누기 힘든 상황이라 모두들 보림농장 막사로 들어가 점심을 먹었다. 

 

보림농장으로 향하는 이정표

 

오후에 걸어야 할 2구간 길을 미리 바라본다.

 

천아수원지에서 보림농장 삼거리까지 8.7km의 한라산 둘레길 1구간 천아 숲길을 마무리한다.

 

만약 당신이 한라산 둘레길을 걷는다면 생명의 아름다움을 마주 할 것이고, 바람소리가 들려주는 새로운 제주 이야기를 들을 것이고, 물소리 새소리 함께하며 언젠가 떠난 그리운이 소식을 듣게 될 것이다. 더구나 걷는 동안 파란 하늘을 만날 수 있다면 벅차오른 감동의 회오리에 실려 몽롱해진 환희를 맛 볼것이다. 머뭇거리지 말고 지금 바로 제주 한라산 둘레길을 걸어보러 제주로 오거라.

 

오후에는 2구간 돌오름길을 걷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