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5. 제주 올레길 18-2(추자도) 탐방
◎ 환상의 섬 추자도
그날 바다 저 멀리서 흰 돗단배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며 커다랗게 다가올 때 온 동네 꼬맹이들은 삼삼오오 손을 잡고 부둣가로 달음질치고 있었다.
조용한 섬마을에 갑자기 무슨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시끌벅쩍 난리가 난 것은 꼬맹이들이 먼저 난리를 치고 난 후였다.
마을 아낙네들이 큼직한 소꾸리를 옆에 끼고 부둣가로 향하고 있었다.
삼치배가 왔다고 했다.
한 여름 보리타작을 하고 난 후라 마을 전체에 매쾌한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보리타작을 하는 날에는 발통기에서 뿜어나온 연기에 휘발유 냄새가 온 마을 을 뒤덮었고 그 냄새를 좋아 하는 꼬맹이들은 발통기 주변을 강강술래 하듯 돌면서 끼룩 끼룩 장난에 정신이 없었다.
마을에 나타난 삼치배에는 노오란 참외와 푸른 수박도 한배 실려 있었다. 섬에서는 참으로 보기 드문 여름과일이다.
그 배가 갯가에 도착하고 훨칠한 키에 한 남자가 성큼 성큼 마을로 들어서고 외지인에게는 늘 동경의 시선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그를 졸졸 따라 가고 있었다.
그 남자가 성큼 성큼 걸어 들어간 집이 용케도 우리 집이였다. 갑자기 나에게 꽁맹이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야 뭐냐. 느그 집으로 들어간 사람이 누구냐?
그랑께 나도 몰것다.
어머님이 툇마루에서 맨발로 뛰쳐나오며
워매 이것이 누구다냐?
그 날 어머님의 환한 얼굴은 내가 처음 본 기쁜 모습이였다.
누님 오랫만이네
어쩐일이냐? 이렇게 소식도 없이
올해 삼치 어장이 좋아 한배 잡았서 여수로 가는 중에 누님이 어떻게 사나 보고 싶어 들렸네
그는 추자도에서 삼치잡이를 했다고 했다.
워매 워매 추자도 그 먼곳에서 여기까지 왔냐?
참말로 고맙다. 내 동상아.
어서 들어와 앉거라. 어디 얼굴 한 번 보자. 내 동상아.
어머니는 짙은 그리움에 훌쩍 훌쩍 눈물을 훔치며 반가움을 토해내고 있었다. 어머니는 오랜 기간 외로움을 속으로만 삭이다가 피붙치인 막내 남동생을 만나니 반가움에 눈물의 봇물이 터지고 있었다.
그 낮선 아저씨가 외삼춘이였다. 아이들속에서 그날만은 내가 영웅이 되는 날이였다.
외삼춘
너 이름이뭐냐?
영준디요
귀엽구나 내 조카야
내가 네 외삼춘이다.
그날 우리는 노오란 참외를 깍아 먹으며 달작지근한 여운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빨간 속살을 내민 시원한 수박을 칼로 썰어 한 움큼씩 잡고 먹는 즐거움은 어찌 다 말할 수 있겠는가. 하늘의 도움인가. 땅의 도움인가. 한번도 맛보지 못한 수박을 먹는 순간, 아~ 이리도 맛있는 과일도 있구나 정신이 없었다. 그날 먹은 삼치구이는 어찌나 맛있던지. 지금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추자도 추자도는 어디에 있는 섬일까?
무척이나 멀고 먼 곳인가 보다. 제주도를 가는 저 한 바다 중간에 있는 섬이라는데
어릴적 추억이 아련한 추자도를 여러번 갈 기회가 있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아직 가보지 못하고 있던 참에 광주지오트레킹(회장 김명수) 에서 1박 2일 추자도를 간다기에 마침 5월 연휴도 되고 해서 훌쩍 동행한다.
제주 한라산을 오르기 위해 목포에서 출발하여 여객선으로 제주를 찾을 때, 이른 아침 먼동이 틀 무렵 검으스런 바다에 어렴풋이 나타나는 섬이 추자도이다. 저리 머나먼 바다 한가운데 있는 섬은 어떤 모습일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
언젠가 시간이 나면 꼭 들려봐야지 다짐 하곤했던 섬이다.
우리 외삼춘이 삼치잡이를 했던 섬이다.
돗단배를 타고 삼치 잡이를 할 때 이 한바다에서 거친 파도와 싸우기도 하고 친하기도 했던 섬이다.
한양 중앙에서 역모에 엮여 억울하게 제주로 유배길에 올랐던 선비들이 거친 바다를 헤쳐나갈 때 지친 몸을 이끌고 잠시 쉬어 갔던 섬이다.
낚시꾼의 천국, 환상의 낚시터, 팔뚝만한 돔이 올라오는 낚시의 섬이다. 낚시방송 '도시어부' 를 촬영했던 섬이다.
이땅에 천주교가 전래되고 왕권을 넘보는 불순세력으로 몰아 정치적 반대세력(남인)을 잔혹하게 제거한 신유박해 때, 한 어미가 두살된 간난아기를 갯바위 위에 놓고 천륜을 가르는 생이별을 했던 한 많은 섬이다.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잔잔한 바다에 금빛 햇살이 펴질 때 찬란한 여명은 어느새 금빛 물결이 되어 바다 위에 너울 너울 춤을 추는 섬이다.
철석 철석 포물선 해안 몽돌에 부딪치는 파도 소리 아늑하게 들려오는 언덕배기 야자수 아래에서 화려하게 핀 보랏빛 갯무꽃(갯가에 야생으로 핀 무우꽃) 한송이 꺽여 사랑을 속삭이던 아름다운 섬이다.
억겁년 세찬 바닷바람에 깍이고 헐리어 신과 자연이 합작으로 그려낸 아름다운 기암 절벽의 수려함에 발길 떨어지지 않는 걸작 전시관 위로 한마리 말똥가리만 억겁년 세월동안 오늘도 내일고 무심히 날고 있는 섬이다.
망망대해 옹기 종기 서로간에 오손 도손 속삭이 듯 떠 있는 잔잔한 섬들의 합창은 자식새끼 잘 되라고 장독대 정한수 올려 놓고 간절히 기원하는 어머님의 기도 소리가 되어 아늑히 들려오는 섬이다.
지아비가 고기 잡이 떠날 때 대왕산 꼭대기에 올라 저멀리 끝도 없이 멀어져 안보일때까지 가슴조리며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원하는 어미와 아낙의 애타는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덕도에서 불어오는 바람 한줄기 무심하게도 스쳐지나가는 섬이다.
예초리 바닷가 숭어들이 때를 지어 노닐고 금빛 물결을 일으키며 지나가는 멸치 때를 어름 잡아 젓갈통에 가득 넣고 몸에 좋은 신안 천일염에 각종 양념 집어 넣어 통채로 삼년이든 오년이든 작열하는 태양 아래 켠켠이 놓아두면 서쪽에서 불어오는 부드러운 해풍이 아리도록 어루만저 그 독특한 추자도 맛 나는 추자도젓갈이 익어가는 섬이다.
수억년 거친 파도 몰아쳐 깍아지른 절벽에 소나무 한 그루 아슬 아슬 긴 가지 늘어뜨리고 위태 위태 매달려 푸른 바다 이웃 삼아 그려낸 '나바론 하늘길', 그 고고한 자태 하늘가에 닿아 하늘 아래 이처럼 아름다운 절벽이 또 있을까? 탄성을 자아내는 환상 그 자체의 섬이다.
◎ 제주올레길 18-2코스 (추자도)
제주올레 18-2코스 : 신양항 - 장작평사 - 몽돌해변 - 석두리 맑은마당 - 석두청산 정자 - 졸복산 - 대왕산 황금길 - 신양2리 - 묵리 - 금파골 - 추자교 - 추자도어민 대일 항쟁 기념비 - 영흥리 - 제주올레안내소
◎ 제주올레길 18-2코스 이제부터 시작하자
제주올레 18-1과 18-2 코스를 걸으면 추지도를 한바퀴 도는 샘이다. 상추자도와 하추지도를 연결하여 한바퀴 도는 코스로 대서리에서 신양리까지 가고 오는 길이다.
제주올레길 18-2코스는 신양항에서 시작하여 추자교를 건너 대서리 제주올레 안내소까지 길이다.
제주올레길 18-2코스에는 대왕산 황금길이 시선을 사로 잡고 묵리와 해안을 지나면서 아기 자기 추자도 사람들의 삶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우리는 5일 두번째 추자교에서 신양항까지는 18-2 코스를 역방향으로 걸었고, 4일 첫날 추자교에서 부터 대서리 제주올레길 까지는 순방향으로 걸었다. 조금은 헛갈리지만 걸었던 방향대로 여기 정리한다.
◇ 추자교 - 금파골 - 묵리마을 - 신양2리 - 대왕산 황금길 - 졸복산 - 석두청산 정자 - 석두리 맑은마당 - 몽돌해변 - 장작평사 - 신양항
참굴비상에서 기념 한장 남기고
묵리고개를 향해 급경사 오름길을 오른다.
오름길에는 거문딸리꽃이 만발했다.
묵리고개를 향해 완만한 경사를 오른다.
우리는 역방향으로 걷는다. 제주올레길 표시는 파란색이 순방향이고 노랑색은 역방향을 표시한다.
철조망을 지나
90도 오른쪽으로 꺽어
울창한 숲길을 지나고
사철 나무가 울창한 숲길을 걷는다.
추자로 1114번 차도 가까이 내려오면 확트인 바다에 낙시꾼들이 좋아하는 낚시터 바위인 수영여가 보인다.
좀더 걷다보면 조망이 아름다운 곳에서 섬생이섬과 청도가 조망된다. 올레길은 금파골을 지나 하추자도 남동 해안을 조망하며 걷는다.
금파골에는 자연이 살아 숨쉬는 그야말로 싱싱한 숲길을 지나간다. 싱그런 음이온 때문일까?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하다.
묵리를 향해 가는 길목에서 바라본 묵리 앞 바다 풍광/ 묵리마을에서 바라본 섬생이섬과 수영여 사이로 지는 일몰은 환상적이다.
묵리로 가는 올레길
이곳에서 90도 꺽어 오른쪽으로 오른다.
묵리로 향하면서
아름다운 해안가에 자리 잡은 묵리 마을 지붕이 울긋 불긋 야단이다.
묵리 마을로 내려가는 대나무 숲을 지나
묵리 마을
주인은 떠나고 덧없는 세월만 흐르고
묵리 마을 샘
샘 안에 고사리가 자라고 있다. 어릴 적 우리집 샘에도 저렇게 고사리가 자랐고 그 사이로 붉은 게가 샘바위 틈새를 기어다니는 정겨운 추억이 생각난다. 샘물이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묵리마을
가장 일찍 해가지는 마을 묵리
동서로 길게 뻗은 추자도는 최고봉 돈대산(164m) 기슭에 아늑하게 자리하며,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지며 마을 앞에 작지(자갈밭)가 있어 조선후기(1789년)에는 묵지로 기록되어 있는 어촌마을. 상추자로 가는 묵리고갯길(묵리잔등)에서 남동쪽 섬 사이로 자리한 한라산의 아름다운 자태와 섬생이와 수영여 사이로 지는 일몰은 한폭의 동양화다.
마을 공동사업으로 채취한 돌미역, 모자반, 톳은 보물섬 추자도의 명품으로 명성이 높고 마을 남쪽 해안가 당목재(고개)에는 해신당인 처녀당에서 매년 정월 초하루에 풍어제 음력 2월 초하루에 마을제, 거럼제(헌식)을 봉행하고 있으며 추자도의 일일급수를 담당하는 담수화장과 제3저수지는 묵리가 수자원의 보고임을 알려주고 있다.
마을 표지석 앞에서 기념 한 장
마을 앞 쉼터에서 잠시 쉬어간다.
웃음 양말을 싣은 여심이 묵리를 들었다 놓았다 야단이다.
제주올레길에서 잠시 벗어나 당목재 처녀당을 보기로 한다. 처녀당으로 가는 길목에서 묵리를 배경으로 단체 기념 한 장
묵리 당목치 동산 처녀당의 유래(18-1코스)
해녀들의 물질은 칠성판을 등에 지고 지옥 문전을 오락가락하는 일이라고 할 정도로 위험하고 힘든 일이다. 임신하여 배가 부른 때에도 물질을 하였고, 산후조리를 할 새도 없이 다시 바다로 뛰어들어야 했다. 어린아이를 돌볼 시간이 없었던 해녀들이 물질을 할 때 '아기업개' 라는 소녀들이 따라다니며 해녀들의 아기를 돌봤는데 마라도의 할망당과 추자도 처녀당은 '아기업개' 와 얽힌 사연이 있는 곳이다.
처녀당
추자도 묵리 남쪽 해안가에는 '당목치' 라는 동산에 '처녀당' 이라는 팻말이 서있는데,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90여 년 전 제주에서 물질하러 추자도로 온 해녀들 중에 어머니를 따라와서 아기를 돌봐주던 한 처녀가 묵리바다에 빠져 죽었다. 마을 사람의 꿈에 처녀가 나타나 지금 당 자리에 앉아 꿈쩍도 하지 않아, 이를 불쌍히 여긴 마을 사람들이 그곳에 '처녀당'을 세워 모시게 되었다.
묵리에서는 매년 음력 정월 초하룻날 이곳에서 걸궁을 치고 용왕제를 지내면서 굿을 한다.
마을 사람들은 이 당에서 바다에서의 안전을 빌고, 자녀들이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기원해왔다.
당목재 전망대에서 바라본 섬생이섬
당목재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왕산과 섬생이섬 그리고 청도가 어우러져 연출한 아름다운 해안 풍광
당목재 전망대에서 여유롭게 쉬어 간다.
다시 제주올레길로 돌아와 추자로 1114번 도로를 잠시 만났다가 다시 신양2리 마을을 향하는 올레길로 접어든다.
추자로 1114번 차도 옆을 따라 펼쳐진 편안하고 푹신한 비단길 같은 올레길을 따라 걷는다.
추자도에는 야생으로 생장하는 갯무(갯가 무우꽃)꽃이 광범위하게 펼쳐있다. 어디를 가도 이 시기 보랏빛 갯무꽃이 고혹적이다. 보랏빛 갯무꽃의 매력을 만끽하고 싶은 사람은 이 시기 추자도를 찾길 강추한다.
광활한 억새밭이 펼쳐진다. 마치 제주 차귀도에 온 것 같다.
기념 한 장 남기고
신양2리 마을 경관
산양2리를 향해
갯무꽃을 뒤로하고 마을로 접어든다.
신양2리로
신양2리 마을 안길
신양2리 복지관
신양2리 마을복지센터는 참으로 고풍스럽게 지었다. 복지관이나 마을 복지샌터를 한옥으로 만든 것은 신양2리를 특화하여 한옥마을 광광지로 만들고자한 신양2리 마을 사람들의 뜻이다. 풍요로움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신양2리
장작평사 한옥마을 신양2리
1988년 1월 1일 부터 신양리에서 신양2리로 행정분리된 신양2리는 예로부터 장작지로 불리웠는데 마을 앞 해변에 길게 몽돌자갈해안에서 유래하였다.
마을이 형성될 때부터 창원황씨의 집성촌이었으며 진양하씨, 윤씨, 이씨, 김씨 이외 여러 성씨들이 마을을 이루었다.
추자 10경 중 장작평사, 석두청산, 수덕낙안 등 3경을 보유하고 있다. 일찍부터 추자에서 가장 넓은 농토가 있고 물이 많아 벼농사를 지었던 유일한 마을이며 태풍의 피해가 없는 풍요로운 마을이었다.
마을 앞에는 일몰이 아름다운 대왕산(125m)이 높이 솟아있고 그 아래 용 세 마리가 하늘로 승천한 '용둠벙'이 있으며 매년 마을의 안녕을 빌며 용신제를 지냈다고 한다.
올레 18-2 코스인 대왕산 황금길은 추자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경을 자랑하는 올레 코스이다.
현재 신양2리에서는 마을회관, 노인회관, 휴양센터 등을 한옥으로 조성하여 마을 일대를 한옥마을 관광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양2리 종합 안내도
신양2리 마을 지나 대왕산 황금길로 가기 위해 잠시 추자로 1114번 길을 걷는다.
대왕산으로 가는 방향으로
대왕산 가는 방향 표지석 앞에서
대왕산으로 오르는 올레길은 지루하고 긴 아스팔트 길이다.
힘들게 대왕산을 오르면서 돌아본 신양2리 마을
굽이 굽이 급경사 오름길을 오르고
평탄할 길도 오르지만 용둠벙 숨길로 오르는 급경사 아스팔트길을 힘들게 오른다.
힘들게 급경사 오름길 마지막에 용둠벙 숲길이 있는 마루에 올랐다. 이곳이 제주올레 18-2 코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다.
스템프도 인증하고
용둠벙 전망대에서 바라본 섬생이섬과 추자도 서쪽 해안이 그림 같이 펼쳐진다. 아마 이 해안 풍광이 제주올레길 18-2 코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이 될 것 같다.
용둠벙 전망대에서 기념 한 장 남기고
용둠벙 전망대에서 앞으로 올라야 할 대왕산 황금길 방향 풍광을 담아 본다.
이제 대왕산 황금길을 오르기 전 "용둠벙의 전설" 을 알아보자
추자도 신양2리 해발 250m 의 높은 대왕산이 있고, 산 절벽 아래에는 직경 5m, 깊이 1m 정도의 용둠벙(용이 살던 연못)이 있다. 또 용둠벙에서 좀 멀어진 곳에 직경 2.5m, 깊이 20m 정도의 작은 굴이 있는데 이 굴과 연못이 용이 살다가 승천한 곳이다.
옛날 추자도 앞바다에 살고 있던 이무기(왕지네)는 용이 되기를 소원하였다. 바다에서 나와 동굴 속에서 햇빛을 보지 않고 인내를 해야만 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가까스로 발견해 낸 곳인 대왕산의 용둠벙과 동굴에서 운둔생활을 하던 어느날 산신이 나타나 도를 닦는 것보다 착한 일을 해야 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리하여 이무기는 멀리 떨어졌던 상추자도와 하추자도를 가까이 끌어당겨 다정히 지낼 수 있게 하고 아무렇게나 흩어진 40여개의 섬들을 배열맞춰 가지런히 놓아 주었으며 횡간도로 북풍을 막게 해주고 추포도는 가림섬과 수령섬으로 연결해 파도를 막게 하고 열섬과 다무래미섬에는 물고기들이 와서 먹고 놀 수 있게 해주었다. 이만하면 용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나 산신이 말하기를 "앞으로 굴 밖에 나가지 말고 침묵을 지키며 기도하되 곧 굴 밖 머리말에서 뇌성치는 소리가 두번 나면 용이 되어 승천할 수 있다." 하였다. 정성을 다해 기도하던 어느날 천지가 쪼개지는 뇌성이 울리자 굴 밖으로 나와 산봉우리에 올라가 하늘을 향해 뛰었으나 날아오르지 못한 채 한쪽 발은 승천길에 다른 한쪽 발은 흙에 놓이고 말았다.
왜냐하면 뇌성이 두 번 울리면 굴 밖에 나올 것을 영겁결에 뇌성이 한번만 올릴 때 나와버렸기 때문이다.
뇌성이 올리기를 기다렸으나 다시는 울리지 않았다. 외길을 통해 몇 번이고 승천을 시도하다가 어느날 자신의 한쪽 발을 안개로 덮고 나머지 한발로 뛰어 올라 하늘로 완전히 승천하게 되었다. 이 용이 하늘로 오르고 난 뒤 용둠벙은 옛처럼 깊지도 않고 크기도 줄어들어 이제는 그 흔적만이 남았다고 한다. 서해 바다를 보고 기도하면 소원이 성취된다고 한다.
대왕산 황금길 오름 입구에 용둠벙 용의 전설을 시각화 하여 놓았다.
용둠벙정 정자에서 잠시 쉬어 간다.
대왕산 황금길을 오르는 데크길
용둠벙정에서 바라본 용둠벙 전망대 풍광
용둠벙 정자를 지나 대왕산으로 오르는 길목에서 바라본 용둠벙숲길 전망대와 섬생이섬 그리고 상추자도 나바론절벽 까지 아름답게 전망된다.
대왕산 정상 전망대에서 앞으로 가야할 졸복산 방향 풍광/ 바로 앞에 보이는 섬이 청도이다.
대왕산정상 쉼터 정자/ 이곳에는 징과 북이 있다.
대왕산 정상
마을 어선들이 절명이 근처 바다에서 조업을 하다가 안개가 끼면 대왕산 정상에서 징과 북을 쳐서 어선을 안전하게 이동시켰고, 대왕산 정상은 어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등대 역할을 하였다.
대왕산 정상에 있는 제주올레길 18-2대왕산 황금길 안내표시
추자면 신양2리의 도움으로 18-2코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을 함께 일구어 완성했다. 응회암류가 대부분인 추자도에서는 제주도에서 흔한 현무암이 보기 드문데, 이곳에는 현무암으로 쌓은 돌담과 색색의 꽃들이 한층 더 올레길을 정겹게 한다.
제주올레길 18-2 대왕산 황금길 표지에서 기념 한 장
대왕산 정상에서 이제 볼복산 주변 올레길을 걷고자 하산한다.
대왕산 정상에서 하산길은 데크와 제주 현무암으로 담을 쌓아 운치를 더 했다. 추자면 위생처리장으로 향한다.
추자위생처리장과 졸복산 그리고 청도와 수덕도(사자섬)
제주 현무암으로 담을 쌓아 마치 제주도에서 올레길을 걷는 것 처럼 정겹게 만들어 놓았다.
중간 전망대에서 바라본 추자도 서쪽 해안 절경
전망대에서
추자면 위생처리장을 지나
졸복산 아래 올레길을 걷는다.
걷다보니 이리 아름다운 추자도 서쪽 해안 절경에 푹 빠진다.
졸복산 아래 올레길 전망대에서 청도와 수덕도(사자섬)
수덕도와 청도
졸복산 아래 올레길
졸복산 아래 해안 바위는 낚시꾼들의 낙원이다.
수덕도
하추자도 앞바다를 지키고 있는 무인도. 사자가 하추자도 쪽으로 머리를 치켜들고 있는 모양을 닮아 마을에서는 '사지섬'이라고도 부른다. 날씨운이 좋으면 수덕도 뒤로 50여 km 떨어진 제주도를 볼 수 있다.
졸복산 올레길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풍광
석두청산을 향하여
석두청산으로 가는 길목에서 바라 본 수덕도와 청도
수덕도(사자섬)
석두청산을 앞에두고 올레길은 석두리로 향하다.
석두청산 정자
석두리 맑은 마당에서 몽돌해변을 배경으로
신양1리로 향하여
울창한 대나무 숲을 지나서
신양1리 해안으로 향한다.
신양1리 해안/ 저기 보이는 마을이 신양1리 이며 그곳에 신양항여객선 터미널(완도 - 추자 신양)이 있으며 제주올레길18-2코스 역방향 종점이다.
신양1리에 있는 장작평사
신양1리 장작평사 해변 추자도 체험휴양센터로 가는 길 옆에 인공으로 바닷물이 드나들도록 물길을 만들어 놓았다. 이곳에서 무슨 체험 휴양을 하나보다.
신양1리 마을 표지석
추자해양경찰파출소를 지나
비가 세차게 내린다. 추자로 1114번 도로를 만나서 지나온 추자도 체험휴양센터를 담았다.
갈수록 비가 세차게 내린 추자로 1114번 도로를 걷고
드디어 제주올레길 18-2코스 역방향 종점인 신양항여객터미널이 지천이다.
신양항여객선터미널 앞 광장 쉼터
제주올레길 18-2코스 역방향 종점, 순방향 출발점에 도착했다.
제주올레길 18-2코스 역방향 종점, 순방향 시작점 표지에서 기념 한 장 남긴다.
신양항여객선터미널에서 비를 피해 점심을 맛있게 먹고 추자도에 대한 공부중 (설명 : 김명수 회장)
다시 돌아와
4일 첫날 걸었던 상추자도 추자교에서 부터 제주올레 안내소까지 18-2코스는 순방향으로 걸었다. 여기 정리한다.
◇ 추자교 - 추자도어민 대일 항쟁 기념비 - 영흥리 - 제주올레안내소
하추자도에 있는 참굴비상에서 기념 한 장 남기고
추자교를 지나와서
한국전력 추자화력발전소 정문을 지난다.
추자도 한국전력발전소 앞에 추자도어민 대일항쟁 기념비
일제강점기 어족자원의 보물섬 "추자도어민"은 일제의 횡포, 수탈에 2차례 강력 저항하였다.
제1차 어민 항쟁은 1926년 5월 14일 해초류(천초) 공동판매를 강요하는 어업조합에 항거 예초리 어민 700여 명이 집단으로 항쟁. 그 결과 21명이 검거. 김충만 1년. 김학원과 김후배 징역 8개월. 황명채외 3명은 집행유예 2년의 형을 받았다.
제2차 어민행쟁은 1932년 5월 추자도 거주 일본인 어민 사와다가 삼치 유자망으로 추자도 어민 내수면 어장터를 침범. 추자도어민들이 총궐기하였던 사건으로 그 결과 박천석, 원정채, 김봉수, 박병석 4명이 징역 3개월의 형을 받았다.
보물섬 추자도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일제강점기 추자도어민의 숭고한 뜻을 기념비에 기록. 후세에 남긴다.
추자도어민의 숭고한 항일 정신을 깊이 생각하면서 추자도어민 대일항쟁기념비 앞에서 기념 한장
충혼묘지 표지판이다. 시간이 없어 가지는 못했다. 시간이 허락된 분들은 둘러보고 묵념을 올리길 바란다.
잠시 추자로 1114번 길을 따라 걸으면서 추자 119지역센터 앞 해안을 둘러본다. 지주올레길은 저곳을 지나지 않는다.
해안에 피어난 보랏빛 갯무꽃이 매혹적이다.
영흥리 앞 해변에는 멀리서 보아도 물고기들이 헤엄을 치고 떼를 지어 노닐고 있다. 청정바다이며 어족관리지역으로 어족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해 보호하기 때문에 저렇게 물고기들이 안심하고 노닐 수 있다.
이곳에서 올레길은 90도 방향을 틀어 왼쪽 언덕으로 오름길을 올라 영흥리 마을 뒤로 연결되는데, 우리는 그냥 추자로 1114번 차도 해안을 따라 걷기로 했다.
돌아본 해안길이 포근하고 정겹게 아름답다.
돌탑이 있는 조망터 쉼터
우리가 걸었던 하추자도를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풍광
거울 같이 투명한 바닷속에서 숭어들이 때지어 노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 얼마나 싱싱하고 살아 있는 청정한 바다인지 느끼게 한다.
영흥리 마을 안길로 접어들고
영흥리 쉼터
영흥리 버스 정류장 앞 주차장을 지나
추자도 해상관광협동조합 주차장을 지나서
영흥리
영흥리는 추자항의 남안에 자리한 마을로 옛이름은 '절개미'이다.
예로부터 마을 뒷산에 절이 있어 사구미로 기록되어 불린 것에서 비롯되었다.
마을 뒷산인 큰산에는 깍아지른 절벽으로 이루어진 해안비경 나바론절벽이 있어 추자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다.
큰산 정상에는 추자등대가 위치해 있어 바다의 밤길을 안전하게 인도해 주고 있으며, 등대전망대에 올라서면 색색의 지붕과 마을, 바다 모습이 보인다.
마을에는 추자도로 유배와 많은 백성들을 치료해 준 박인택을 추모하기 위한 "추자처사각"(제주도 유형문화재 제9호)과 지극한 효성을 실천한 행실을 기리기 위한 "추자순효각"이 세워져 있다.
영흥리에서는 지금까지도 음력2월 초하루에 산신제를 지낸다. 또한 어민항일운동 2차 발상지로 "추자도어민대일항쟁비" 가 상추자도와 하추자도를 연결하는 연도교 앞에 세워져 있다.
추자 연도교가 탄생하기 전에는 상, 하추자도를 잇는 "진두가" 가 나루터 역할을 했다.
생존권 쟁취를 위한 항일운동 발상지
추자도는 생존권 쟁취를 위한 항일어민운동의 발상지였다. 1932년 5월에 별도 즉 상추자도 영흥리 어민들이 추자도 부근 연안어장에서 일본 어부들이 유자망어업이라는 선진기술로 고기를 마구 잡아 남획으로 연안 어족이 고갈되는 것에 격분 어민들이 생존권 쟁취를 위하여 항일운동을 일으켜 일본 어부들과 격돌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에 일본은 강권으로 주동자 12명을 검거하여 구속하였으며, 동년 7월 8일 광주지법 제주지청에서 소위 소요죄로 김봉수, 박병석 2명은 징역 7월, 또 김기형, 이가문, 추남수, 김득수, 박천석, 원일개, 고일주, 원용현, 박봉순, 고태욱 등 10명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추자보건지소르 지나
영흥리 마을 표지석을 지나서
제주올레안내소/제주올레길 18-2 종점, 18-1코스 시작점에 다시 돌아왔다.
제주올레길 18-2 코스 종점이고 18-1코스 시작점인 제주올레 안내소에서 마무리한다.
대서리 마을 앞 문화광장에 세워진 참굴비 조형물
◎ 추자도에서 만난 야생화
까마귀쪽나무
천남성
갯무꽃
쑥부쟁이
거문딸기
보리수나무
꾸지나무
까마귀쪽나무
멀꿀
백량금
◎ 제주올레길 18-2코스를 마무리 하면서
4일은 상추자도, 5일은 하추자도 이틀 동안 제주올레길 18-1, 18-2코스를 따라 걸었다. 추자도를 한 바퀴 돌았다. 추자도는 참으로 아름다운 풍광과 섬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섬으로 보면 볼 수록 매력에 빠져드는 아름다운 섬이다.
이런 아름다운 섬을 왜 진작에 못 왔을까? 반대로 말하면 이제라도 더 늦지 않고 추자도를 걸을 수 있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행복한 2박 3일간의 추자도 연휴 추억을 오래 오래 간직할 것 같다. 참으로 기분 좋은 힐링 여행이였다.