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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물배추

by 하여간하여간 2010. 4. 6.

 

 

살아 있음

생명 그 깊이를 체험하고자

생각 끝에 뽀도시 물배추를 길러보기로 했다.

 

항아리에 물을 붓고 물배추를 넣어 기르면 되려니 했는데

지난 겨울 결국 모두 동사 했다.

귀한 생명을 죽였다.

 

죄를 지었다.

무지로

생명에 대한 애뜻함이 없이

아직 생명에 대한 무지로

물배추와 하나 되는 심심(深心) 없이

 

부끄럽다.

나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뻘질런 입술로 온간 새상을 다 이야기 한다.

가당찮게

지난 겨울 물배추를 죽여 놓고서도

 

 

다시 물배추를 길러 보고 싶지만

또 죄를 지으면 어쩔까

두렵다

 

그래도

올 봄

 한 포기 물배추를

봄바람 하늘 거린 싱그런 청수(淸水) 가득찬  항아리에

조심스레 넣어 보련다

다시

살아 있는 생명의 깊이를 체험하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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